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보내 드리고 푸념 몇자 적어봅니다....

피자맛있어 작성일 20.12.29 12:4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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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돌아가시고 며칠동안 정신 못차리고 울고, 후회하고 있다가

 

이제야 정신차리고 푸념하고자 글 적어 봅니다…

 

 

이번달 12월 초 심한 독감증상에 식사를 잘 못하고 계셨습니다

 

어디 다니시거나 딱히 만난사람도 없고 하셔서 단순 독감이신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께서 그렇게 병원가자고 하셔도 안가시고 고집을 피우셨다고 합니다 
 

한 이주를 그렇게 식사도 제대로 못하시고 고생하시던 도중에

 

어머니 다니시는 회사에 확진자 접촉이 있다고 해서 어머니가 23일에 검사를 받으셨는데

검사시간이 길어지면서 불안한 맘이 계속 자리잡고 있던와중 저녁쯤에 양성판정을 받으셨습니다.

 

가족들 전부 검사를 바로 진행하였는데 아버지는 환중이라 거동을 못하시니 보건소에서 직접

 

검사하러 왔습니다

제발 아버지는 그냥 넘어가셨으면 좋으련만 24일 아침에 확진 판정 받으시고 증상이 심하시니 

 

급히 좀 모셔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시에서 자리가 확보되었다 해서 2시쯤 아버지 모시러 왔는데 모시는 도중 힘이 풀어지시고 자리에서 운명하셨습니다

 

말도 안되는 소식듣고 울며불며 와이프랑 부랴부랴 고향에 도착해서 모셔둔 병원에 갔지만

 

그렇게 돌아가시면 시신을 절대 못본다고 하더라구요.

 

방역복이라도 입고 뵐 수 없냐고 울며 통 사정을 해봐도 안된다고 합니다

 

발 동동구르다 고향집은 아직 소독이 안된상태라 어쩔 수 없이 모텔에서 뜬눈으로 지새우고

 

담날인 25일 화장터로 바로 모신다고 시에서 연락이 와서 화장터로 이동했습니다

 

관 내리는 것 먼발치에서만 뵐 수 있고 화장하시는 건 아예 방역복 입은 분들이 근처도 못오게 하더군요…

 

그렇게 기다려서 아버지 유골함만 받을 수 있었습니다..

 

장례는 어머니 퇴원하셔야 진행할 듯한데 어머니는 무증상이셔서 2주간 시설에서 잘 치료 받으시면 나오실 것 같습니다.

 

 

아버지 아프시기 전부터 아버지와 대면 대면 했습니다…

 

저와 성격 안맞는다고 퉁명스럽게 말하고

 

부탁하시는 것도 대충 대충 해드리고

 

충고 하시는 것도 잔소리로 듣고

 

아프시다고 했을때도 전화 한통 안드리고 바쁘다고 찾아 뵙지도 못했습니다.

 

지금 이 모든게 말뚝이 되어 마음을 후벼파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가실 줄 알았으면 참고 참았으면 되었을 걸..

 

그딴 그지같은 자존심 세우다 결국 얼굴도 못뵙고 목소리도 못듣고 보내드렸습니다

 

남은 평생 후회 하고 또 후회 할 것 같습니다..

 

다 제 잘못인 것 같아 너무나도 죄스럽고 또 죄스럽습니다

 

이런글 마지막에 늘 드리는 이야기지만

 

정말 가족끼리는 어떠한 경우든 서로 후회하는 것이 없도록 부탁드립니다

 

이런 일이 남의 나라 남의 이야기 인줄 알았는데

 

저한테 이렇게 수일전 일어나고보니

 

글로 형용할 수 없는 자책감과 후회가 뼈를 파고 듭니다

 

가족여행 한번 제대로 못가고 두둑하게 용돈 한번 못드린 제가 너무 한심합니다.

 

글 읽으시는 우리 짱공가족분들

 

부모님과 추억 많이 쌓으시고 서로 감정상할지라도 이해하고 보듬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긴 푸념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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