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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사회] 재판관은 어쩌다 살가죽이 벗겨졌을까 (시사IN)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247 그림 ‘캄비세스의 재판’에는 돈을 받고 판결을 내린 재판관 시삼네스가 끔찍한 처벌을 받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재판관의 부정이라는 범죄가 그만큼 치명적이고 무겁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16세기 화가 헤라르트 다비트가 그린 ‘캄비세스의 재판’.재판정 건물에 이 그림이 걸렸다. 16세기 플랑드르의 화가 헤라르트 다비트(1460~1523)는 브뤼헤라는 도시로부터 회의장과 재판정으로 쓰이는 건물을 장식할 그림을 주문받고 B.C. 6세기의 페르시아를 배경으로 한 그림을 내놓았어. 당시 돈을 받고 판결을 내린 시삼네스라는 재판관이 페르시아 왕 캄비세스로부터 끔찍한 처벌을 받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이었지. 그림 속에서 처형대 위 결박된 시삼네스는 산 채로 그 피부가 벗겨지고 있어. 살아 있으나 죽느니보다 못한 시삼네스의 고통 그득한 표정과 사형 집행인들의 잔인한 손놀림이 그럴 수 없이 생생하게 묘사돼 있지. 캄비세스는 그렇게 벗겨낸 살가죽을 시삼네스가 앉아 있던 의자에 깔게 한 뒤 시삼네스의 아들을 불러서 말해. “이제부터 네가 재판관이다. 저 자리에 앉아라. 네 아비의 살가죽 위에서 네가 어떻게 판결할지를 항상 고민하라.” 이게 ‘캄비세스의 재판’이라고 불리는 그림이야.캄비세스는 왜 그렇게 유달리 끔찍하고 곱절로 고통스러운 방식의 처벌을 사용했을까? 그건 바로 재판관의 부정이라는 범죄가 그만큼 치명적이고 무거운 범죄라는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였을 거야. 판관(判官)들의 판결은 곧 법으로서 사람들의 일상을 규정하는 힘을 지니는데, 돈이나 사적인 관계나 기타 등등 때문에 법에 어긋날 판결을 내는 것은 그 사회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행위가 되지 않겠니.최근 대한민국 사법부가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왔으며 그 사례까지 친절히 밝힌 보고서가 공개된 바 있지. 삼권분립을 신주단지처럼 모시고, 판결을 존중하라고 툭하면 떠들어대던 그들은 그 손으로 행정부 수반의 비위를 맞출 만한 판결문을 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단다. 또 그들은 입으로는 “우리는 이렇게 협조하고 있습니다”라고 속삭이며 정권에 아부하고 있었다. 그래 놓고도 자기들은 잘못한 것이 없다고 우기는 대법관들을 보면 캄비세스가 저승에서 벌떡 일어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아빠는 오늘부터 몇 주간, 우리 역사에서 그 어떤 압박과 유혹 속에서도 소신과 원칙을 지켜 “하늘이 무너져도 정의를 세운”, 또 현명한 판결로 뭇 사람들에게 법의 의미를 일깨웠던 몇몇 분의 이야기를 들려주려 해. 고려 무신정권 시기에 손변(孫抃)이라는 사람이 있었어. 경상도 안찰사로 재직하던 시절, 그는 한 송사에 직면하게 돼. 재산을 둘러싼 남매의 송사였어. 남동생의 주장. “한 부모의 자식들인데 어찌 누이에게만 재산이 돌아가고 제게는 재산이 없단 말입니까.” 누나의 주장.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검은 옷 한 벌, 검은 관 하나, 신발 한 켤레, 종이 한 장만 동생에게 주고 나머지는 모두 제가 맡으라 하셨습니다. 어찌 부모의 말을 어기겠습니까.” 둘의 주장은 팽팽했어. 알고 보니 몇 년을 이어온 송사였다. 아버지의 유언장은 명확했으나 남동생의 호소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야. 그러나 손변은 이 송사의 결론을 내려.“자식에 대한 부모 마음은 똑같은데 어찌 시집간 딸에게는 후하고 부모 잃은 아들에게 박하겠는가. 