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 보며 웃네요. 이렇게 가슴 철렁한데.

바르샤의영광 작성일 06.06.23 22: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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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째, 저희 동네 새로 생긴 멀티프렉스 극장에서
홍보차량 운전 알바를 합니다만, 오늘은, 차에 문제가 생겨 일찍 끝났습니다.
기분 좋아, 룰루랄라 이어폰을 귀에 꽂으려는 찰나, 100m밖에 있어도 알아볼 그녀가,
횡단보도 저쪽에서 절 보며 웃네요. 입까지 가린채.

만남과 이별에 관한 경험이 적은게 아닌대도, 4년이란 시간의 무게를
견디기가 쉽지 않더군요.
이해하기 어려운 그녀의 언행과 자꾸만 말과 반대되는 행동과 사실들에도
정리하는게 그녀를 사귈때보다 힘들었습니다.

그런 그녀를 근 한달만에 본건데, 아마 남자친구와 영화를 보기로 한 모양이더군요.
절 보며 환히 웃습니다. 전 가슴 철렁 내려앉아 숨쉬기도 힘들었는데 말이죠.
그대로 피해, 도망치듯, 멀어졌습니다.

저희 동네, 서울같지 않고, 좁습니다. 더군다나, 하는 알바가
동네 구석구석 돌아다녀야하는 알바라 언제 한번 마주치면,
어떻게 어떻게 해야지, 란 생각은 했었는데...

사랑했었고, 이별했었던, 이야긴 우리 이야기었는데,
금새, 우리 이야긴 저만의 이야기가 되버린거 같습니다.
어떻게 절 보며 웃을 수 있을까요..?? 신기합니다.


전 내일 알바를 위해, 또 잠을 청해야하지만,
그녀는 그녀 남자친구와 영화보고 응원 하러 가겠죠.



우울해 죽겠는데, 끼니는 때워야겠고, 밥맛은 없고 해서 순대 1인분 샀는데,
분식집아줌마가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라 생각했나,
가격 사기쳐먹네요. 참 따지기 싫어 그냥 왔지만, 맛도 없는 순대가 더 결정타.

암울함의 극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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