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본 연구소 - 23. 남극 개관

갑과을 작성일 21.10.30 15:2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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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입니다. 인륜지대사를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지금은 일상으로 잘 돌아오긴 했는데

돌아오자마자 직업적으로 수 많은 일들이 빵빵 터지는 통에

이제야 간신히 정신을 차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모처럼 만에 여유를 찾았는데

게임 좀 한 판 돌리려고 했더니

역시나 저는 게임을 하면 안되는 몸이 되어버렸다는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이 게시글은

유튜브 “3프로 TV”의 코너

“최준영 박사의 지구본 연구소”를 토대로 하고 있음을 밝힙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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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 라틴 아메리카를 끝내고

 

저번에 말씀드렸다시피,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그리고 할 말이 아직 남아있긴 하지만

어쨌거나 공약한 대로, 라틴아메리카편을 끝내고

다른 대륙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이 게시글의 원전이 되는 최준영박사의 지구본 연구소는

거의 대부분의 대륙을 다 다뤘던지라

어딜 가도 오케이인 상황이었지만

 

사실 제가 이건 꼭 다뤄야 해! 라고 하는

에피소드가 3개 정도 있었거든요.

그중에서 어디를 다룰까 하다가

저번 라틴아메리카를 다룰 때의 상황을 생각해 봤습니다.

 

진짜 다루고 싶은건 포클랜드 전쟁이었는데

그걸 다루기 위해서 빌드업을 짜야 했고

그걸 하느라

의도치 않게 니카라과에서 오랜시간 시간을 질질 끌었고

그러다 보니 다루고 싶었던 것 중 하나를 못 다루고 넘어갔고

 

여러모로 아쉬웠던 기억 때문인지

이번에는 다루고 싶은 걸 딱 다루고

재빠르게 다음 진도로 빠지는 것이

좀 더 리듬감 있겠다는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는 바로 다루고 싶은 나라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2. 일단 다루고 싶은 ‘나라’로 넘어간다고 했지만

 

사실 이번에 다루는 건 ‘나라’는 아니고

엄밀히 말하면 ‘대륙’을 다루려고 합니다.

 

아니 대륙 안에는 나라도 있으니

나라 이야기 나오는 건 당연한 거 아녀? 싶겠지만

이 대륙은 특이하게도 나라가 없는 대륙입니다.

 

 

엥? 나라가 없는 대륙? 그게 어디여 하실텐데요.

지구본을 아래로 쭉 뒤집으면

나라가 없는 대륙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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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의 무대

 

바로, 남극입니다.

이번 게시글에서는 남극에 대한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3. 남극 활동 및 환경에 대한 법률

 

이제까지의 게시글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이 게시글의 원천이 되는 최준영 박사님은

본인이 다뤘던 국가들과 어찌어찌 관계가 있었고

거기에서 호기심을 얻어서 지식을 적립했다고 하는데

 

남극도 마찬가지였다고 합니다.

이분이 연구원 시절 사수와 함께 연구했던 것이

2004년 “남극 활동 및 환경에 대한 법률”

결실을 맺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남극에 대한 이야기를 이걸 꼭지로 삼아서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남극 활동 및 환경에 대한 법률”에 들어있는 내용을 살펴보자면

남극이 어디에 있는가?로 시작해서

여러 가지 내용들이 있긴 한데

 

핵심은 이거라고 합니다.

『여기에선 ~를 하면 안된다.』 혹은

『~ 하지마라.』 라는군요.

 

 

일단 남극이 어디에 있는지를 먼저 알아보자면

이 법률에 따르면 남극이 어디에 있는가 즉,

남극 지역에 대한 정의를 이렇게 내리고 있어요.

 

“남위 60도 이남의 육지, 빙붕 및 그 수역과 상공”

 

이러면 이게 머선 소린고 하실 것 같아서

직접 찾아봤습니다.

 

아무래도 지도다 보니까

지구본으로 보면 좀 더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겠죠?

지구본으로 보면 이렇게 된 구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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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거 선 긋느라 세 번 쯤 실패한 듯 함

 

즉, 남극 대륙 자체만 남극이 아니라

그 인근의 바다와

그 인근의 하늘까지 모두 포괄한 개념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럼 남극권이 어떻게 되는지는 알았으니

거기에서 뭘 하지 마라고 하느냐를 알아야겠죠?

뭐..... 거의 여러분들 선에서 할 수 없는 일들이 대다수입니다.

 

(1) 핵실험

(2) 광물 탐사

(3) 군사시설 설치 등등

 

따지고 보면

했다 하면 다른나라들로부터

 

“야 미쳤어? 이걸 왜 해?”

혹은

“어? 쟤네도 했네? 그럼 우리도 하지 뭐”

할만한 일들이죠?

 

 

그렇다면 이 법은 아예 우리같은 일반인들과는 아예 노상관인 법이냐.....

그건 또 아닐 수 있는게

여러분들이 만약 “나 남극 가고 싶어요”한다면

이 법이 가이드 라인을 제공해 줍니다.

 

남극에 가고 싶다면

① 남극에서 이런 일을 하겠습니다. 라는 『남극 활동 계획서』

② 제가 하는 일이 남극 환경에 이런 영향을 줄겁니다. 라는 『환경 영향 평가서』

③ 남극에서 만들어질 쓰레기를 이렇게 처리하겠습니다. 라는 『폐기물 관리 계획서』

④ 남극에서 사고 쳤을 때 이렇게 수습하겠습니다. 라는 『사고 발생 대비 비상 계획서』

 

이렇게 네 개의 문서를 꾸려서

외교부 장관님께 제출해서 허가를 받으면 됩니다.

(신고제가 아니라 허가제임)

 

 

이쯤 되면

“아오 귀찮아 이걸 언제 다 만들고 언제 허가 받어?”

“아 몰라 나 그냥 간다. 말리지 마!”

하는 분들이 생길 텐데요.

 

남극 가서 잘 놀고 오셔서

3년 이하의 징역

3천 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시면 됩니다.

생각보다 처벌이 씨게 내려지네요.

 

 

가기도 까다로워

허가 안 받고 가면 공권력의 철퇴를 받아.

그럼 우리는 진정 남극을 갈 방법이 없는 것인가.

그건 아닙니다.

 

남극 여행을 시켜주는 국제적인 여행사가 있습니다.

얘들은 남극 관련 국제기구를 통해 인정받은 여행사거든요.

여기를 통해서 가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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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구글링 해봐도 남극 관광은 꽤 많이 나옵니다.

 

남극 관광에 대한 프로그램이 어떻게 되느냐

1) 크루즈 선을 타고 가서 먼발치에서 남극 땅을 구경한다.

2) 남극의 특정 구역에 반나절 정도 상륙한다. (이건 상당히 비싸다고 합니다.)

 

 

 

4. 남극과 북극의 차이?

 

일단 북극을 Artic

남극을 Antarctica

북극은 북쪽 끝

남극은 남쪽 끝

 

이 정도로 개략적으로 이해를 하고 계시겠지만

영토적인 측면에서 차이를 한번 보자면

 

 

남극은 남극 조약을 통해

『어느 누구의 땅도 아니다』 즉

무주지라면

 

북극은 인근 국가들이 영해권 주장을 하면서

구역구역 잘게 쪼개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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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은 복잡다단함

 

북극 인접국가라면

러시아

미국

노르웨이

덴마크

캐나다 들이 있겠지요.