아버지가 돌아갈 때 어린 아들이 의지할 곳은 누나뿐인데 재산의 반을 아들에게 줄 경우 누나가 남동생을 사랑함이 덜하여 양육에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을 우려했던 것이다. 아들이 장성하면 상속의 몫을 찾기 위해 의관 정제하고 탄원을 쓸 수 있도록 옷과 관, 종이와 붓을 유산으로 남겼던 것이다.” 6월5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의 사법 농단 의혹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재산을 관리하기에는 너무 어린 아들에게 재산이 넘어가면 누나의 관심이 덜해질 것은 말할 나위 없고, 그 재산을 탐낸 이들이 반드시 꼬이게 마련. 아버지는 장성한 누나에게 전 재산을 주어 동생에 대한 책임감을 심어주는 한편, 아들이 장성하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도록 상징적인 물건들을 남겨주었던 거야. 〈고려사〉의 손변 열전(列傳)에는 이 판결을 들은 남매가 서로 부둥켜안고 울었다 했으니 재산 문제로 다투긴 했으나 의가 나쁘지 않았고, 돌아가신 아버지와 현명한 판관의 뜻을 헤아릴 줄 아는 남매였다고 생각되는구나. 여기서 잠깐 고려 시대의 풍습을 들여다보자. 우선 21세기 한국에서도 버젓이 살아 움직이는 ‘장자 상속’ 같은 건 고려 사람들에게 낯선 풍속이었음을 알 수 있지? 아들과 딸 차별이 없었고 딸에게도 아버지의 재산이 균등하게 상속되었어. 출가외인 따위 개념은 당시에는 흔적도 없었고 말이야. 하나 더, 가문의 재산과 권리가 딸에게 똑같이 적용되었으니 여성의 지위가 조선 시대나 심지어 요즘에 비해서도 꽤 당당했으리라는 것. 그래서 고려 귀족 사회에서 세도가 당당한 집의 딸과 결혼한다는 건 출세의 직행 코스였고 출세를 위해 본부인과 이혼을 불사하는 일도 드물지 않았어. 대표적인 예로 무신의 난을 일으킨 정중부의 사위 송유인을 들 수 있어. 그는 부유한 상인의 아내와 결혼해서 그 재산을 바탕으로 출세했는데, 무신정변 이후 정중부의 딸과 결혼하려고 아내를 섬에 버리는 파렴치한 행위를 하니까.한편 손변의 아내는 왕실의 후예이지만 서출(庶出)이었어. 이런 아내의 신분은 남편의 벼슬길에 결격사유가 되었단다. “아내의 계보가 왕실의 서족(庶族)에 연계되었으므로 대성(臺省)·정조(政曹)·학사(學士)·전고(典誥)에 임명될 수 없었다 (〈고려사〉 손변 열전).” 즉 아내의 신분 때문에 남편은 누구나 탐내는 자리에 갈 수 없었던 거야. 아내는 안타까이 권했다지. “내 계보가 천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니 나를 버리고 세도 있는 집에 장가드십시오.” 경상도 안찰사 시절의 명판결에서 보듯 유능한 관료로 꼽혔던 손변이 새장가를 들기란 어렵지 않은 일이었을 테지만 그는 아내의 권유를 뿌리치고 아내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다 죽었다고 해.권력보다 인간의 도리에 충실했던 법관 그라고 해서 왜 욕심이 없었을까. 그의 원래 이름, 부모님이 주신 이름은 손습경(襲卿)이었어. ‘벼슬을 세습’한다는 뜻이야. 아마도 대대로 잘나가는 집안이었고 그 희망이 담긴 이름이었겠지. 손변 아니 손습경은 이름이 불릴 때마다 언젠가 자신이 앉게 될 거창한 벼슬자리를 꿈꾸었을지도 몰라. 하지만 손변은 그 꿈을 스스로 버리고 이름까지 바꿔버렸어. 그는 권력에 취하기에는 인간의 도리와 상식에 워낙 충실한 사람이었던 것 같구나.그가 스스로 바꾼 이름 변(抃)은 ‘손뼉 치다’라는 뜻이야. 무슨 의미였을까. 사랑하는 아내, 출신 때문에 남편 앞길을 가로막는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던 아내와 통쾌하게 손뼉을 치며 “우린 괜찮다”고 외치고 싶었던 것일까. 권력과 부귀영화 쪽으로 머리가 향하지 않은 소수의 사람들, 그리고 최소한의 정의를 위해 손 모으던 백성들과 함께 ‘하이파이브’를 하고픈 마음이었을까. 그 깊은 뜻이야 아빠가 알 수 없다만, 권력을 위해서 아내마저 가차 없이 버리던 당시의 군상들이 손변을 어떻게 보았을지는 능히 짐작할 수 있겠다. 아울러 “판결이 곧 법”인 대한민국의 사법 권력들이 과거 고려의 허접한 양반들 마누라 팔아치우듯 그 양심과 명예를 내팽개치는 걸 보았다면 손변은 그 이름을 박수칠 변자가 아니라 손괵(摑·뺨때릴 괵)으로 바꾸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법에 대한 백성의 신뢰는 하늘 같은데 어찌 권력에 후하고 법률과 양심에 따른다는 헌법에는 박하였는가. 