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글) 생전 처음 겪어보는 거절. 이 여성분 심리 좀 알려주세요.

방랑논객 작성일 21.07.03 00:08:34
댓글 28조회 9,590추천 10

안녕하세요. 뉴비회원입니다. 한가지 여쭈어 보려고 글을 남겨봅니다.

 

저는 현재 해외 대학에서 공부하는 30대초 유학생입니다. 

상대 여성분은 20대 중반의 중국 유학생입니다. 나이 차이는 8살입니다. 

얼마 전, 이 여성분한테서 식사 제안을 아주 매몰차게 거절 당했습니다. 

 

거절 당하는 거야 남녀 관계에서 있을 수 있는 거라 생각해서,

딱히 크게 마음에 두는 스타일이 아닌데

제가 살다 살다 이런 거절 방식(그것도 갑자기 돌변해서)은 처음이라, 상당히 많이 황당해서, 

이 여성분의 심리에 대해서 여쭈어보고 싶네요.

 

당시 상황을 빠짐 없이 그대로 다 적어야 객관적인 상황을 전달할 수 있을 거 같아서,

그동안 있었었던 일을 한번 다 적어버도록 하겠습니다.

 

내용이 좀 길지만 한번 읽어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분은 석달 전에, 학교에서 알바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알바 장소에서 단 둘이서 근무할 때가 간혹 있습니다.

 

그러면서 평소 유학생활에 대해서 이야기하다가 서로 맛집이나 취미 같은 사적 이야기도

할 만큼 좀 친해졌고 그때 인스타도 서로 맞팔했습니다. 2주 전에는 둘이 같이 근무 한 후, 같이 식사할 기회도 있었습니다.

 

(1 – 첫 식사)

이 당시, 결과적으로 이건 제가 먹자고 한 것은 맞는데,

제가 의도해서 같이 먹자고 한 것은 아니었네요.

 

사실 제가 알바 끝나고 항상 다른 일정이 있었는데,

그날은 제가 일정이 없었습니다. 그 친구가 끝나고 오늘도 거기(취미활동)에 가냐고 물었고, 저는 오늘은 쉬는 날이라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러니, 그 친구가 그러면 끝나고 뭐 할거냐고 묻기에, 그냥 근처에서 저녁 먹고 집에 가겠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그분이 식당 어디 갈 생각이냐 쭈뼛쭈뼛 묻기에,

아직 생각해보진 않다고 그냥 대답했다가,

느낌상 같이 밥 먹자는 분위기를 품겨서(제가 나름 분위기를 잘 읽는 편입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너도 같이 먹지 않을래 그냥 한번 말해 봤더니, 흔쾌히 그러자고 하더라고요.

 

당시 상황을 더 말씀드리면,

그 당시 저희 근무가 12시부터 5시까지인데, 2시반 즈음 그 친구가 하루종일 못 먹었다고

잠시 매점에서 가서 뭐 좀 먹고 와도 되냐고 해서,

저는 그러려라 했습니다(원래는 규칙상 안 됩니다).

 

그래서, 저는 그 친구가 2시반에 점심 간단히 먹은 게 생각 나서,

‘근데 너 아까 먹은지 시간 별로 되지 않았는데 지금(5시)에 저녁 먹어도 상관 없냐’고 물었고, 그 친구는 상관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 친구랑 이 근처 음식점 어디가 괜찮다 이런 얘기를 하다가, 결국 인도 요리집으로 정하고, 거기서 둘이서 밥이랑 차 같이 먹고 헤어졌습니다(식사 시간은 1시간 반 정도?).

대화 내용은, 한국 문화나 중국문화 같은 주제였던 걸로 기억하네요.

중국에서도 마른 몸이 대세냐, 남자는 키보다 얼굴 더 중요하냐 등등.

반대로 한국에서는 어떻다 등등.

tmi이지만, 서로의 체중이랑 신체도 알게 되었습니다. 본인도 몸이 좋은지

체중이랑 키 다 오픈하더군요. 참고로 저도 나름 보디빌딩 10년차라 몸은 꽤나 자신 있습니다.

 

(2- 인스타 연락)

여기까지는 분위기 딱 좋았는데, 헤어지고 서로 아무런 연락을 하지도 않았고 학교 길거리에서 마주치지도 않았습니다(대략 일주일 동안). 그러다가 제가 알바 업무 관련해서 그 친구에게 연락이 있어, 인스타 dm으로 연락했습니다. 

 

대략 저녁 5시에 그 분에게 근무 교대 가능하냐고 연락을 했다가,

답장이 안 와서 다른 알바에게 연락을 구하고 근무 교대를 하게 됐고,

자기 전 밤 10시즈음에, 그 여자분에게 다른 사람과 교대하게 됐으니 신경쓰지 말라고 dm을 보냈습니다.

 

저는 다음날 새벽 6시부터 알바가 있어서 최소 4시반에는 일어나야 해서(유학 생활이 참 쉽지 않네요), 그대로 잤는데, 일어나 보니 그 후 바로 답장이 와 있었네요.

“답장이 늦어서 미안하다. 알았다. 근데, 연락 방법 독특하네(웃는 이모티콘)”이 왔습니다.