 

 

 

5. 남극의 크기?

 

남극은 14,200,000㎢로

100,000㎢인 남한 면적의 142배에 해당됩니다.

우리나라야 워낙 쪼꼬미니

덩치 꽤나 크다는 나라들로 비교를 해보자면

세계 2위인 중국이 9,590,000㎢니까 약 1배 반 정도 됩니다.

 

 

그런데 기왕 비교할거면

세계 1위인 러시아는 왜 빼놓나? 하실텐데요

사실 저도 정확히 같은 의문이 들어서

구글링으로 러시아를 검색해 봤습니다.

 

러시아의 면적은

17,130,000㎢......

이건 남극이 작은게 아니라

러시아가 큰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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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VS 중국 VS 남극

 

 

사실 대륙 중에 최소치

즉, 얘보다 작으면 섬

얘보다는 커야 대륙이다 하는

오스트레일리아, 호주의 경우는

면적이 7,692,000㎢래요.

남극이 호주의 약 2배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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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VS 남극

 

이런 거대한 땅덩어리가

어느 누구의 땅이 아니라고 하는걸 보면

인류도 생각보다 자제력이 좋은 종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만

 

사실 남극이 무주지가 된 결정적인 이유는

사람이 살기가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어떠한 땅에 누군가가

“여긴 내 땅이야!”라고 주장을 하려면

그곳에 실제로 사람이 거주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남극에 인간이 거주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죠.

“아니 그럼 과학기지는 폼이냐?” 하실 텐데요.

과학기지에 난방 땔 기름이 떨어진다면 그곳에 과연

사람이 거주할 수 있을까요?

 

남극은 “과학기지”에서 연구를 하는 연구원들 외엔

“원주민”이라고 부를 만한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땅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남극이 얼마나 사람 살기 빡센 곳인지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6. 함께하기엔 너무나도 먼 당신

 

인류는 참 신기한 종족입니다.

아프리카라는 고향을 떠나서

유라시아 대륙으로 퍼져나가고

빙하기 때 베링 해협을 건너가(그땐 육로가 있었음)

남, 북아메리카로 건너갔지요.

이렇다 할 조선 기술도 없던 시절에

나무를 어떻게 어떻게 깎고 얼기설기 엮어서 만든

배라고 하기도 민망한 것으로

그 오세아니아 섬들에 널리 퍼졌습니다.

심지어는 늘 얼어 붙어있는 북극에도 거주하고 있지요.

 

 

이런 인류가 남극에 만큼은 “원주민”을 퍼뜨리지 못했는데.

그 이유를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유 1. 너무 춥다.

인류는 생을 영위하기 위해 두가지 양식을 선택해야 했습니다.

첫 번째는 농경

두 번째는 목축(유목)이지요.

 

어린 시절 교회에 기웃기웃 했던 기억으로

세계 최초의 살인사건의 주인공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는

농경(카인)이냐, 목축(아벨)이냐를 두고

한 민족이 내부 갈등을 벌인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쨌거나, 남극은

98%가 얼음으로 뒤덮여있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뭐...... 농경이든 유목이든

그냥 GG치는게 낫겠지요.

 

하지만 여기까지 이야기를 하다보면

“야 그럼 북극은 뭐가 되긴 하냐?”

“거기도 춥기는 매한가지 아냐?” 하실텐데요.

 

물론 맞는 이야기지만

거기 원주민들은 애초에 우리가 아는 북극 즉

북극해에 상주하는 건 아닙니다.

 

지구 온난화로 바다가 녹아내리는데

북극해에 상주를 한다면......

“우리 집이 바다에 빠졌어요”라는 내용의

해외 뉴스가 나올 법 하잖아요?

 

그분들이 사는 곳은

북극‘권’ 

각 대륙에서도 북극 쪽에 가까운 곳이라는 거에요.

 

사실 뭐..... 북극 이야기로도 충분히 반론이 될 수 있는 부분이긴 합니다만

다음의 이유가 사실 남극에 “원주민”이 없는 결정적인 이유가 될 것 같네요.

 

 

이유 2.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집에 지구본이 있으시거나

없으면 구글어스를 활용해서 남극을 보시면

이런 생각이 들 겁니다.

 

“얘는 그냥 지 혼자 떨어져 있네?”

 

일단 남극에서 그나마 가장 가까운 곳은

칠레의 최 남단 푼타아레나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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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공인 분들 중에 여기 가신 분이 있다던데….

 

거기에서 남극까지의 거리는 4,817km라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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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싱가포르까지 거리가 4,281km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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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겠지요.

 

 

그래도 만약 인류에

“위험하니까 멀리 가지 마라”라는

엄마의 말을 잘 듣는 아이들만 있었다면

인류가 아프리카에서 전 세계로 퍼질 수 없었듯이

 

남극 주변에 살던 원주민 중에는

‘분명 저기로가면 뭔가 있긴 할 텐데.....’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 현실적으로

갈 만한 능력이 되야 가능했을 겁니다.

 

 

남극을 둘러싸고 있는 남극해는

어마어마하게 험하다고 해요.

 

배들이 철갑으로 된 지금에도 남극해는

‘ㅗㅜㅑ 가다가 ㅈ되는거 아냐?’하는 마당에

나무 대충 잘라다 만든 뗏목으로 가는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래도

‘인간의 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반복이다.’라고 했던

토인비 할아버지의 말처럼

누군가는 도전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몇 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운과 실력으로 남극의 바다에서

고래밥이 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남극에 상륙하는 것이 또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해요.

남극의 해안은

백사장이 연상되는 고운 모래가 있는 완만한 평지가 아니라

 

거의 수직 절벽에 가까운

고바위들이 즐비하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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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해를 뚫고 만날 수 있는 해안.JPG

 

기껏 나룻배로 어찌어찌 남극해를 뚫고

남극 근처까지 갔는데

 

“야 x발 여기가 아닌개벼. 다른 해안선 가보자”를 외치기엔

도저히 비용이 나오지가 않는 겁니다.

 

그런 이유로 남극은

19세기에 그 존재가 밝혀지기 전까지

사람들 사이에선

 

“남쪽에 가면 뭔가 있지 않을까?”하는

공상의 영역에 있었다고 해요.

 

그 대표적인 사례가

플라톤이 말했던

‘아틀란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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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란티스의 상상도

 

제임스 처치워드라는 사람이 제기한

‘무 대륙’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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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대륙의 상상도

 

 

 

7. 남극의 클라스

 

남극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춥다’이긴 한데

구체적으로 그 ‘클라스’가 얼마나 되는지는

잘 모르긴 합니다.

 

이번에는 그 ‘클라스’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남극은 통상적으로 얼음으로 뒤덮인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 그 두께가 얼마나 될까요?

 

뭐 한 30m? 100m?라고 생각하실텐데요.

그 정도 귀여운 수준이면 굳이 ‘클라스’라고도 하지 않았겠지요.

남극의 얼음 두께는 2km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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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높이가 한라산 급이란 소리

 

쉽게 말하면

얼음만의 높이가 한라산보다 높은거에요.