생각건대 벽란도 장마당에서 행인 모두에게 뺨을 내밀고 때려달라 청해야 마땅한 죄로다”라고 준엄하게 논고하면서 말이야. -------------------------------------------------------------------------------------------------------------------------- 2018년 양승태 사법농단 논란 터졌을때 기사입니다. 양승태는 사법부의 일부 썩은 적폐가 아니라 걍 판새들 전체를 대변하는 거울이었나 봅니다. 법원 앞에 어설프게 저울질하는 여신상 다 치워버리고 저 그림이나 걸어 놨으면 좋겠군요.
린눈작성일 2021-01-22추천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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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사회] 트럼프는 단순 해프닝이 아니다. -시사인 기사 퍼옴-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3195 트럼프 시대의 출현이 단순 우연이 아니라는 내용을 펴는 기사입니다. 일부 발췌 붙여넣기식으론 내용이 좀 방대합니다. 괜찮은 기사 같으니 관심 있으시면 링크 클릭. 핵심만 조금 보자면 --------------------------------------------------------------------------------------------------- 트럼프의 4년은 반짝 해프닝이 아니라 깊은 뿌리를 갖고 있다.정치가 소유의 문제를 다루는 데 실패하면서 나타난 거대한 흐름이다.피케티를 통해 트럼프 시대의 진정한 의미를 들여다본다. ........ 이제 피케티가 ‘포퓰리즘’이란 설명을 거부하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피케티의 사분면에서 보면, 버니 샌더스와 마린 르펜과 도널드 트럼프는 모두 노선이 다른 정치인입니다. 특히 샌더스와 트럼프는 아예 정반대에 자리 잡고 있는데, 이들 모두가 ‘포퓰리스트’로 불렸습니다. 국제주의적이면서 재분배에는 소극적인 태도(‘국제주의·불평등주의’)가 서구 정치의 주류였기 때문에, 주류의 눈으로 보면 전혀 다른 정치노선들이 모두 ‘포퓰리스트’로 뭉뚱그려 불렸다는 겁니다. 이 사분면에서 진정으로 흥미로운 대목은, 서구 정치의 좌파와 우파가 모두 ‘국제주의·불평등주의’ 블록에 모여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파는 여기가 원래 자리여서 그렇다지만, 좌파는 왜 이 자리에 와 있을까요? 피케티는 좌파 정치가 원래 자리인 ‘국제주의·평등주의’에서 ‘국제주의·불평등주의’로 서서히 미끄러졌으며, 이것이 1970년대 이후 정치가 고장 난 근본 이유라고 주장합니다. 정치가 재분배를 다루는 데 실패하면서, 즉 소유 문제를 중심축으로 끌고 가지 못하면서, 좌절한 유권자들이 경계 문제로 몰려갔습니다. 21세기 들어 정체성 정치가 분출한 것은 인간 본성 같은 이유가 아니라 정치가 고장 났기 때문이고, 더 구체적으로는 좌파가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1970년대 이후 선진국 좌파 정당들은 불평등 문제를 다룰 역량을 갈수록 잃어갔습니다. 거대한 두 조류, 세계화와 고학력화 때문입니다. 세계화는 국가 차원에서 재분배 정책을 펼 공간을 좁혔습니다. 이제 기업이나 부자에게 세율을 높이려 하면 이들은 더 연결된 세계를 타고 조세를 회피합니다. 역으로 정부가 세율 덤핑 경쟁을 펼치는 처지로 몰렸습니다. 이러면 재분배의 도구가 사라집니다. 좌파 정당이 세계화 시대에도 작동하는 자원 재분배 프로그램을 제시하지 못하자 저학력·저소득 노동계층이 좌파 정당에서 이탈했습니다. 사람들이 갈수록 많이 대학에 가는 고학력화 문제도 좌파 정당에는 큰 도전입니다. 초중고 교육은 국가가 투자해서 국민 모두에게 제공하면 몇 배의 이득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대학 교육은 기본적으로 이런 전략을 쓰기가 어렵습니다. 국민 모두가 대학 교육을 필요로 하는 것도 아니고, 대학 교육을 받을 지적 역량을 모두가 균질하게 갖고 있지도 않습니다. 