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무서운 이야기 - 아르바이트 4/4

럭키맨임 작성일 14.03.29 17: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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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 마지막   원래는 3편이 끝이고 이부분은 미번역 부분이었는데 이번에 찾아보니 새로이 번역이 되어 올라왔네요   원래는 본문에 없고 후기라고 되어 있었고 외전정도로 생각해주심 됩니다       "모두들, 일어날 수 있겠습니까?"     스님의 목소리에 잠이 깻다.   지옥에서 살아 돌아와, 죽은듯이 잠이 들었었다.   대충 세루를 하고난 우리 셋은 스님 앞에 나란히 앉았다.   "어제는 정말 잘 해 줬습니다. '그것'은 무사히 떨어져 나간 것 같습니다." 라며 스님은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에 대고 묻고싶은 말이 산더미같이 많았지만, 잠에서 덜 깬 머리로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해야 할지 연산이 힘들었다.   그 마음을 읽었는지, 스님이 먼저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여러분께는 모든것을 다 말해 줘야 겠군요. 보여드리고 싶은게 있습니다." 라고는 일어났다.   스님은 집 밖으로 나오더니 절쪽으로 향했다. 돌계단을 오를때에 B는 어제의 기억때문인지 주위를 힐끔힐끔 쳐다보며 경계하고 있었다. 그런 B를 보고 우리까지도 어제의 '그것'의 모습이 없는지, 두리번거리며 주위를 살폈다.   그런 우리를 보고 스님이 물었다.   "이젠 괜찮죠?"     "네...아무것도 안 보입니다." "저도 괜찮습니다."   B와 나는 동시에 대답했고, 스님은 그 대답을 듣고 인자하게 웃어주었다.   별당으로 올라갈때와 내려올때 보았던 그 큰 절에 도착하고, 우리가 말하는 '본당'은 사실 저 집이 아니라 이 절의 건물이라고 스님이 가르쳐 주었다. 본당 안으로 들어가자, 넓은 다다미방이 있었고, 스님은 그곳에 우리를 안내하고는 잠시 기다리고 있으라 고 했다.   스님이 우리가 있는곳에서 나가버리자, B가 갑자기 불안해 졌는지 다리를 떨기 시작했다.   꽤 시간이 지나고 나서 스님이 돌아왔고, 한손에는 필통만한 나무상자를 들고 있었다.   "이번 일의 발단을 보여 드리겠습니다."우리의 얼굴을 하나하나 쳐다보며 말했다.   나란히 앉아 있는 우리 앞에 앉아서는 그 상자의 뚜껑을 열었다.   상자 안에는 손가락만한 크기의 말라 비틀어진 문어발 같이 생긴것이 하얀 천에 쌓아져 있었다. 우리는 머리를 한 곳으로 모아서 잘 살펴 보았지만 기억이 날듯 말듯 알아보지 못했다. 그렇게 호감이 가거나, 소중해 보이지는 않는데 왜 이렇게 소중하게 보관 되어 있을까 라고 고개를 갸우뚱 거리면서 스님의 얼굴을 보았다.   "이건 탯줄 입니다." 스님이 인자한 미소를 머금고우리에게 말했다.   탯줄을 눈앞에서 본건 처음이었기에 어리둥절해 하는 우리를 보고 스님은 말을 계속했다.   "요즘엔 많이 줄었지만, 옛날 사람들은 탯줄을 이렇게 소중히 보관하곤 했습니다."   우리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스님의 말을 경청했다.   "어머니의 뱃속에서 태아는 어머니와 이 탯줄로 이어진 한몸이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죠? 지금 은 줄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탯줄도장을 만드는등, 기념으로 간직하고 있습니 다. 하지만, 탯줄에는 여러가지 전설이 있고, 옛날에는 그 전설을 믿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습니 다."   "전설이요?" B가 물었다.   "네, 옛날 사람들은 그런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던, 지금은 미신이라고 불리우는 것들입니 다."   그렇게 말하고는 한참을 우리 얼굴을 쳐다보더니 말을 꺼냈다.   "예를 들면 '아이가 무거운 병에 걸렸을때 탯줄을달여서 먹이면 병이 낫는다.' 