 

앞서 남극에 접근하기 어렵다고 한 이유중에서

천신만고 끝에 남극해를 뚫고 남극에 도달해도

기다려 주는 것은 거의 수직에 가까운 절벽이라고 했는데요.

 

그 절벽이 돌로 된 게 아니라

얼음으로 됐다는 것

그리고 그 높이는 거의 한라산 급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그쯤 되면 절벽 보고

“야 ㅈㅈ치자.” 할 만 하겠죠?

 

 

이 얼음이 남극의 정확한 모양을

알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얘가 그냥 빵에 잼 바른 것처럼

땅 위에 곱게 얹어져 있다면

“아하 남극은 이렇게 생긴 곳이군!”이라고 짐작할 수 있겠지만

 

중력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고

얼음들이 자체적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서서히 내려가다 보면

땅에서 바다로 쏟아지겠죠?

그게 또 남극의 추위에 그대로 얼어 붙어버리는 겁니다.

 

그러면 남극을 탐험하러 간 사람들도

물음표가 뜨는거에요.

 

“야 여기 땅 맞어?”

“물 위에 얼음 언 거 위에 있는 거 아냐?”

 

물론 얼음 두께가 2km라고 하니.....

땅이든 얼음이든 그게 뭐 대수겠습니까......만

 

운 나쁘게 남극의 여름(북반구의 겨울)에 가서

천지분간 못하고

 

“야 괜찮아 안죽어!”라고

그 위에서 쾅쾅 뛰다가는

 

얼음이 애매하게 녹은 부분에 빠져서

그대로 요단강 건너가 버리는 일이 벌어지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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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남극은

머리 위에 두께가 2km에 이르는

얼음을 이고 있는 꼴인데요.

 

그 무게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무게에 눌려서 땅이 가라앉아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하긴 뭐 당장 강릉에 폭설이 내리면

『눈 무게 때문에 지붕이 내려앉아...』라는

뉴스를 심심치 않게 보는 마당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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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필자에겐 악몽같은 장면

 

고 며칠 눈 내려서 지붕이 내려앉을 정도인데

수 천만년 쌓인 눈이 자기 무게에 눌려서

얼음이 된걸 이고 사니 오죽하겠습니까.

 

 

하지만 이런 남극에도

눈과 얼음이 뒤덮이지 않은 곳이

존재하기는 합니다.

 

앞서 남극 전체의 98%가 얼음에 덮여있다고 했잖아요.

이 말을 반대로 해석하면

2%는 얼음에 덮인 곳이 아니라는거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말을 듣고나면

“아하 남극이라고 해서 다 추운 곳은 아니구나.”라고

생각하실 수 있을텐데요.

그건 또 아닙니다.

 

이 말을 듣고 나시면

“아니 x발 안 추워야 얼음이 안 덮이지.”

“똑같이 추운데 왜 거긴 얼음이 안 덮이냐?”

라는 의문이 드실 텐데요.

 

그 지역은 지형이 독특하고

바람이 남극에서도 어마어마하게 부는 곳입니다.

 

그래서 눈이 쌓일 수가 없는거에요.

즉, 24시간 365일 내내

강풍기를 틀어놓다 보니까

다른 지역과 달리

눈이 쌓이고 얼음을 만들 시간적 여유가 없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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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이걸 틀어놓으니 눈이 쌓일 리가 없다

 

 

우리네 인류의 조상들이

어찌어찌 남극해를 뚫고 가서

한라산 높이의 빙벽을 빙빙 돌다가

“이야 드디어 눈이 안 쌓인 곳을 찾았다! 상륙 ㄱㄱ”를 외쳐서 갔더니

그곳은 24시간 365일 내내

강풍기가 부는 곳이었더라......

 

이쯤 되면

“x발 게임 ㅈ같이 하네 ㅈㅈ칩니다.”

할 수 밖에 없는 거지요.

 

 

 

8. 남극에 있는 사람들

 

이런 혹독하디 혹독한 남극이지만

인간의 과학기술 덕분에

 

상주까지는 아니어도

어쨌거나 인간은 남극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수가 계절에 따라서 달라진다고 해요.

상대적으로 사람이 살기 힘든

남극의 겨울(북반구의 여름)에는 1,000여명 정도

상대적으로 인간이 살기 용이한

남극의 여름(북반구의 겨울)에는 4,000여명 정도가 있다고 합니다.

 

남극에 과학기지를 가지고 있는

모든 나라들을 다 합쳐도 1만 명이 안 되는 거에요.

 

 

이런 사람들이 다들 남극의 어디에서 사는가

일단 남극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인

『세종 과학기지』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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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과학기지

 

세종 과학기지는

남극 본토가 아닌, 남극 근처에 있는

킹 조지 섬에 위치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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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조지 섬

 

“에이~ 남극 본토도 아니고 섬?”

“별거 아니네 ㅉㅉ”하실텐데요.

 

사실 킹 조지 섬은

남극에 있는 사람들 사이에선

“남극의 멘하탄”이라고 불릴 만큼

과학기지들이 몰려있다고 합니다.

 

그럼 대체 왜 이 섬이

이토록 핫한 것이냐.....

 

 

1) 남극권이긴 해도 외곽이라 비교적 따뜻하다.

2) 바다랑 접해있기 때문에 배들이 대기 쉽다.

3) 2)의 이유로 보급이 쉽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우리나라 기지와

이웃의 A국가의 기지가

2차선 도로 거리 정도 만큼 가깝게 있는건 아니에요.

 

 

남극에 과학기지를 지으려면

먼저 그곳에 말뚝박고 과학기지를 지어놓은

선배국가들로부터

온갖 텃세와 잔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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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누이들에 둘러쌓인 신흥국가

 

 

이런 상황을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똑똑”

“누구십니까?”

“대한민국입니다.”

“들어오세요.”

“고맙습니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남극에 과학기지를 지으려고.....”

“아 그래요? 땅 좀 알아보셨나?”

“네 저희는 요기 땅이 좋아 보여서 거기를 해보려고.”

“잠깐.”

“네?”

“거기 근처에는 A국가가 이미 기지를 지어놔서요.”

“아..... 그럴줄 알고 플랜 B가 있습니다.”

“말해보시죠.”

“저기 땅은 어떻습니까?”

“아 거긴 이미 우리나라에서 공사 시작해서요.”

“......그럼 여기는요?”

“아 거긴 돼죠. 근처에 다른나라 기지도 없으니까.”

“그럼 삽 뜹니다?”

“음..... 잠깐 설계도 좀 볼까요?”

“..... 여기요.”

“...... 너무 조그만한데요? 이거 가지고 연구가 되겠음?”

“그럼 이거는 어때요?”

“아니 이건 커도 너무 크잖아요. 이거 지어서 남극 생태계 파괴하면 어쩔 거에요?”

“......하 x발.”

 

 

아니 무슨 시누이도 아니고

이 무슨 텃세란 말인가..... 싶을텐데요.

 

 

과학기지를 만드는 이유를 생각하면 간단해요.

 

“남극을 연구함으로써 인류의 발전을 위해.”

“그러면서도 남극의 환경을 보전하는 방향으로.”

 

이 기준을 놓고 봤을 때

남극 기지들 끼리 너무 가까이 지어놓으면

의미가 없죠.

중복 연구가 되니까요.

