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 정신과 시간의 방

사과맛요플레 작성일 22.09.12 08:19:58 수정일 22.09.12 14: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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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야마 아키라 센세의 드래곤볼에 보면 

한국말로 “정신과 시간의 방” 이라는 공간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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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에선 파워업 치트키 공간!

 

그림에서 보여지는 입구를 담당하는 건물이 있고 그 외 모든 공간은 무한의 흰 공간이란 설명이다.

시간은 현실 시간의 몇십분의 일로 천천히 흐른다는 점과 덥고 중력이 더 무겁다는 설명이 있었던거 같다.

(정확한건 기억이 안남)

 

 

원작은 손오공과 그 무리들이 당장 상대하기 힘든 적을 만났을 때

스토리 진행상 짧은 시간에 엄청난 파워업을 하기 위해 존재하는 일종의 치트키 같은 공간이었지만

이 공간을 설명하면서 이 무한한 공간에서 길을 잃어 출구를 못 찾아 결국 실종이 된 사람도 있다는 설명을 보면서

묘하게 공포감을 느꼈던 기억이 난다.

 

이 공포감을 근원으로 한 상상력은 나이를 먹어가며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여,

전 우주에 전달이 되는 중력파에 대한 글을 처음 접하며 접목 되어 공상의 영역에 들어왔다.

 

우선 중력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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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엄청난 질량의 두개 이상의 블랙홀이 결합을 할때 그 엄청난 중력의 결합으로 우주 시공간에 전달되는 파열,

잔잔한 물 표면에 돌을 던지면 파생되는 물결 같은 중력의 파도를 말한다.

대부분의 강력한 중력파는 블랙홀들의 결합으로 생기고 초신성 폭팔 같은 우주적 이벤트로도 발생한다고 한다.

 

문제는,

이 우주에 정말 어마어마한 수의 별과 블랙홀들이 존재하고

그간 빅뱅 이후부터 지금 이순간까지

얼마나 많은 초신성 폭팔과 블랙홀의 결합이 있었는지 천문학 적인 숫자로도 감당이 안될 정도로 많았을 것이고

지구에는 또 얼마나 많은 중력파가 전달이 되었을지 모를 일이다.

 

인류는 이 중력파에 대한 개념을 전 우주의 역사를 1년 달력으로 치자면 12월 31일 자정을 불과 0.몇초 남겨둔 시점에 

안슈타인이라는 사람이 생각해 내었고

또 고작 0.00000000초 전 2015년이라는 해에 중력파를 측정하는데 성공 하였다.

대체 얼마나 많은 중력파들이 지구를 지나쳤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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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은 시공간을 뒤트는 힘이 있고 수억, 수십억, 수백억 광년의 거리에서부터 전달되는 이 엄청난 에너지 웨이브는

우리가 “현실” 이라고 부르는 지금의 시간으로 찬라와 같이 지나가버리지만

사실 우리의 “현실”은 이 중력파가 닿는 순간 0.000000000 단위의 초로 분산되어 그 파장안에 영향을 받는 모든 것은 영겁의 시간을 보내며 지나가는게 아닐가? 하는 상상을 해본다.

하지만 그 시간은 “현시”의 시간으로 자각하는 뇌는 수백만분의 1초와 같은 그 시간을 감지하지 못하고 파장이 이미 지나갔을 땐 그 파장의 영향을 받던 시간을 기억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것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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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버스를 탔다.

귓가에 박혀있는 이어폰에는 세상의 잡음을 막아주는,

내 감흥과 관계 없는 또 다른 잡음만 들리고 있다.

 

 

반쯤 선잠을 든 상태로 전방을 응시하니 버스가 터널로 들어가는 것 같다.

터널인데 밖이 점점 환해진다.

너무 눈이 부셔 인상을쓰며 눈을 제대로 떠보니

버스가 그냥 아무것도 없는 하얀 공간에 들어와 있다.

버스에는 그림자조차 없어 묘한 공간적 이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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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서로 자리에서 일어나

“뭐야??”를 반복하여 외친다.

기사님은 차체가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감지하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버스에서 나와 공간에 발을 처음 내뎌본다.

딱히 딱딱하지도 푹신하지도 않은 이상한 감각의 흰 바닥

눈이 닿는 그 어느 공간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무한의 흰색의 광야

 

즉각적으로 패닉 증세를 보이며 머리를 두손으로 감싸고 누워 소리를 지르는 승객부터

메아리 조차 없는 공간에서 살려달라 외치기 시작하는 사람부터

바로 모든걸 포기한듯 자리에 주저 앉는 사람부터

나머지 승객들에게 괜찮다고 다독이는 사람부터

“이게 지옥인거야! 우리 모두 심판을 받은 것이라고!” 라며 회개하라는 사람부터

다양한 사람의 다양한 반응들을 보이고 있다.

 

처음 며칠 같았던 시간 동안은 어떤 이는 스스로 나서서 그룹의 리더가 되려 하였고,

누구는 아무런 도움도 안 주면서 그 리더를 비난하기만 하기도 했다.

