- 시원했던 2015년 3월의 기억 : 프롤로그

음란한_김씨 작성일 23.06.28 10: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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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했던 이야기와 별개인 번외편으로 독일에 놀러갔던 썰을 풀까한다.

 

추후에 프랑스 여사친인 샤샤와, 독일 여사친인 미쉘과 친분이 더 쌓이게 되고,

나중에는 각자의 고국에 한 번씩 가이드를 해주는 쪽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게 되었다.

다행이도 샤샤는 한국과 독일을 방문한 적이 없었고, 미쉘은 아주 어렸을 적에 부모님을

따라서 한국에 방문했었던 적이 있는데 아주 어릴때라 기억이 나진 않는다고 했었다.

어찌됐건, 독일과 프랑스를 먼저 가보기로 하고 그 첫번째 코스는 독일이었다.

 

태어나서 꼭 독일에 가고 싶었는데 나름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를 이루게

되는 시기이기도 했다.. 단지 문제는 비행시간이었는데, 정확하게 멜번에서 베를린까지의

직항은.. 눈을 씻고도 없었다.. 비행 시간만 해서 거의 24시간이 넘는데.. 그 때 당시

24시간을 날 수 있는 비행기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행기 티켓 값도 아껴야

했었기에 가급적이면 저렴한 라인을 고르다 보니 장정 2번 경유를 해야하는 비행기를

끊게 되었다.

 

싱가폴에 들러서 몇 시간 쉬다가, 카타르에 들러서 몇 시간 쉬고 이후 독일로 향하는

티켓을 끊었고 장정 비행 경유 시간을 포함하여 40시간이라는 내 인생 최대 이동 시간을

기록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다행인 것은 경유지가 “싱가폴”과 “카타르의 도하” 라는 점이었다.

괜히 애매한 국가에서 경유하게 되면 할 것도 없고 볼거리도 없고 그저 공항에서 잠만

지겹게 자다가 출발을 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한데 다행이 싱가폴 공항에는 볼거리와

먹거리가 많았고, 카타르에도 싱가폴만큼은 아니더라도 꽤나 먹거리가 많고 공항의

환경이 쾌적했었다.

 

이전에 광저우 공항에서 경유했었던 적이 있는데 거긴 진짜 더럽게 꿉꿉하고 냄새도 나고

밥도 진짜 쓰레기같은 음식을 파는 기억이 있는데 역시 명성에 맞게 싱가폴과

카타르 공항은 쾌적함과 큰 만족도를 충족시켜줬다.

 

의자가 즐비하게 있는 반면 누울 수 있는 의자도 있어서 우리는 거기서 새우잠을 자다가

일어나서 화장실도 가고 커피 마실거냐 물어보면서 커피도 마시고, 싱가폴 음식도 먹고

카타르에서의 경유시간이 좀 길어서 찾다보니 경유시간 8시간이 넘는 사람들을 위한

간단한 도하투어가 있다고 해서 조금 피곤하더라도 도하투어를 했다.

 

가이드가 영어로 잘 설명해주기에 투어를 하는데 문제는 없었다. 어림잡아서

꽤나 많은 사람이 투어에 참여했었던 것 같다.. 대략 14~16명 정도 되는사람..

대충 어림잡아서 기억 나는 건 Dhow Habour, 이슬람 박물관, 카타라 문화 마을, 시장

이렇게 네 군데를 방문하며 돌아오는 코스였던 기억이 있다.

 

대충 3~4만원 정도 했었는데, 카타르까지 와서 그냥 공항에 쳐박혀 있기에는

인생이 너무 아깝지 않은가? 여권에 도장도 한방 더 찍을 겸, 여사친들과 투어를 했다.

 

그렇게 날고 날고, 또 날아서 도착한 베를린 공항.. 미쉘은 고국 땅에 4년만에 온다면서

엄청 즐거워 하는 표정이 보였고, 샤샤도 독일 여행을 할 생각에 꽤나 들떠있는 듯한

감정이 가득찬 표정을 지었다.

 

나 또한, 매우 설레었다..

 

영어 스펠링과 똑같지만 다른 듯한 표지판과 간판들을 보면서 독일에 왔다는 것이

실감이 되었다. 지나가는 사람들, 대화하는 사람들의 투박한 듯한 독일어 어투들이

귀를 간지렀고, 확실히 영어권이 아닌 국가라는게 고막을 울리며 체감이 되었다.

 

베를린과 약간 거리가 있지만 30분 정도 외곽에 미셸의 부모님

명의로 된 집이 있다고 했고, 현재 부모님은 숲세권을 좋아셔서 외곽 3시간 정도 떨어진

주택을 사서 그 주택에서 살고 계신다고 했다.. 미셸은 부담 가지지 말라고 하며 우리들은

여행하는 동안 미셸의 부모님께서 비워두신 방 두칸, 화장실 두칸, 거실과 주방이 있는

투 베드 아파트에서 숙박을 하며 여행을 하게 되어서 숙박비는 어느 정도 아낄 수 있게 되었다.

 

40시간을 이동하니 삭신이 쑤셨다. 온몸이 찌뿌등 하면서 종아리에 미약한 경련이

오가기도 하면서, 몸에서 “제발 좀 쉬어” 라는 고통을 수반한 비명을 질렀다.

 

온몸이 아팠지만, 앞으로의 독일 여행이 매우 기대 됐었다.

 

“미셸 나 방 아무거나 쓴다!"

 

“그려”

 

공간감이 비교적 넓어보이는 방에 들어가서 침대에 몸을 던져 누웠다.

먼지가 좀 날려서 힘겨운 몸을 일으켜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켰다.

창틀에 낀 먼지가 눈에 보였고 이는 얼마나 집이 비어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듯 했다.

아무렴 어떠한가? 비싼 숙박비를 세이빙 할 수 있는데..

 

숙박비 대신 미셸 밥이나 몇끼니 사줘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독일 소세지는 얼마나 맛있을지를 기대하며 나도 모르게 먼지 날리는

침대위에서 스르륵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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