초중고 교육을 확대하면 매우 뚜렷하게 평등화 효과가 나타납니다. 하지만 대학 진학률이 높아지는 고학력화는 아직까지는 불평등의 동력입니다. 좌파 정당이 대졸자의 당이 되는 경향은 ‘먹고살 만한 사람들’의 관심사로 좌파 정당을 끌어당겼습니다. 저학력 유권자는 이탈하고 고학력 유권자가 유입되는 두 힘이 맞물린 결과가 〈그림 2〉입니다. 출구조사에서 대졸자의 바이든 지지율은 55%, 비(非)대졸자는 49%입니다. 그러니까, 20세기 후반부터 좌파 정당은 세계화와 고학력화로 대표되는 새 시대의 도전에 답을 내는 데 실패했습니다. 세계화에 맞서 국제적인 재분배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려면 초국가적인 정치 역량이 필요한데, 그런 건 탄생하지 않았습니다. 초국가 정치단위인 유럽연합은 재분배 질서를 만들기보다는, 재정지출 자율성을 옥죄는 등 각국의 재분배 역량을 제약하는 쪽으로 기울어 있습니다. 소유 문제는 시장의 ‘자연법칙’이라 정치가 건드릴 수 없다는 합의가 정치의 공간을 대체했습니다. 사분면의 좁은 한구석에 좌우 주류 정치가 모여든 결과는 주류 정치 자체의 위기로 나타납니다. 샌더스 현상, 트럼프의 승리, 북서유럽의 극우파 약진을 한데 묶을 말이 있다면 ‘포퓰리즘’이 아니라 ‘주류 정치의 실패’일 것입니다.......
린눈작성일 2021-01-22추천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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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사회] 공수처장 취임사 전문 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동료 직원 여러분!일 년이 다 되도록 코로나 19로 고통 겪으시며 얼마나 힘이 드십니까.하루빨리 코로나 환경에서 해방되고 따뜻한 봄날이 와서 우리의 소중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게 되기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 간절히 소망합니다.오늘은 제가 대한민국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으로 임명장을 받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출범하는 날입니다.오늘 공수처가 첫발을 뗄 수 있도록 그동안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께 먼저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공수처 출범에 이르기까지 인적ㆍ물적 기초를 마련하는 데에 애써주신 남기명 공수처 설립준비단장님과 직원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아울러 인사청문회가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총리실) 관계자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저는 오늘 우리 시대의 역사적 과제인 공수처의 성공적인 정착이라는 시대적 소임 앞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이 자리에 섰습니다.돌이켜 보면, 1996년 15대 국회에서 부패방지법안이 최초로 발의된 이래 논의에 논의를 거듭하여 지난 2019년 말 20대 국회에서 여ㆍ야 4당 합의의 공수처법으로 성안되어 통과되었습니다.그 뒤 이번 21대 국회에서 공수처장 후보 추천, 대통령의 임명 절차를 통해 오늘 역사적인 여정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저는 공수처의 역사를 시작하는 초대 공수처장으로서 국민 앞에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며 공수처의 권한 역시 국민께 받은 것이니 국민께 되돌려 드릴 방안을 심사숙고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에 좀 더 부연하여 말씀드리고자 합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공수처의 권한이 주권자인 국민께 받은 것이라면 그 권한을 받은 공수처는 당연히 이러한 사실을 항상 기억하고 되새기며 권한 행사를 해야 할 것입니다.