 

 

거기에 기지가 너무 작으면

보급을 위해 남극에 너무 자주 왔다갔다 해야하니

남극의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고

그렇다고 너무 크게 지어놓으면

남극의 환경이 파괴될 것이니까요.

 

그럼 다 좋다 이겁니다.

이걸 누가 평가하느냐.....

 

기준은 두 가지입니다.

1) 남극 조약에 가입한 국가

2) 나보다 먼저 남극에 기지를 건설한 국가

 

이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국가들이

신청서를 받고서 심사를 하는 거지요.

 

아무래도 먼저 찜해놓은 쪽이

우위에 있을 것이고

 

냉전의 영향 탓인지

“우리가 세계 최초로......”타이틀을 놓고

미국과 소련이

우주를 놓고 “스타워즈”만 벌인게 아니라

남극을 놓고도 “안타티카 워즈”를 벌였다고 합니다.

 

 

일단 미국은

“남극점”에 기지를 건설했어요.

기지 이름은 “아문센-스콧기지”라고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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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점에 있는 아문센-스콧 기지

 

남극점을 먼저 가기 위해 피터지는 혈투를 벌였던

두 모험가의 이름을 땄다고 하는데.....

정작, 아문센은 노르웨이 사람

스콧은 영국사람

미국 기지인데 정작 미국인은 한 명도 없는 기묘한 이름을 짓게 되었습니다.

 

아까 남극점에 기지를 지었다고 했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남극점 딱 그 위치에 지었다기보단

거기에서 100m 떨어진 곳에 지어놓았습니다.

 

아무래도 “나도 남극점 가볼래.”하는 사람들이 있을텐데

남극점 바로 위에 지어놓으면 갈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남극점에는

“여기가 남극점이다.”라는 깃발만 꽂아놓고

거기에서 100m 떨어진 곳에 지었다고 합니다.

 

 

이 남극점도 상당히 골때리는 게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남극은 98%가 얼음으로 덮여있어요.

남극점도 그 예외는 아닌데요.

 

얼음이 땅과 완벽하게 합체된 것이 아니라

얹어져 있었고

지구상의 모든 것은 중력의 영향에 따라

위에서 아래로 움직이다보니까......

 

“여기가 남극점이다.”라고 꽂아놓은 깃발도

1년 정도 지나면 얼음을 따라서

10m 정도 슬슬슬 움직여버립니다.

 

그래서 미국의 남극점 기지는

1년마다 남극점 깃발을 뽑아서

다시 남극점을 측정하고 그 위에 다시 꽂아놓는 것을

연례 행사처럼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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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걸 1년에 1번씩 뽑아다 다시 꽂아야 함

 

 

이렇게 미국이

“우리가 세계 최초로 남극점에 기지를 지었다 이거야~”하며

국뽕을 빨아버리니

 

당시 경쟁자였던 소련은 약이 오를 수 밖에 없겠죠?

그렇다고

“우리도 남극점에 짓겠다~”하면 미국이

“엘렐레 우리가 먼저 지어놨는데? 2등 어서오고~”라고

약을 올릴게 뻔하니

 

 

마더 로씨아답게

“그렇다면 우리는 가장 추운 곳에 기지를 짓겠다.”라고 선언했습니다.

일단 온도계 들고

남극 이곳 저곳을 헤메다가

남극에서 해발 3,480m에 달하는 산 위에다가

“보스토크 남극기지”라는 것을 지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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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의 보스토크 남극기지

 

 

그래서 남극의 온도가 북극보다 춥다?

남극은 온도가 –89.2℃다?

라고 알고 있는데요.

 

그걸 측정한 곳이 바로 러시아의

“보스토크 남극기지”였습니다.

1983년에 측정한 기록인데

이 기록은

인류가 육안으로 쟀을 때 낮은 기록이라고 합니다.

 

 

이쯤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느냐

예전에 제가 짱공유를 처음 시작했을 때

유행처럼 나오던 짤 인데요.

 

추운 겨울에

뜨거운 물을 허공 위로 쫙 뿌리면

갑자기 구름처럼 되어버리는 현상

 

한때 유행했던 전설의 짤

짤은 많이 봤는데

알고 보니까

순식간에 얼어버리면서

빵하는 소리도 난다고 해요.

 

그렇다고해서 모든 남극이 –89.2℃라는 건 아닙니다.

자연적으로 내버려 두면

남극은 기본적으로 –60℃어간을 왔다갔다 한다고 해요.

즉, -89℃까지 내려가려면

기본빵 +a가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불쌍한 러시아 연구원이 덜덜덜 떨면서

체온계를 들고 나갈 때는

기본빵 –60℃에

태풍급의 엄청난 강풍이 불었다고 합니다.

 

 

 

9. 그럼 대체 남극은 왜 이리 추운건가?

 

한국에서 제공하는 교육과정을

12년 동안 공부해봤다면

 

남극이 북극보다 더 추운 이유를

대충을 알고 계실거에요.

 

물의 비열이 가장 높다

북극은 바다다

그래서 북극이 상대적으로 더 따뜻하다.

남극은 땅이다

그래서 남극이 상대적으로 더 춥다.

 

물론 이건 남극과 북극을 비교한 것이고

그럼 남극이든 북극이든 대체 왜 추운걸까요?

 

일단 북극과 남극은 지구 자전축 위에 있습니다.

거기에 자전축은 살짝 (23.5°)기울어져 있어요.

 

지구가 기울어져 있지 않았다면

남극과 북극 모두

하루는 24시간

하루의 절반은 낮 절반은 밤

이렇게 되어있겠지만

 

자전축이 기울어져있다 보니까

남극과 북극은 모두

1년의 절반은 낮

1년의 절반은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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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자전축

 

이렇게 구성되는 겁니다.

 

1년의 절반 동안 햇볕을 못 받다보면

자연스럽게 태양에너지를 못 받게되니

온도가 낮아질 수 밖에 없겠지요.

 

반대의 현상인 백야현상

 

 

그래도 이런 생각이 들거에요.

아니 열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들어가게 마련인데

남극이 극한으로 온도가 낮으면

높은 곳에서 열이 흘러들어오지 않겠나?

 

 

태풍이 바로 그런 예죠.

 

적도 지역에서 엄청난 열에너지가

태풍을 만들고

그것이 위든 아래든 올라가면서

지구의 열을 고루 퍼트리는 역할을 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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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남극도 분명

외부에서 따뜻한 바람이 불어와야 할 것이 자명해보입니다만

남극 특유의 지형적 특성상 그게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1) 문제의 근본적 원인

 

남극은 주변에 남극해가 둘러싸고 있어요.

이 남극해는

지구의 자전 중심에 있는 남극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주변에는 별다른 장애물이 없어요.

 

즉, 이 남극해를 흐르는 해류는

알리스타마냥

“누구도 날 막을수 없어.”라며

엄청난 속도로 흘러갑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강한 해류라고 하니 말 다했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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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처럼 아무도 못막음

 

 

2) 아까 말했던 비열차

 

기압은 온도에 따라 좌우되는데

온도가 주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으면 저기압이 형성되고

온도가 주번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으면 고기압이 형성됩니다.

 

아까 물은 비열이 높다고 했죠?

물론 남극해 물이 차갑다고 하지만

지구상에서 가장 추운 곳에 있는 남극 주변에 있다보니

상대적으로 따뜻해지게 된 것이고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기압이 낮은거에요.

