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행복한 이유

호러우드 작성일 23.02.23 22: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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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글을 남깁니다^^

 

SF 작가 그렉 이건의 단편집입니다.

최근 저자의 다른 작품인 ‘쿼런틴’이 재발매 되었다고 교보문고에서 메시지가 두 번이나 오더라구요 ㅎㅎ

그렉 이건의 대표작은 당연히 ‘쿼런틴’일텐데,

얼마 전까지만해도 절판인 상태라, 구하려면 웃돈을 꽤 줘야됐었죠.

저도 못읽어봐서 살까말까 고민하던 와중에, 고맙게도 동아시아 출판사 산하의 허블이란 레이블에서 정식 출간해주었습니다^^

아직 읽지는 못했고, 올해 안에 읽고 감상을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모로 테드 창과 비교되는 작가이기도 한데, 시대가 테드 창보다는 조금 앞서구요, 테드 창이 그렉 이건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하는 쪽이 맞을 것 같습니다.

테드 창과는 작품의 분위기 자체도 많이 다릅니다. 더 어둡고 사변적이라고 해야할까요 ㅎㅎ 많이 하드한 SF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내가 행복한 이유’는 단편 11개가 묶여있는 책이구요.

단연 최고는 표제작인 내가 행복한 이유입니다.


 

어린 시절, 이유없이 항상 극한의 긍정과 행복감에 젖어 있던 주인공이,

알고보니 뇌종양의 발병으로 인해 아드레날린이 과다분비된 상태였다는데서 출발합니다.

어찌저찌해서 종양을 없애는데는 성공하지만, 항상 과다하게 분비되던 아드레날린에 적응된 뇌의 수용체들로 인해, 주인공은 그 반대급부로 극한의 우울감을 느끼게 되죠.

그렇게 주인공은 우울과 부정으로 가득한 성인이 되고,

어떠한 기회로 인위적으로 아드레날린 분비를 조절할 수 있게 됩니다.

그 후로 아드레날린을 분비하는 타이밍을 적절히 조절해,

스스로 예술이나 성적 취향을 결정하고, 사고를 확장시키고, 긍정의 반응을 내거나 하는 식으로,

자신을 조각해나가는 과정이 엄청나게 사변적인 문체로 이어집니다 ㅎㅎㅎ 여러모로 재미있어요.

 

그 밖에 다중우주의 사이에서 일어나는 범죄에 대한 이야기, 공리의 모순을 찾아내어 쫓기게 되는 과학자 커플의 이야기, 미래를 보는 것에 대한 이야기 등등

상상의 끝을 달리면서 많이 우울한 이야기들이 이어집니다.

생각이 나는 에피소드 하나만 덧붙이자면, 호르몬 조절로 가상 임신상태를 만들어 자궁 속에 남편의 뇌를 몇 년 동안 보존하고;;; 그동안남편의 새로운 신체를 인공적으로 배양해 거기다 자궁에서 빼낸 뇌를 넣어서 남편을 되살렸는데 남편에게 모성애 비슷한 걸 느끼게되는;;; 뭐 그런 내용도 기억이 나네요 ㅎ

 

여하튼 매우 재밌는 책이지만 조금 어렵기도 합니다.

과학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꼭 읽어보시길 권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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