저는 이러한 권한 행사를 성찰적 권한 행사라 부르고자 합니다. 성찰적 권한 행사라면 권한을 맡겨주신 국민 앞에서 항상 겸손하게 자신의 권한을 절제하며 행사할 것입니다. 수사와 기소라는 중요한 결정을 하기에 앞서서 이러한 결정이 주권자인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결정인지, 헌법과 법, 그리고 양심에 따른 결정인지 항상 되돌아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주권자인 국민 앞에서 결코 오만한 권력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저는 공수처가 자기 성찰적인 권한 행사를 한다면 당연히 국민 친화적인, 인권 친화적인 국가기관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이를 통해 국민 여러분의 마음과 신뢰를 얻을 수 있게 되리라 믿습니다.또한 이를 통해 공수처가 우리 헌정질서 속에 단단히 뿌리를 내릴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공수처가 이처럼 『국민의 신뢰를 받는 인권 친화적 수사기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염원하시는 공정한 수사를 실천하는 수사기구로 태어나야 할 것입니다.이를 위해 먼저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철저히 지키고, 고위공직자의 비리를 성역 없이 수사함으로써 공정한 수사를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수사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 독립성은 세발자전거의 세 발처럼 혼연일체가 되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공수처법은 공수처를 독립된 수사기구로 규정하고, 이를 보장하기 위해 외부 기관이 공수처 직무수행에 관여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또한 처장을 포함한 공수처의 모든 구성원이 정치적 중립성과 직무상 독립성을 준수하도록 요청하고 있습니다.이러한 공수처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은 고위공직자 비리를 성역 없이 수사하는 공정한 수사의 바탕이 될 것입니다.누구도 법 위에 존재할 수 없다는 법 앞에 평등과 법의 지배의 원리를 구현하고, 여당 편도 아니고 야당 편도 아닌 오로지 국민 편만 드는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수사와 기소라야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정의의 여신이 한 손에는 칼을 다른 손에는 저울을 들고 안대로 눈을 가린 것처럼, 사람 차별하지 않고 공평하고 정의롭게 국민이 주신 보검을 사용하는 국가기관이 되어야 국민 여러분도 마음으로 승복하시리라 생각합니다.다음으로 헌법상 적법절차원칙을 준수하며 인권 친화적인 수사를 하면서 다른 수사기관과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견제할 것은 견제하는 관계를 구축하겠습니다.우리 헌법이 천명하고 있는 법의 지배와 적법절차의 원칙은 모든 국가권력으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헌법상 대원칙입니다.실체적 진실 발견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적법절차와 무죄추정의 원칙에 입각하여 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지 않는 품격 있고 절제된 수사를 공수처의 원칙으로 하겠습니다.공수처가 새로운 수사기관으로 출범하면서 기존의 수사기관들과 갈등을 빚고 나라의 반부패수사 역량이 오히려 저하될 것이라 우려하시는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새로 출범하는 공수처와 검찰·경찰이 서로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서로 견제할 것은 견제한다면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선의의 경쟁을 하는 상생 관계가 되리라 확신합니다.