(기압은 상대적인 겁니다.)

 

 

그러다보니까

남극해에는 지구상에서 가장 강한 저기압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얘는 다른 지역에 가서는 분명 고기압으로 작동할 법 한데

옆에 지구상에서 가장 엄청난 녀석을 친구로 두고 있어서 늘 저기압이 되는거지요.

 

비유하자면

나는 분명 전교 꼴지 급인데

내 옆자리 친구가 전국구 꼴지 급이라

상대적으로 나아보이는 효과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강도가 어느 정도냐면

웬만한 태풍은 명함도 못 내밀어요.

 

그래서 windy라는 앱을 켜 보시면

남극 쪽에 왠지 모르겠지만

바다가 시뻘겋게 되어있습니다.

(시뻘겋다 = 저기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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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저기압인 남극의 바다

 

 

태풍의 과학정 명칭은

열대성 “저기압”

 

저기압은 강한 상승 기류를 만들기 때문에

태풍급의 엄청난 바람을 만들어내지요.

 

즉, 남극은 주변에 늘 태풍급의 바람이 불고 있는겁니다.

 

이러니 남극 바깥의 적도에서 공기가 태풍이 되어

“와하하하 남극따위 내가 녹여준다! 기다려라!”하고 돌진해봐야

더 강한 태풍이 남극을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왜? 무슨 일이냐?”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살펴 가세요.”하고

명함도 못 내밀고 알아서 소멸하는 수 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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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약약강의 예시

 

 

이런식으로 남극을 둘러싼 태풍급 바람들이

에어 커튼이 되어

남극의 차가운 공기를 바깥으로 퍼트리지 못하고

남극속에서 계속 봉인되어 있어야만 했고

그게 수천만년 지속되다보니

 

지구상에서 가장 추운 곳이 될 수 밖에 없게 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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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에어커튼에 몇천만년 갇혀있던 남극

 

 

그런데 놀랍게도

남극은 사막입니다.

 

이런말을 드리면

 

“아니 98%가 눈과 얼음으로 되어있다며”

“얼음 두께가 2km라며? 장난함?”

이라고 생각하실텐데요.

남극은 지리학적으로 사막이 맞습니다.

 

사막의 기준은

1년간 평균적으로 비가 내리는 양이 250ml 미만인 곳

으로 정의내려져 있어요

 

그런데 남극의 평균 강수량은

1년에 200ml 정도 뿐입니다.

진짜 새모이 마냥 내리는 거지요.

 

그렇다면 대체 저 2km두께의 얼음은 뭐로 설명이 되느냐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있지요?

남극이 워낙 춥다보니

진짜 새모이처럼 눈이 내려도

얘가 녹지를 않는겁니다.

 

그렇게 찔끔 내린게 고대로 쌓이고

찔끔 내린게 고대로 쌓이고

쌓이고

쌓이고를

 

몇 쳔만년 반복하고 나니까

그런 어마어마한 얼음을 만들어낸 겁니다.

 

 

워렌버핏 할아버지도

내 재산의 90%가 60대에 만들어졌다

복리는 이렇게 대단한 것이다

라고 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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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리로 개꿀빤 워렌버핏

 

바로 그 복리의 마술

남극이 보여주고 있는 셈입니다.

 

 

여러분들도 몇 천만 년 정도 돈을 모으면

타워팰리스를 살 수 있다

희망을 남극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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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몇천만년 돈 모으면 살 수 있음

 

 

 

10. 남극의 나침반 그리고 시계

 

남극 근처에 가면

나침반이 빙빙 돈다고 합니다.

 

왜 그런지 설명하는건 간단합니다.

 

 

원피스에 나오는 영구지침 기억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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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침반이 이랬다면

 

이건 나침반이 3차원으로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루피네 해적단이 하늘섬을 갈 때

기록지침의 바늘이 하늘을 향해 있었습니다.

 

만약 여러분들이 원피스의 기록지침 같은 나침반을 들고 갔다면

남극점에 섰을 때 나침반의 바늘은

s극이 땅을 가리킬 거에요.

 

하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일반적인 나침반은

2차원적이기 때문에

나침반이 똑바로 곧추설 수 없기 때문에

 

그렇게 제자리에서 미친 듯이 빙글빙글 돈다고 합니다.

 

사실 이건 여담처럼 지나간 거구요.

진짜 말하고 싶은 건 바로 이겁니다.

 

 

남극의 시간은 대체 몇 시일까요?

 

 

이게 별 생각없이 여겨본다면

“이걸 대체 왜 묻는거야?”

라고 생각하실것이고

 

만약 지구본을 가지고 계시거나

구글 어스를 켠 뒤에

“위도, 경도”를 체크박스에 체크하신다면

 

이제 엄청난 혼동이 찾아올 겁니다.

 

 

왜냐면......

 

남극점과 북극점은 전 세계의 경도가

한자리에 모이는 곳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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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선을 그리려다가 포기했습니다.

 

 

만약 여려분 들이 남극점에 서 있을 때

 

북쪽을 바라본 채로 몸을 오른쪽으로(동쪽으로) 90도 틀면

몇 시간 뒤 미래로 시간여행을 하는 일이 벌어지는 겁니다.

 

반대사례로 여러분들이

남극 과학기지에 있고 그중에 보직이 요리사라면

아침 요리하기 너무 싫다.

이럴 땐 이런 꼼수를 쓰면 되죠.

 

“야 친구야 일어나”

“어 왜?”

“아침밥 줘야지. 배고프다고.”

“아침밥? 지금 몇 시인데?”

“오전 일곱시인데?”

이럴 때 몸을 서쪽으로 슥 돌아 누워 버린다음에

“내 기준으론 새벽 세시야. 네 시간 뒤에 다시 깨워.”

 

할 수 도 있는 겁니다.

 

 

이렇게 남극과 북극은

전 세계의 모든 경도가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사실상 취향에 따라선

전 세계의 모든 시간을 사용해도 할 말 없는 겁니다.

 

 

“아니 x발 요리사 x끼들이 지들 요리 하기 싫으면

몸을 서쪽으로 팩 돌아버리는데 뭔가 대책 없음?”

하는 일이 벌어지다보니

 

결국 남극만의 시간대를 정하기로 했습니다.

 

남극은 날자 변경선과 같은 시간대를 사용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사실, 위도든 경도든 결국

가만이 있는 지구에 인간이 멋대로 정해놓은 것이니

남극의 시간대도 결국 지들 맘대로 결정할 수 있는 거죠 뭐.

 

 

우리나라와 비교해보자면

남극은 우리나라보다 3시간 빠른 시간대를 사용하고 있어요.

 

 

여담으로 날자 변경선을 자세히 보시면 진짜 웃기게 생겼습니다.

 

분명 지구는 둥글고

위도는 위아래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쭉 나가는데

이 날짜변경선이란 녀석은 뜯어보면 웃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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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생긴 날자변경선

 

잘 내려가다가 좌회전 한번 했다가

우회전도 한번 했다가

그렇게 잠시잠깐 쭉 내려가는가 싶더니

피턴을 하고 난리 부르스를 칩니다.

 

이건 대체 왜 이런 걸까요?

 

 

일단 “세계의 모든 문제의 90%는

영국 때문이다”라고 하는 농담이 있는데요

이번에도 역시 영국이 문제의 발단이었습니다.

