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광꾼 노엔 : Prologue

음란한_노반장 작성일 23.01.21 11:21:57 수정일 23.01.29 00: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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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블란델이라는 영지에 소속된 어느 한적하고 조용한 산.. 오로지 샤르륵 거리는 풀 소리와 벌레 소리, 그리고 새 소리가 지저귀는 곳에 있는 조그만 광산 안에서 여러명의 인간들이 땀을 흘리며 얼마 없는 돌과 광석을 두드리는 소리가 메아리 치며 들렸다.

"깡.. 깡.. 깡.. 카앙.. 후두두둑!"

"깡.. 깡.. 깡.. 깡.. 카앙.. 철그렁.. 후우..."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거지?'

주변을 둘러보니 어둑한 느낌의 광산 안에서 이제 갓 신성력을 깨우친 동네의 젊어 보이는 사제 한명이 조그만 빛을 띄우는 마법을 시전하며 주변을 최소한으로 밝혀 준 상태로 바위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고, 나와 열댓명의 채광꾼들은 지겹다 할 정도로 청동석과 철광석, 황동석을 정신없이 곡괭이질 하고 있었다..

"거기, 사제 양반.. 빛을 좀 더 밝게 할수는 없는가?"

"제가 성력이 부족해서, 그렇게 해드리긴 어려워요.."

"하... 그래 알았다."

예의를 밥말아 먹은 그는 나와 눈을 마주치지도 않은 상태로 책장을 넘기며 대답을 했다.. 가끔 죽이고 싶을 정도로 싸가지 없게 행동하는 인간이지만, 괜히 죽이면 사제를 죽였다는 이유로 각지에 수배령이 내려질 수 있기 때문에, 죽이고 싶은 마음은 접어버리기로 했다.

해가 저물어 갈 때쯤 되면 종아리 중간쯤 오는 반짝 거리는 추격자들이 신고 다니는 비싼 신발을 신고, 어깨에는 망토를 두른 멀끔해 보이는 감독관이 뿔소라를 입에 물고 광산 안쪽으로 소리를 내며 작업 종료 시간이 임박했다는 것을 알렸다.

"후우.. 오늘도 이렇게 일이 끝나는구나.."

내가 캐낸 청동, 철, 황동의 원석을 4개의 헌 자루에 나눠 담아, 두 보따리씩 교차시켜 하나로 묶고 양쪽 어깨에 걸친 뒤 유유히 광산을 나와서 감독관 앞에 섰다.

"어이, 노엔.. 오늘도 겨우 풀칠이나 하겠구만.."

"감독관, 영주님께 말은 전해 드렸는가?"

"아.. 그게.. 투자 할 생각이 없다고 말씀 하셨네.."

"하... 그런가? 여쭤봐줘서 고맙네."

채광꾼으로서 영지에서 거두는 세금을 납부하기 위해, 돈을 벌어야 했기 때문에 광산을 확장시켜달라고 이 영지의 영주에게 말을 전해달라고 했었는데, 매번 물어볼 때 마다 거절을 하는 모양이다.

더구나 오늘은 어제 일 했던 작업량 보다 자루가 좀 더 가벼운 느낌이 들었다.. 사실 약 반 년전 부터 그리 느껴 왔었고, 반 년전 부터 하루가 지날 때 마다 점차 채광량이 줄어드는게 자루의 무게로 느껴졌다.

그도 그럴게, 총 3년 동안 확장 공사 한번도 하지 않은 상태로 광산안에서 일을 했고, 채광의 효율을 높이려면 폭약을 써서 광산을 좀 더 뚫거나, 전문적인 채굴꾼들을 불러 광산 안의 광맥을 조사해 좀 더 확장시킨 뒤, 더 깊숙한 곳에 있는 광석들을 캐낼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광산에 투자를 하며 채광꾼들을 굴려야 하는데..

이 메말라가는 광산을 소유한 영주는 허름한 이 광산에 더 이상 돈을 쏟을 생각이 없는지.. 폭약을 사서 굴을 뚫기는 커녕, 그 흔한 채굴꾼 한 명 고용하지도 않은채 메말라가는 광산에 채광꾼들을 굴려가며 방치하여 상태로 같은 작업만 반복시켰다.

영주란 놈에게 감독관을 통해 그렇게 투자를 하라고 일렀는데도, 눈앞에 쓰여지는 돈 때문에 두려워서 일하는 사람으로서도 그렇고, 경력이 충분히 쌓인 내 조언, 충고와 내 뱉은 말들은 귓등으로 흘려보내는 부류의 구두쇠 같은 인간 쓰레기였다..

