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부대를 방문한 할머니

이화100 작성일 20.04.28 09: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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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들은지 어느덧10년도 더 되었네요

이 이야기는 해군 부사관으로 근무하던 제가 섬 근무 발령을 앞두고 

어느 선배에게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당시 자정에 항해 당직을 마치고 물이나 한잔 마셔야지 하며 승조원 식당으로 가보니 

식당의 빨간 불빛 사이로 당시 친했던 선임 하사가 있었습니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나니 선임 하사가 묻더군요

 

"너 발령났다며? 어디로 가냐?"

 

저는 씩 웃으며 소청도로 간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자 선임 하사가 진지한 표정으로

 

"섬 들어가면 귀신 많다. 너 여기서처럼 술마시고 정신 못차리면 진짜 큰일난다"

 

저는 평소에 장난을 많이 치던 분이라 또 농담하는 줄 알고

피식 웃으며 귀신은 무슨 귀신이냐고 했더니 

선임 하사는 웃음기 없는 얼굴로 진지하게 본인이 겪은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당시 내가 중사단 지 얼마 안되고 고속정 병기장으로 발령났을 때였다.

고속정 전진기지는 본관 2층에 고속정 대원들을 위한 숙소나 편의 시설들이 있는데

당시 다른 선배들은 그냥 배에서 주무신다고 해서 

다음날 샤워도 할 겸 나는 같이 진탕 마신 하사들이랑 본관 숙소로 가서 자려고 누웠었지

 

중,상사 침실은 하사 침실과 분리되어 있어서 각자 맞은 편 방으로 흩어져 잠들었는데

얼마쯤 지나니까 1층에 있는 군견이 정말 미친 듯이 짖어대는 거야

취해서 정신없이 자던 내가 깰 정도로....

 

아니 저놈의 개새끼가 오밤중에 못볼걸 봤나? 왜 저 ㅈㄹ이야

하고 있는데 갑자기 퍽 소리와 함께 그 군견이 깨갱하며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조용해진거야!

 

그래서 취한 와중에도 뭐야 이거...하고 있는데 잠시 뒤

1층에서 2층으로 올라오는 사람 목소리가 들려오는거야

누군가를 찾는 목소리가...

 

자세히 들어보니 여자의 이름을 부르며 찾는 소리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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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아...00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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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 할머니의 목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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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부터 술이 확 깨면서 

이게 무슨 일이야? 여기에 할머니가 어떻게 들어왔지?

아까 그 개 잡는 소리는 또 뭐고? 할머니는 왜 여자를 여기서 찾는거야?

 

하며 정신이 없는데 드는 생각은 딱 하나 

 

.....저건 분명 사람이 아니다

 

 

 

 

 

2층에 올라온 그 소리는 이름을 부르며 계속 2층 복도를 왔다갔다 하기 시작했어  

내 방을 기준으로 소리가 멀어졌다 가까워졌다를 반복했거든 

발소리도 없이

 

이불속에 움크린채 그 목소리를 들으며 덜덜덜 떨고있다가

시간이 얼마쯤 지났을까

갑자기 그 목소리가 딱 멈췄는데 느낌이

 

아...ㅆㅂ 이거 내 방앞에 있다!!!!!!!!!!!!!!!!!!!!!!!!!!

 

하는 생각이 드는거야

 

 

 

 

 

그리고는 평소 잘때 항상 눌러서 잠구는 방의 잠금장치가 탱! 하며 풀리는 소리와 함께 

2층에 있는 방문들이 일제히 끼이이이익! 하며 열리는 소리가 복도에 울리는 거야 ㅆㅂ

 

그 소리듣고 바로 기절했다...

 

 

 

 

눈뜨고도 이불속에서 한참을 덜덜 떨다가 밖이 환해진거 보고 조심히 나와보니

맞은편 방에서 자던 하사들도 동시에 뛰쳐 나오더라

그래서 어젯밤 소리 들었냐고 했더니 4~5명 되던 그 친구들도 모두 듣고 밤새 덜덜 떨었다고....

 

그 뒤로는 본관 숙소에서는 절대 안자고 볼일 있으면 빨리 마치고 배로 바로 돌아왔다...

참...그 군견은 아침에 사라졌더라..."

 

 

 

 

 

거기까지 듣는데 당장 몇주뒤 섬으로 발령나서 떠나는 저는 진짜 긴장이 되서 미치겠더라구요

막상 제가 가는 곳은 고속정 전진기지가 아닌 전탐 감시대였지만

감시대 떠나서 그 뒤에 발령난 곳이 고속정이라 

결국 전진기지에서도 생활은 했죠... 

 

그리고 소청도에서 1년 2개월간 너무나도 많은 사건들이 있어서

섬은 정말 무섭고 오싹한 곳이었던 기억이 나네요....

 

 

 

참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그 선배분이 근무하셨던 전진기지는 추자도였습니다

제주도 인근에 있는 그 추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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