 

영국이 세계의 시간이 너무 복잡하니

“야 우리나라에 그리니치 천문대가 있어. 거길 기준으로 한다?”

라고 선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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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발단

 

영국이 그때는 힘이 셌으니까 다들 군말 없이 따르는가 싶었는데

세계에서 가장 영토가 큰 러시아가

“아니 x발을 외친거죠.”

 

“니네 하는대로 쭉 긋다보니까.”

“ㅇㅇ?”

“우리 배링해 지역 어쩔거야?”

“뭔 문제임?”

“아니 같은나라에 있는데 니네 룰대로 그어버리면?”

“ㅇㅇ?”

“여긴 바로 옆 동네인데 날짜가 달라진다고.”

“어......”

“그냥 우리 여긴 같은 시간대로 쓸거임.”

“아니 x발 그럼 날짜변경선이 꼬이는데.”

“아 그건 모르겠고, 니네가 멋대로 기준 잡은거 우리라고 못잡냐?”

“.......”

 

그렇게해서 러시아는 날짜변경선을

자기네땅에서 멀리 쭉 긋더라 이거죠.

 

그러다보니 이번엔 미국이 발끈했습니다.

 

“아니x발 니네가 그렇게 쭉 그으면”

“쭉 그으면?”

“우리나라 알류샨열도가 날자가 달라지잖아?”

“그럼 그 부분은 니네 반대방향으로 쭉 그어.”

“그럼 되겠네?”

 

그래서 미국과 러시아의 경계를 따라서

날짜변경선이 좌회전을 했다가 우회전을 했다가 했지요.

 

여담으로

 

러시아와 미국의 경계에

다이오미드 아일랜드라고

두 개의 섬이 독도 마냥

동도와 서도로 마주 보고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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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의 섬은 미국

서쪽의 섬은 러시아 소유인데요

 

날자 변경선이 그 섬 사이를 지나간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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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날자변경선이 좌회전을 하고

 

마주보는 두 섬이지만

시간은 24시간 차이가 나는거지요.

 

 

이렇게 날짜변경선은

정무적 감각을 발휘해

러시아와 미국 사이를 코너링한 뒤로 쭉 내려가나 싶었는데

 

이번엔 태평양의 섬나라들이 문제를 일으킨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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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히 물음표가 뜨는 전개

 

 

원래 그쪽동네들은

대빵인 호주와 같은 시간대를 쓰고 있었는데

국제화를 맞이해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지역 상인회에서 난리가 났습니다.

 

“아니 님”

“왜염?”

“이게 말이 됨?”

“뭐가염?”

“우리는 날짜변경선 바깥에 있어서 지구상에서 시간이 제일 느리지 않음?”

“ㅇㅇ 그렇죠?”

“그런데 우리에서 비행기타고 20분이면 가는 섬 앎?”

“ㅇㅇ잘 알죠 거긴 왜요?”

“거긴 날짜변경선 안쪽이라서 지구상에서 시간이 제일 빠르다고요.”

“그래서 그게 뭔 문젠데요?”

“문제지.”

“뭐가요?”

“거긴 전 세계에서 가장 새해가 빨리온다고 해서

전 세계 관광객들이 새해 첫 해를 보겠다고 겁나 몰려가지 않음?”

“아.....”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제일 새해가 늦게 와버리잖아요.”

“그게 뭔 문제임?”

“세계에서 제일 해가 먼저 뜨는 곳을 오지, 누가 세계에서 제일 늦게 뜨는 곳으로 오겠슈?”

“헐......”

“우리도 날짜변경선 안쪽으로 시간대 바꿉시다.”

“그거 맘대로 해도 되나.....”

“아니 x발 미국하고 소련도 그렇게 하는데 우리라고 못할 거 뭐 있나!”

 

 

그런 이유로

쭉 잘 내려가던 날자 변경선들이

태평양의 섬 지역에서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해가 제일 빨리 뜨는 곳입니다.”

라고 홍보하기 위해

 

p턴도 하고

갔다 왔다를 반복하는 난리를 치게 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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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상당히 정무적인 녀석이었음

 

 

사실...... 원 ㅉㅉ그게 뭐 별거라고 하기 앞서

우리나라도 그렇잖아요.

 

울릉도, 독도야 부동의 원탑으로 해가 제일 빨리 뜨는 곳이니

딱히 이견이 없지만

 

우리나라 한반도 본토에서 누가 제일 해가 빨리 뜨냐를 놓고

호미곶이다

정동진이다

간절곶이다

갑론을박이 치열하고

 

이 문제가 지역 상인회와도 관련되어있기 때문에

이 대결은 참으로 첨예한 것 같습니다.

 

 

 

11. 남극점의 위치

 

남극점이야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1년에 10m 정도 이동하고 (위에 꽂힌 깃발이)

 

그곳에서 100m 떨어진 곳에

아문센 – 스콧 기지가 있다고 합니다.

 

남극점을 누가 먼저 가느냐를 두고 벌인

아문센과 스콧의 대결은

워낙 유명하기도 하고

할 이야기도 많다보니 다음에 다루기로 하고요.

 

 

이들이 남극점을 가기 위해

참으로 개고생을 했다 싶은게

 

남극점은 가장 가까운 해변에서 1,300km나 떨어져있고

(한반도의 남북 길이가 950km니까, 한반도의 1.5배를 걸어갔다는 것)

 

거기에

남극점이 그냥 땅 위에 있는게 아니라

얼음위에 있고

얼음의 두께가 약 2km정도라고 했습니다.

 

남극점의 정확한 해발고도는

2,800m

 

즉, 아문센과 스콧은

남극 해안에 각각 상륙해서

한반도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길이의 1.5배 거리를 걸어서

백두산 보다 더 높은 곳까지 걸어올라가

남극점을 만났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다보면

“이야 진짜 고생 많았네.”

“지들이 해번에서 얼마나 걸아야 했는지도 몰랐을거 아냐.”

라고 생각하셨을 텐데요.

 

노놉.

그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걸어야 하는지 알고 있었어요.

 

일단 그 전에 탐험가들이

남극점까진 도전하지 않더라도

대략적으로 남극의 크기는 알아야겠다 싶어서

남극 주변을 삥 둘러보는 탐험을 했고

그때 남극의 크기를 대략적으로 측량을 했거든요.

 

“주변 길이가 이정도니 남극점의 위치는 이정도이다.”

라고 짐작했다는건데요.

 

“우와 이걸 어떻게 알지?”라고 싶으실텐데요.

생각보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우리가 초등학교 다닐 때

수학시간에 원에 대해서 공부했는데요.

 

원의 둘레가 원주

중심을 지나는 선은 지름

 

원주 = 지름 × 3.14

 

남극의 둘레 = 남극의 지름 × 3.14

남극의 지름 = 남극의 반지름 × 2

 

이러면 대략적으로 남극점까지

얼마나 걸어가면 되겠군을 알 수 있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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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별거 아닌 것으로

 

 

 

12.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남극이 처음부터 왕따 마냥 처박혀서

왕따처럼 얼어 붙어있던 건 아니었습니다.

 

1억년 전 쯤에 남극은

호주 근처에 있었다고 해요.