 

아무것도 안 하고 바로 포기한 사람부터,

희망을 버려선 안된다며 독려하던 사람도 있었지만

 

초기엔 목이 마르다, 배가 고프다, 화장실을 가고 싶다 같은

사람의 기초적인 생리 현상을 느끼는 듯 했지만

그냥 반복 학습된 “지금쯤이면 배가 고프지, 지금쯤이면 목이 마르지.." 같은 감각이었지

실제로는 배가 고프지도, 잠이 오지도, 배설의 욕구 조차 없다는걸 자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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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뛰어 다녀도 땀이 나지 않았고

숨을 참으려 하면 계속 참을수 있었다.

목을 졸라도 사람이 죽지 않았으며

물리적 위해를 가해도 통증조차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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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살아있는 것은 “자각” 밖에 없었다.

잠을 잘 수도 없었고 피곤해 지지도 않았다.

 

이 점을 깨달고 나니 아무도 그 누구를 독려하지도,

나서서 리더가 되려 하지도 않았다.

그냥 그대로 다들 주저 앉았다.

 

 

 

 

어느 순간부터 멀리 흰 공간의 지평선이 보이는 듯한 환각을 공통적으로 보기 시작하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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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환각이라는 것을 알아내는데 또 감각적으로 샐수도 없는 시간이 흘러갔다.

 

할 수 있는 것은 대화밖에 없었다.

서로를 알아가니 친밀감이 생기고 여기저기서 커플이 생겨났다.

 

신체적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공간에서 애정행각?!은 한계가 있었다.

그래도 어떠한 행동을 한다는데 의미가 생겨 시작된 이 유사 성행위는 

처음엔 기존의 상식대로 커플끼리 하는 것이었다가 결국 존재하는 모든 사람과 온갖 조합으로 무료함을 달래는

일종의 일거리처럼 되었고

무수히 오랜 세월 이렇게 보냈다.

 

이 세월을 거치며 나도 내 단짝을 만나게 되었는데,

비슷한 나이에 고향이 같은 한 여성이었다.

우리는 이 흰 지옥에 들어오기 전에 

서로 누가 앞 죄석에 앉았는지 뒷자석에 앉아있었는지를 가지고 수백년의 시간을 토론 한 것 같다.

 

한동안은 다들 신께 기도를 드리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다.

허나 아무런 변화도 없는 외침에 결국 하나 둘 이 유행에서 이탈하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쳐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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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전 현실의 기준이라면 이미 모두가 다 미쳐있었다.

다만 그래도 대화가 되는 미친 사람과

아무런 반응 없이 버스 벽에 계속 머리를 박아대는 사람의 차이만 있을 뿐

모두 미쳐있었다.

 

이때까지 처음부터 계속 신께 자비를 구하던 아주머니도

이젠 신을 저주하는 기도인지 무엇인지 모를 외침만 외치고 있었다.

 

 

 

그렇게 또 수십년일지 수백년일지 모르는 시간이 지나갔다..

 

 

이미 미쳐서 하루종일 소리를 지르던 아줌마도

홀라당 벗고 수백년간 버스를 빙빙 돌던 아저씨도

이제는 그냥 모두 공간에 누워 멈춰있었다.

 

 

그러다 사람들이 한 곳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한 커플의 기의한 행각이 화제가 되었다.

 

원래 이 흰 공간에서 시각적 탈줄을 위해 눈을 가리는 것이 일상이었지만

이 커플은 그 차원을 넘어섰다.

한 사람의 입을 천천히 벌려가며 한 사람의 머리를 아주 조금씩 조금씩 쑤셔 넣는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우리는 정말 수백년만에 무엇인가를 흥미롭게 구경하게 되었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들어가던 머리는 결국 콧등 부분이 다 들어간 상태로 그 얼굴의 입에서는

“어둠이다! 행복해! 행복해!”를 반복해 외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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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그 얼굴은 어느세 축 늘어져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수년이 지나도록 말이 없었다.

그 얼굴을 물고 있던 그 얼굴 역시 변화가 없었다.

 

사람들은 정말 오랜만에 대화라는 것을 하기 시작했다.

 

‘이게 여기서 죽는 방법인건가?’

 

그때 즈음 얼굴을 입에 머금고 있던 사람이 상대를 뱉어냈다.

뱉어진 그 사람은 너무나도 평온한 표정으로 눈을 감고 누워 있었다.

 

“그래! 이게 여기서 죽는 방법이었어!!”

 

내 단짝은 즉시 나에게 입을 벌려달라 애원했다.

 

또 수년 수십년 같은 세월동안 그녀는 애원하였고

나는 너 혼자 가면 나는 어떻게 하냐고 거절했지만 결국 그녀가 이겼다.

 

흐르지도 안는 눈물을 흘리며 한참을 울다가 나는 서서히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녀의 정수리가 내 치아에 닿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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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잠이 들었나?

 

고개를 들어보니 버스 밖은 어느새 어두워졌다.

 

‘어? 이제 내려야 하네?’

 

자리에서 일어나 후문에 서있다가 앞자리에 앉은 한 여성과 눈이 마주친다.

이내 시선을 피하고

후문으로 정류장에서 내리면서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뭐야 내가 뒷자리가 맞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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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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