내가 일 하는 이 광산은 적어도 3년전만 해도 풍부한 광맥을 자랑했던 곳 중에 하나였고, 백명이 넘는 채광꾼들이 있던 이 광산에 이제는 겨우 열댓명 정도 남은 채광꾼들이 메마른 광산의 애꿏은 돌과 광석 뿌리만 두들기며 당일의 숙소 비용과 맥줏값만 벌어가는 사람들이 허다했다.

나도 점점 줄어드는 채광량에 약 일주일 전부터 이 곳을 떠날 채비를 하려고 짐을 하나 둘씩 싸서 이 조그만 영지를 빠져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근 3년간 청동, 철, 황동 원석을 캐다보니 거의 이 세가지 광물에 대한 이해도가 거의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깨우쳐 졌다.. 어떻게 하면 깔끔하게 채광하여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는지, 어느 정도의 온도에 어떻게 녹여야 불순물 없이 단단하게 녹일 수 있는지.. 등등.. 이 마을에 있는 대장간 주인 켈슨 할아버지에게 이 노하우 들을 배웠다.

"그래도 노엔, 자네가 캐내는 광석들은 깔끔하고 반듯하게 잘려서 그런지, 다른 채광꾼들의 광석에 비교해 가격을 잘 쳐 주더구만.. 광석을 사러 온 흑망치굴 출신의 난쟁이들도 나에게 누가 이 광석을 캤는지 물어봤는데, 자네가 귀찮을까봐 딱히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네."

'허튼 소리...' - "으음, 고맙구만~"

다 거짓말이다. 나는 흑망치굴 난쟁이가 당장 오라고 하면 갈 기세로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이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을 꺼리는 사람이 맞긴 하지만, 새로운 기술을 터득하기 위해서는 그런 성격마저 버리고 비굴하게 덤벼드는.. 나의 값어치를 올리기 위해서라면 자존심 따위는 버리는 명예따위 개나 주라는 부류이다.

명예가 뭐가 중요한가? 아무리 사람이 비굴하더라도 충분한 기술이 있고, 그 기술이 독보적이라면 명예는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된다고 나는 홀로 믿고 있었다.. 보나 마나, 내 앞에서 비릿한 웃음을 짓고 있는 감독관은 여전히 내가 돈줄로 보이는지, 내가 채광한 광석들을 보고는 입맛을 다시며 나지막히 입을 열었다.

"오늘도 자네가 캔 광석들 때깔이 제법 좋으니, 철닢 15개 쳐줌세."

"에.. 그것밖에 안 쳐주는가?"

"그럼, 청동닢 50개 더 얹어 줌세."

분명 겉으로는 좋아보이는 듯한 감독관도 뒤에서 챙기는 돈이 있을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시세는 최소 철닢 20개는 족히 받아야 하는데, 내 눈앞에 앉아있는 감독관은 철닢 5개를 쌩으로 싹 닦아 먹으려고 가격을 깎아대고 있다.

사실 가격을 낮게 치는 것을 진작에 2년 전부터 알고 있었고, 더군다나 내가 캐내는 광석은 품질이 좋은편이라서 가격을 더 칠 수도 있는 마당에.. 가격을 평균 값보다 후려치다니.. 말만 감독관이지 그저 쌩 도둑놈들과 같은 부류의 인간이다.

안 그래도 육체적인 노동에 피곤한데 언쟁 자체가 스트레스를 유발시키기에 참아왔지만.. 이 광산과 영지를 떠나기로 마음먹은 지금.. 오늘은 아니였다.

"내가 이 광석들 시세도 모를줄 아나? 자네가 나에게 바가지 씌우며 가격을 후려친게 근 3년이야.. 철닢 20개는 족히 받아야 하네만 자네를 생각해서, 또 수수료까지 쳐서 철닢 18개에 청동닢 50개로 받아야겠네.. 사지 않겠다면 내 직접 자네가 만나는 거래자와 만나서 팔 것이야."

"크..크흠, 그럼 철닢 18개에 청동닢 50개 쳐줌세.."

"아, 그리고 내일부터는 나오지 않겠네. 더이상 메마른 광산에 곡괭이질을 하는 것은 내 적성에 맞지 않아서 말이야.."

"아..아니 노엔, 그러면 내가 영주님께.. 노엔! 돈을 더 줄테니....."

자존심을 낮춰 깨갱 거린 채 꼬리를 내리며 가격에 순응하고, 떠난다고 하니 설설 기어와서 엉겨 붙으려는 감독관의 모습에 속이 다 시원했다.. 애초에 2년 전 부터 이럴걸 그랬나..?