 

그러다가 대륙이 이동하게 되면서

“어어어?” 하는 사이에

남쪽으로 밀려내려가버렸고

앞서 말씀드렸던 메커니즘에 따라서

꽁꽁 얼어붙은 대지가 되어버리고 말았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남극에는

따뜻한 시절에 존재하던 흔적들이 있고

그것들은 타 대륙에 비해

엄청나게 잘 보전되어 있다고 합니다.

 

 

대충 얼음만 파 봐도

식물, 동물의 화석이 발견되는건 예사라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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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의 화석

 

 

그렇다면 남극 과학기지에 간 사람들은

죄다 화석 찾기 놀이를 하고 있느냐......

 

엄밀히 말하면

다른 종류의 화석을 찾고 있다고 하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연구만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남극에 파견된 과학자들은

길쭉한 파이프를 얼음 위로 가지고 가서

박아넣어요.

 

그 뒤에 파이프를 조심스럽게 꺼내면

파이프 속에 얼음이 층층이 딸려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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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식으로 시료를 채취함

 

어떻게 보면 지층과 같은 원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즉 깊은 곳에 있던 층은 몇억 년 전

얕은 곳에 있던 층은 몇천 년 전

 

만약에 특정 년도의 환경에 대해서 궁금하다 싶으면

해당 년도 쯤의 얼음층만 똑 떼가지고 와서

비커에 넣고 얼음을 녹입니다.

 

이때는 얼음이 녹아서 물만 나오는 게 아니라

눈이 쌓이면서

눈에 끌려들어가 같이 묻혀버린 공기층까지 같이 나오게 되는 거지요.

 

이때 그 공기층을 포집해서

분석을 하면

“아하, 이때는 대기가 이런 환경이었겠군.”

이라고 추측할 수 있게 되는겁니다.

 

 

예컨대

공룡이 멸종한 원인이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해서 그렇다”라는 가설을 확인하고 싶다면

 

그 시기에 해당하던 얼음층을 똑 떼와서

물을 녹이고 공기를 포집한 뒤에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는 거지요

그 결과

“어? 이 층에서 외계에서 온 것 같은 흙들이 보인다.”

라는걸 발견하면

가설이 맞게 되는 것이고요.

 

 

얼음의 보존성이 뛰어나다는걸 보여주는 사례가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알프스의 얼음이 녹으면서

몇 만년 전 사람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합니다.

 

고고학자로선 만세삼창을 부를 일이었죠.

 

그 시신을 가지고 와서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긴 뒤에

몇가지 사실을 밝혀냈다고 합니다.

 

위를 절개해 본 뒤에,

“아 이 사람이 죽기 직전에 뭘 먹었구나.”라는걸 알 수 있었고

이 사람이 손에 쥐고 있던 몽둥이를

분석해보니

“이 사람 몽둥이에 서로 다른 사람의 유전자가 몇 개가 발견됐네?”

“오우야..... 전쟁을 했나? 몇 명을 죽인거야?”

라는걸 알 수 있었다고 해요.

 

 

또 남극도

대륙이동설 즉, 멘틀의 순환에 따른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얼음 밑에 꽤나 많은 화산들이

또아리를 틀고 있다고 합니다.

 

일단 가장 높은 화산은

해발 3,800m에 달하고요

(현재는 휴화산이라고 합니다.)

 

얼음 밑에 깔려 있는 화산들도 있다고 합니다.

얼음에 레이더를 투과해서 확인해 본 결과

138개의 화산들이 확인됐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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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애들이 138개가 있음

 

 

 

13. 흔한 남극의 투잡러들

 

앞서 남극에는

여름에는 4,000명정도

겨울에는 1,000명 정도가 계신다고 했는데요

 

 

대충 이런 메커니즘으로 운영이 됩니다.

여름에야 사람이 살기 편하니

남극에 여름이 올 때 까지 주변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야! 여름이다! 버튼 올려!”

하고 우르르 남극에 몰려가서 연구를 수행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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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오기 전에

“야! 겨울이다! 버튼 내려!”

하고 우르르 남극에서 빠져나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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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홍철씨 죄송합니다

 

 

남은 분들은

“하...... x발 아직 연구 안끝났는데.” 하는 지각생들

(이라기 보단 장기 프로젝트를 수행하셔야 하는 분들)

그리고,

남극 기지를 관리하기 위한 분들이라고 해요.

 

 

이런 분들을 어떻게 충원하느냐

 

우리나라에서는

한국 극지연구소라는 곳에서

매년 연구직 및 기술직 공고를 낸다고 합니다.

 

일단 연구직이야 하계 동계 나눠서 내겠지만

관리직의 경우에는 대부분 1년 단위로 모집을 한다고 합니다.

한번 기술직으로 가시면 1년 동안 남극에 짱박혀 있어야 하는 거지요.

 

이때 경쟁률이 치열하다고 합니다.

 

왜 그런 것이냐

일단 전 지구에서 경험하지 못할 경험을 해볼 수 있으니까

그런 것도 있겠고요

 

약간의 농담이겠지만

재정적으로 남는 게 엄청 큽니다.

 

일단 급여가 빵빵한 것도 있겠지만

그 빵빵한 급여를 어디 쓸 데가 없으니 그대로 굳어버립니다.

 

남극에 내리는 눈은 녹지 않고 그대로 쌓이듯이

남극에서 받은 급여는 녹지 않고 그대로 쌓이는 셈입니다.

 

 

“야 근데 남극 대원이면

박사학위 한 세 개쯤 따고 시작해야 하는거 아녀?”라고 생각하고

도전할 의욕을 꺾으실 수도 있을텐데요.

 

 

그래도 일반인 중에서 비벼볼 만한 종목이 있긴 합니다.

바로 요리사 부분이죠.

 

하지만 비벼 볼 만 하다고 했지

100% 합격이다 라고 할 순 없는게

 

얘도 조건이 장난 아니거든요.

 

일단

한식 일식 중식 양식 자격증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야 하고요

그냥 쉽게 말해서

한국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요리를 할 수 있어야 하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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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처럼만 하면 됨

 

그리고

하계에는 약 4,000명에 달하는 사람들을 모두 먹여 살릴

대량 급식을 할 역량이 있어야 겠지요.

 

 

군생활을 취사병으로 지내봤다 하시는 분들은

한번 도전해 볼 만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니 근데 어떻게 혼자서 4,000명을 다 먹이냐?

내가 무슨 예수여?” 하실 수 있을텐데

 

당연이 남극같이 척박한 곳은

모두가 협력을 해야 생존이 가능하기 때문에

 

남극에 파견된 연구원들도

먹는거에 관련해선 조금씩 도와주고 있다고 합니다.

 

 

처음에야

“아오 죽겠다 x발 어떻게 4,000명을 다먹이냐?”

하고 죽겠다 죽겠다 하는걸

 

약간 여유가 있는 분들이

“제가 좀 도와드릴까요?”

“오 땡큐 땡큐. 나 양파 까야하는데 좀 도와주실?”

“오케이 콜”을 했는데요.

 

“센스는 부조리의 어머니다”라는 말이 있듯이

처음에는 호의로 시작한 것이

시간이 지나다보니

“어? 그 역할은 요리보조도 해야 돼.”라고 굳어져 버린 거지요.

 

그 요리 보조를 떠맡게 된 역할이 누구냐.....