마지막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채용절차를 마련하고, 자유롭게 소통하는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들겠습니다.수사 결과만을 최우선으로 하는 과거의 잘못된 수사 관행은 폐쇄적이고 경직된 조직문화에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을 수 있습니다.다양한 경력과 배경을 가진 인재들을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채용함으로써, 공수처를 활력 있는 조직, 일하고 싶은 조직으로 만들겠습니다. 또한 외부위원들이 참여하는 투명한 면접시험 등의 절차를 통해 출신과 배경에 관계 없이 사명감과 능력과 자질을 갖춘 인재들을 공수처의 검사와 수사관, 직원으로 선발하겠습니다.동시에 조직 내부에서도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직제를 만들고 공정한 수사절차를 운영하며, 자유로운 내부 소통을 위한 수평적 조직문화도 구현하겠습니다.이러한 다양성과 투명성, 개방적이고 상호 소통하는 조직문화가 확립된다면 공수처의 권한이 처장에게 과도하게 집중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자연스럽게 불식되리라 생각합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비록 공수처의 출범이 늦어지기는 했지만 공수처가 오늘 떼는 자그마한 첫걸음은 우리 조국 대한민국의 올바른 역사를 향한 큰 발걸음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공수처가 오늘부터 걸어가는 여정은 우리 헌정사가 지금껏 가보지 않은 길입니다. 저는 공수처가 앞으로 가는 길에 수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다 하더라도 지난 5000년의 고난의 역사를 견디고 이겨온 우리 한국인들의 지혜와 용기를 발휘한다면, 자유롭고 평등하며 공정한 사회라는 우리 모두가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저는 누구도 가지 않았던 이 길에 도전하면서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과 소통하며, 국민과 함께 이 길을 걸어가고자 합니다.그렇게 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께서 부여해 주신 공수처의 권한을 국민 여러분께 되돌려 드리고자 합니다.아울러 저는 이 길이야말로 『국민의 신뢰를 받는 인권 친화적 수사기구』로 자리매김하고자 오늘 출범하는 공수처의 길이라 확신하면서, 저를 포함한 모든 공수처의 구성원들은 헌법 제7조 제1항에 따라 대한민국 국민 전체에 대해 봉사하며 국민 여러분께 책임을 지는 국가기관이 되고자 한다는 점을 말씀드리며, 앞으로 국민 여러분들의 많은 성원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마지막으로 제가 평소 존경하는 도산 안창호 선생님 말씀으로 끝맺고자 합니다. 진리는 반드시 따르는 자가 있고 정의와 공정은 반드시 이루어지는 날이 있다는 말씀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진정성과 저력을 믿는 저는 그런 좋은 날, 우리 역사의 봄날이 오리라 확신합니다.대단히 감사합니다. 뭔가 뼈있는 한마디가 있길 기대했으나 취임사 내용 자체는 평이한 수준이네요. 굳이 의미 부여를 하자면 마지막 단락에 대한민국의 역사를 강조하고 헌정사의 새로운 시작을 얘기했다는 점, 김구선생과 더불어 대표적 독립운동가이자 민족주의자 중 한명인 도산 안창호 선생의 말을 인용했다는 점에서 적어도 친일 적폐세력이나 반민족주의자가 반길만한 취임사는 아니였다는데에 기대를 품어 봅니다.
호기심씨작성일 2021-01-21추천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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