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ch] 사고 물건에 살았다

금산스님 작성일 21.11.30 09:5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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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아주 싼 방을 하나 찾았다.

 

이른바 사고 물건이었다.

 

그 방에 살던 사람이 자살했다고 집주인이 그러더라..

 

 

 

 

나는 그런 건 별로 신경 쓰지 않는 편이라 그대로 방을 빌렸다.

 

딱히 방 안에 인기척이 느껴진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자살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해서

 

그게 다 하나하나 귀신이 되어 남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그 방에는 묘한 그림자가 있었다.

 

누군가 사람이 서 있는 듯한 그림자였다.

 

뭔가 싶어서 바라보면 금세 사라진다.

 

 

 

 

기분 탓인가 싶었지만,

 

같은 일이 몇 번이고 일어났다.

 

 

 

 

끝내는 누군가가 내 주변을 맴돌고 있는 듯한

 

기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마치 아이가 달리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아이가 내 옆에 서 있는 것 같은 기분도 들곤 했다.

 

 

 

 

자살한 사람은 어른이었기에,

 

내가 지레 겁먹은 거라고 생각했지만..

 

 

 

 

어느 날 침대에서 문득 눈을 떴는데,

 

아이가 위에서 나를 지긋이 내려다보고 있는 걸 보고 말았다.

 

 

 

 

그런 일이 몇 번 있은 뒤,

 

얼굴을 트게 된 옆집 이모에게 이야기를 들었다.

 

 

 

 

그 방에서 자살자가 나온 건 사실이지만,

 

그전에 아동학대로 인해 여자아이가 죽은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이른바 아동방임이라는 것..

 

부모가 자식에게 식사도 주지 않아 굶어죽었다고 한다.

 

 

 

 

그 후, 그 방을 빌린 사람은 나까지 모두 다섯 명..

 

대부분 금세 방에서 도망쳤던 모양이다.

 

 

 

 

자살한 건 내가 오기 전전번의 사람.

 

아이의 원령에게 저주받아 죽은 게 아니냐는 흉흉한 소문이 나돌았었단다.

 

 

 

 

그 뒤 나는 어떻게 됐냐고?

 

어깨를 으쓱하고 이야기를 흘려보낸 뒤,

 

계속 그 방에 살았다.

 

 

 

 

아이의 기척은 그 후에도 느낄 수 있었지만,

 

무시하면 그뿐이었다.

 

 

 

 

2년 정도 살다 그 방에서 나왔다.

 

그때는 그걸로 그 아이와 이별인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새로 얻은 방에도 그 아이는 나타났는걸..

 

 

 

 

지금도 대개 무시하고 있지만,

 

가끔 말을 걸어주면 아이가 반갑게 웃곤 한다.

 

 

 

 

출처 :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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