의사라고 하는군요.

 

아마

남극 기지에 의사 한 명은 있어야지 하고

의사 선생님이 파견 됐는데

 

생각보다 환자가 발생하지 않아서 한가하게 시간 보내다가

“이걸 언제 다 요리하냐고 ㅠㅠ”하는 요리사를 봤고

마침 한가 하겠다

의사는 칼도 잘 다루겠다.

 

내가 한 번 도와줄게요 했다가

그대로 부조리로 굳어진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다른 의사분들은

“그래요 그럽시다 룰이 그렇다는데 뭐.”하고 따랐는데

 

어느 해인가 파견된 의사분이

“아니 x발 내 계약서엔 요리 보조를 한다는 조항이 없는데? 이게 말이 됨?”

이라고 항의를 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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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의 4대 문항 시작요소

 

군대를 경험해보신 짱공인들은 이해하겠지만

이런 문제제기가 발생하면

난리가 나게 마련이죠.

 

그렇게 한바탕 홍역을 치른 뒤로

극지연구원에서는 해결책을 냈다고 합니다.

 

K-국방과 매우 흡사한 방식으로요

 

극지연구원의 의사 부분 모집요강에는

“보조 업무로 요리보조를 해야함”이라는 조항이

포함 되었다고 합니다.

 

즉, 남극에서 요리사로 활동하시는 분들은

의사 선생님을 요리보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투잡은 의사만 해당하는게 아니에요.

남극기지에서 가장 중요한

‘보일러 담당 요원’도 투잡러입니다.

 

앞서 우리나라의 사례에서 봤듯이

남극 기지에서는

크고 작은 트러블들이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고 해요.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그런 일은 없다지만

외국 기지에서는 강력사건으로 비화될 뻔 한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럴 때는 분명

누군가에게 “공권력” 혹은 “사법권”을

쥐어 줘야 할 것입니다.

 

 

이때 나오는게 바로 남극 보일러 요원입니다.

일단 이분들은 한번 파견되면 몇 년씩 있게 되니까

남극 기지 최고 고인물이 되게 마련이거든요.

 

남극 보일러 요원은

해경 출신에

보일러 관련된 보직을 수행한 사람으로

조건을 두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평소에는 보일러 관리를 하시다가

남극 연구원들 사이에 분쟁이 발생했을 때

사법 경찰권을 발휘

그걸 중재하는 역할을 한다고 해요.

 

 

이렇게 남극에서 연구를 해서

그 결과물을 인터넷이든 어디든 올려야 할넨데

그걸 어떻게 올릴까요?

 

남극에선 일단 자체적인 도메인이 있다고 합니다.

한국은 .kr

미국은 .us / ,com

이런식으로 되어있다면

남극은 .aq로 되어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것도 하루에 몇 시간 못 사용하는 게

정지궤도 위성은 적도에 떠 있으니

그것은 이용하기 힘들고

 

남극과 북극을 하루에 몇 번씩 오가는

극궤도 위성을 통해서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극궤도 위성이 남극에 다다르는 몇 시간 동안

“야 위성 떳다! 인터넷 켜자!”라고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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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홍철씨 다시한번 죄송합니다

 

 

 

14. 남극 과학기지 건설

 

대충 짐작은 하시겠지만

남극 과학기지를 건설하는데는

평균 5년 가까이 걸린다고 합니다.

 

일단 날씨가 장난 아니죠.

공구리 쳤는데

날씨가 추우면 제대로 양생이 될 리가 없잖아요?

거기에

“야 볼트 조여야 하는데?”

“곧 해지는데 내일 하지 뭐.” 했다가

다음날 가봤더니

얼어서 다 터져있으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거지요.

 

그리고 남극기지는

남극의 환경 오염을 최소화 해야 하니

건설 자재를 남극에서 현지조달 하는 것도 불가능 하고요.

 

 

그래서 한국에서 미리 만들어놓고

반 조립상태로 남극 근처로 가지고 온 다음에

남극의 여름이 되었을 때

호다닥 가서 볼트 너트 조이고 조립하는 식으로

진행을 해야 하는 겁니다.

 

 

세종 과학기지의 건설에 대한 이야기는

향후에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5. 남극과 한국

 

세종, 장보고 과학기지 외에도

우리나라는 남극과 관련이 꽤 깊습니다.

 

 

안타깝게도 좋지 않은쪽으로 말입니다.

 

우리나라가 남극 바다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데요.

 

몇 년 전에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던

“크릴 오일” 기억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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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유행했던 크릴오일

 

이것의 재료가

크릴새우인데

그건 바로 흰 긴수염고래의

주요한 먹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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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까지 건드는 건 좀….

 

하다 하다 고래밥까지 뺏어먹고 있는

판국인거지요.

 

 

“난 크릴오일 안먹으니까 괜찮지?”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일식집 가면

메로구이 먹곤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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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좋아하시는 분들 많이 봤습니다.

 

메로구이의 재료인 메로도

남극에서 많이 자라는 종류인데

우리나라가 엄청나게 잡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국제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하지요.

 

한때

“일본이 세계에서 물고기를 가장 많이 먹는 나라다.”라고

알고 계실 텐데요.

 

우리나라가 그 자리를 추월한 지 엄청 오래됐습니다.

 

전 세계에서

물고기를 가장 많이 먹는 나라 1위가 한국

2위가 일본이지요.

 

그런 점에서

한국과 일본 사이에 있는 동해지역은

물고기들에게 있어선

“사고 다발 지역”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동해에 있는 어망들의 지도를 보시면

이곳을 들어와서 살아 나가는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보면 될 거에요.

 

그 영향을 알 수 있는 사례가

바로 오징어잡이입니다.

 

 

제주도 앞바다를 보면

새벽에 오징어잡이 배들이 조명을 밝게 켜고

오징어를 잡느라 여념이 없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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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공인에겐 위험신호

 

그 이유는 오징어들이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도 우리나라와 일본 배들이

오징어를 잡다보니까

 

자연 선택설과 같이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오징어들은

잡혀가서 유전자를 남길 기회가 사라지고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오징어들만 살아 남아서

오징어잡이 배들의 수확량이 감소하고 있다고 해요.

 

어떻게 보면 자연 선택설이 아니라

인간 선택설이라고 할 수 도 있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뭘 많이 먹는 나라로 손꼽힙니다.

 

물고기도 가장 많이 먹고

야채도 아시아에서 가장 많이 먹고

고기도 아시아에서 거의 탑입니다.

 

아르헨티나 편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동네 마트 수산물 코너만 가봐도

세계의 모든 나라들이

한국을 위해 물고기를 잡는구나 싶을 겁니다.

 

노르웨이산 연어

감비아산 은갈치

마다가스카르산 참치

모잠비크산 장어 등등 말이지요.

 

 

 

16. 마치며

 

남극에 대해서 간단하게 짚어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벌써 40페이지가 넘어가네요.

 

그냥 뭐..... 이젠

분량 죄송합니다 퓨ㅠ하기도 뻘줌하고

참.....

 

앞으로 남극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하게될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스피디하게 풀어나가고

다음 대륙으로 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글을 마치기 전에

이 게시글은 유튜브

“3프로 TV”의 코너

“최준영 박사의 지구본 연구소”를 원전으로 하고 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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