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이야기 두번째 : [필스너 우르켈]과 [산토리 Suntory]

거리의연주자 작성일 23.03.23 14:4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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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스너 우르켈]을 처음 접한 건 이렇다. 집 앞 대형마트에서 수입 맥주 행사를 자주 하다 보니 그 덕에 이런 저런 맥주를 마시

 

며 다양한 맛을 느껴보고 즐기던 때가 있었다. 그러다 어떤 맥주가 제일 많이 팔리는 지 궁금했고 인터넷 검색을 했는데 그게 

 

[필스너 우르켈]이었다(검색이 정확했는지, 정확한 자료인지는 오래 돼서 잘 모르겠다). 그래서 잔뜩 기대에 부풀어 마셔봤다. 

 

그런데 그냥 그랬다. 아무 느낌도 주지 않는 평범한 맛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리고 [필스너 우르켈]은 내 관심의 영역에서

 

빠르게 사라져갔다.

 

사고 이후에 한동안 맥주를 못 마시다가 슬슬 집 앞 마트에 있는 수입 맥주 코너를 어슬렁거렸다. 이사 간 집 앞 마트는 작아서 

 

수입 맥주가 별로 없었다. 전에 살던 집 앞 대형마트는 이벤트에서 [기네스]를 제외시켰다. 그래서 나에게 [기네스]는 비싼 맥

 

주로 인식되어 있었다. 마침 이사 간 집 앞 마트에 몇 안 되는 수입 맥주 중 [기네스]가 있어서 나는 [기네스]만 주구장창 사 먹

 

었다. [기네스]는 커피 크레마 같은 미세한 거품이 일품인 흑맥주다. 그래도 계속 먹으니 물렸다. 그 때 눈에 띈 건 [필스너 우

 

르켈]이었다. 그 몇 안되는 수입 맥주 중에 이 녀석이 있었다. 첫 만남이 그냥 그랬던 기억이 있어 내키진 않았지만 변화가 필요

 

한 것 같아 샀다.

 

그리고 별 기대 없이 한 모금 마셨는데 입안 가득 맴도는 쌉싸름한 홉향이 느껴졌다. 뭐지 전에 마실 땐 못 느꼈는데… 입안 가

 

득 맴도는 쌉싸름한 홉향은 약간 쓴 맛을 주기도 했지만 부정적인 쓴맛이 아니라 매력적인 쓴 맛이었다. 순간 일본 맥주 [산토

 

리]가 떠올랐다. 그 땐 NO JAPAN 전이라 일본 맥주를 마시는 데에 부담감이 없었다. 국산 맥주가 맛없던 나에게 일본 맥주는 

 

신세계였다. 그 중에서도 [산토리]를 특히 좋아했는데 마실 때마다 입안 가득 느껴지는 쌉싸름한 향이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산토리]를 즐겨 마시고 주변 지인들에게도 권했었다. 이제는 그 때 그 쌉싸름한 향이 홉향인 걸 자연스레 알게 되었다.

 

[필스너 우르켈]과 [산토리] 이 두맥주는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쌉싸름한 쓴 맛을 싫어하는 사람에겐 이 맥주는 추천하지 않

 

는다. 그러나 쌉싸름한 쓴 맛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면 적극 추천한다. 이 쓴 맛은 즐길 줄 아는 사람에겐 너무도 매력적인 

 

쓴 맛이다. 게다가 이 쓴 맛은 안주와도 잘 어울린다. 입안 가득 맴도는 쌉싸름한 홉향을 즐겨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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