원래는 이곳은 업무 적인 곳은, 한국과 다르게 메신저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메일로 연락하는데, 인스타로 연락해서 이렇게 말한 거 같습니다.

 

다음날 새벽 6시즈음에 

저는,“메일보다는 메신저가 편리해서 인스타로 연락했다(이모티콘). 메일이 편리하면 다음부터 메일로 연락할게”라고 답장했습니다. 그러고 난 후, 상대로부터 꽤 시간이 지난 후 답장이 왔습니다.

 

오후 2시즈음 

상대방 여성:“메신저 연락으로 괜찮다고 생각해. 그럼 다음에 보자(이모티콘)”

 

오후 6시 즈음

저: “알았어(이모티콘). 다음에 또 같이 밥이나 먹으로 가자”

 

밤 12시 즈음

상대방: “응 그러자(이모티콘)”

 

(3 – 식사 후 첫 만남)

여기서 인스타 연락이 끝났고요. 그러고 다시 4일 후에 우연히 학교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다른 일 하러 가는 도중에 우연히 만났던 거라서, 길게 얘기는 못하고, 인사 정도만 했는데요. 대화 내용 그대로 전달하면 이렇네요.

 

저:안녕

상대방: 안녕

저: 언제 밥 또 같이 먹으러 가자

상대방: 그러자

 

 

(4 – 식사 후 두번째 만남, 그리고 문제의 사건)

그러고 다음날, 또 학교 도서관에서 또 만났습니다(같이 밥 먹은 지 대략 10일 후). 서로 가볍게 인사하다가 헤어진 후, 다시 학교 건물에서 지나갈 때 마주쳐서, 말을 걸었습니다.

 

저:~~야. 다음 ~일 시간 괜찮니?

상대방:시간 있는데, 왜?

저: 그때 시간 되면 밥이나 같이 먹자고.

 

그런데, 그때 그 여성분이 엘리베이터 앞이었는데, 

갑자기 답장을 하지도 않고, 그 여성이 엘리베이터 앞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순간, 문이 닫힐 때까지 몇 초의 틈이 있었는데,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그냥 있더라고요.

그리고 문이 닫혔습니다.

 

순간, 얼굴이 어벙벙해졌습니다. 여기서, 뒤쫓아가서 왜 대답 안 하냐고

하는 것도 이상한 것 같아서, 황당한 채로 그 자리에 계속 있었습니다.

속된 말로 개무시 그대로였습니다.

 

제가 살면서 데이트 제안이나, 고백해서 거절 당한 적 당연히 있지만,

이런 식으로 강하게 거절 당해 본 것은 처음이네요. 

 

같이 밥 먹자는 건 예의상였는데, 제가 눈치 없이 제안해서 강하게 

거절한 건지, 아니면 제가 모르는, 무슨 큰 잘못이라도 한 건지…

이날 참 쓸데없는 생각으로 하루를 지샜네요.

이런 경험을 처음 겪어봐서 그런지, 멘탈에 충격이 컸습니다.

 

그날, 그 여성분을 학교도서관에서 또 마주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제가 여기서 그분한테서 따로 저를 의식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느껴서(물론 이것도 저의 촉에 지나지 않습니다만, 나름 촉이 좋은 편이라 자부합니다),

순간 오만가지 생각을 하면서, 인사를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했습니다만,

반응을 보려고 일단 그냥 아무렇지 않은 척 전 인사를 했는데,

그분은 귀찮다는 듯이 ‘안녕’이라고 대답하고 가버리더라고요.

눈치 봐서, 아까 왜 그냥 가버렸냐고 물어볼라 했는데 그러지 못했네요. 그다음날에도 마주쳤는데, 거의 비슷한 상황이었습니다.

아무튼, 이걸로, 아까 이분의 행동이 다분히 의도적이었다는 걸 확신했습니다.

 

<상담 요청>

여기서부터 형님들 의견을 듣고 싶은데요. 

도대체 이 분은 도대체 왜 그랬던 걸까요? 그냥 단순히 예의상 대답한 말에 제가 질척거려서 자신의 스타일로 강하게 거절한 것일 뿐일까요? 아니면 중국에서는 이런 식으로 보통 거절하는 건지 알고 싶네요.

 

또, 문제는 다음주에 이분이랑 단둘이 또 근무를 서게 되었습니다.

같이 근무하더라도, 앞으로는 위의 같은 일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는 게 맞는 걸까요? 아니면, 그분한테 내가 기분 나쁘게 한 거라도 있냐고 함 물어보는 게 맞을까요?

 

저도 이 분이 엄청 좋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지만, 딱 호감 정도만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딱히 제가 이 분에게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았고, 정말 가볍게 건냈던 말인데, 상대분이 이런 식으로 나오니까, 알바에서 이 분을 계속 만나야 하니까 좀 많이 조심스러워지네요. 이 사건 이후로 이분만 의식(안 좋은 의미 포함해서. 정확하게는 눈치를 본다는 게 맞겠네요)하게 되었습니다.

 

이 여성분이 저에게 대해서 자신의 독특한 거절의 표현을 제대로 한 거라 생각하고, 그냥 앞으로 선을 확실히 긋는 게 맞는 건지, 아니면 용기를 내고 한번 말을 걸어보고, 왜 갑자기 태도가 변했는지 물어보는 게 맞는 건지, 헷갈리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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