처음부터 이렇게 했으면 돈을 더 빨리 벌어서 이 영지를 더 빨리 벗어날 수 있었을까? 라는 질문을 나에게 했지만, 과거의 생각을 붙잡고 있으면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에 쓸데 없는 생각을 뒤로하고 돈을 챙기고 광산 지역을 빠져 나왔다.

어느 사업들이 그렇듯, 음식점도 돈을 잘 벌기 시작하면, 가게 확장도 하고.. 테이블과 의자를 늘리고 직원도 더 고용 하면서 투자 비용 대비 더 많은 돈을 버는 것 처럼.. 영지 사업들 중 하나인 광산도 마찬가지로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는 광산에 투자를 하여 광산을 더 확장시켜야 하는데, 이 광산은 저 영주가 있는 이상.. 미래에 대한 방향성이 단 0.1 퍼센트도 없어 보였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지난 일주일 전 부터 떠날 준비를 했고, 그 목적지는 채광꾼과 채굴꾼, 대장장이들의 도시인 흑망치 산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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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망치 산맥 이라는 곳은 이 작은 촌동네 같은 영지 보다 더 활성화된, 대장간들이 많은 경제의 요충지이며.. 여기보다 훨씬 더 많은 광산들과 다양한 광물이 존재하는.. 이 세상의 모든 광물을 녹인 물품을 파는 크란 대륙 상인들의 집결지라 불리는 인간과 드워프들의 도시였다.

1년 전 부터, 경제적 집결지인 그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준비를 해왔었다.. 다른 채광꾼들이 맥주와 고기를 즐길 때, 나는 동네 대장간 어르신의 광물을 녹이는 가마쪽에 비치 시켜 구운 계란과 감자로 끼니를 떼우며 하루를 버텼고, 가끔 지겨우면 감자 대신 고구마로 바꿔가며 식사를 떼우며 저축을 했다.

이 쪽 동네의 영주가 희대의 짠돌이라서 그렇지, 영지 소속의 대장간 할아버지는 대장간 시설을 사용하는 용도가 어떻게 되었건 간에, 무료로 가마와 모루, 간이 주철 시설을 채광꾼들에게 빌려주었기도 해서 불도 안나오는 숙소의 주방 대신에 이 대장간을 요리 시설로 이용하곤 했다.

감자 한 알씩 매일 나눠 드리며, 대장간 할아버지에게 눈도장을 찍었고 이 영지에서 나는 대표적인 청동석과, 철광석 그리고 황동석에 대한 공부도 그 할아버지를 통해 배웠다.

지금 생각하면 그 할아버지에게 신세를 많이 졌었다.. 그 할아범은 내이름을 알고 있었는데.. 나는 그 존경하는 대장장이 할아범의 이름도 모르고 그저 할아범이라고 불렀었는데.. 이름이라도 물어볼 걸 그랬나.. 하는 후회감이 다시 쓰나미 일듯 밀려들어온다.

나는 감독관에게 받은 철닢 18개와 청동닢 50개를 챙기며 기분좋게 콧노래를 부르며 내 숙소로 가벼이 발걸음을 하여 도착했고, 습관적으로 주변에 지켜보는 사람은 없는지 확인 후, 방문을 걸어 잠그고 내 귀중하면서도 희귀한 물품.. 마법으로 잠긴 자루를 열어 내 전재산을 세아렸다.

"보자.. 청동닢 80, 철닢 38개에.. 황동닢 20, 은닢이 40개.."

나는 내 나름대로 내 환경에 맞게 돈을 악착같이 모았다.

나도 내 나름의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전투에는 잼병이고, 마법에도 잼병이고 손재주도 이 대륙에서 그렇게 특출난 편은 아니지만, 끈기 하나만큼은 자신있었고 그 끈기덕에 돈을 이정도 모으지 않았을까..? 주변에는 하루 벌어 하루를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는 최대한 아끼려고 노력했던 피땀흘렸던 노력이 머릿속으로 스쳐 지나갔다.

이 돈벌이의 유통기한이 끝나버린 영지를 최대한 빨리 벗어나 흑망치 산맥에서 기술을 배워서 큰 돈을 벌고 싶었다.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 곳에서도 새로운 환경이 나를 기다릴 것이고, 버텨낼 것이다.. 그게 바로 나, 투지의 노엔이니까..




 

 

 

첫 화에서 시작

 

 

 

남김말 :

 

혹여나 잘 읽으셨다면

글이 부족하지는 않았는지

이러 저러한 면이 좀

부족했다거나 그랬는지에

대한 피드백 부탁드리겠습니다.

값진 피드백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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