라는등, 주로 '아이를 지킨다' 는 의미를 가졌지만 해석은 여러가지 입니다. 하지만 어느것도 어머니가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을 담아서 생긴 미신으로 보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어도 이게 이번일과 무슨 상관일까 싶어서 머릿속이 정리가 되지 않았다.   스님은 약간 미소를 짓는듯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계속했다.   "한가지, 이 고장에 전해지는 그런 '미신'을 가르쳐 줄까요?"     우리는 고개를 끄덕이는 수밖에 없었고, 스님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이 고장에도 그 탯줄에 전해지는 미신을 믿는 사람이 많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해변을 이용한 관광지 이지만, 옛날에는 어업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었습니다. 아이들도 어 릴적부터 집안일을 도우는데, 특히 아들들은 10살쯤 되면 아버지와 함께 배를 타는것이 보통이 었다고 합니다."     스님도 이야기를 하면서 생각을 정리하는듯 잠깐씩 생각하고 또 말을 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계속 해 주었 다.   "알다시피 바닷일은 항상 죽음과 맞물려 있는 것이기 때문에, 바다에 나간 아이가 돌아오는것을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은 제가 생각하는 그것보다 훨씬 힘든 일이었을 것입니다. 거기서 어머 니들은 탯줄을 어떤 부적처럼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스님은 약간 뜸을 들이고 말했다.   "바다에서 만날 위험에서 지켜주도록. 바다에서 행방을 잃은 아이가 어머니를 찾아 돌아올 수 있도록."     "돌아오도록!?" 나는 나도 모르게 스님의 말을 끈어 버렸다.   "그렇습니다. 아직 몸이 작고 힘이 없는 아이들은, 큰 파돌도 오면 휩쓸려버리기 일쑤 인데, 며칠이 지나도 찾지 못한 아이들은 사망했다고 판단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아들을 잃은 어머니들은 그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며칠이 지나고 또 몇년이 지나도 계속 기다렸습니다."   스님은 뭔가 말하려는 내 표정으 무시하고는 말을 계속했다.   "글고는 언제부턴가 탯줄은 '아이가 어머니와 이어져 있었던 것처럼, 자신의 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이라는 생명줄과 같은 의미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슬픈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바다에서 몸을 지켜 주도록 하는 의미를 띄었던것이, 막상 위험에 부닥치면 생명줄이라는 의미가 되는것 이었다. 어머니들은 어떤 마음으로 매일같이 아이들을 배에 태웠을까.   "어느날, 그렇게 바다에게 아이를 빼앗긴 어머니중에 한명이, '아이가 돌아왔다' 며 몹시 기뻐했 습니다. 사람들은 드디어 그녀가 미쳐버려다고 생각하고는 아무도 그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그 녀가 아이와 남편을 한꺼번에 잃은건 3년전이었기 때문입니다."   "다른곳까지 휩쓸려 갔는데 기적적으로 살아서 그때 돌아온게 아닙니까?" B가 물었다.   "그렇죠.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그 어머니에게 아들이 돌아왔다면 축하를 해 주고싶으니 애를 좀 보여달라고 했던 사람도 있었던 모양입니다." 스님은 그렇게 대답하고는 덧붙였다.   "그녀는 '조금만 더 있으면 보여줄 수 있으니까 기다려달라.' 라고 했다고 합니다."     무슨 뜻일까? 돌아왔는데도 불구하고 '보여 줄 수 있으니까' 라는 대답은 조금 어색했다. 나는 이때 아무 이유도 없이 소름이 돋았다.   "마을 사람들은 이상하게 생각 했지만, 항상 슬픔에만 잠겨 있던 사람이 갑자기 저렇게 밝아지 니, 더이상 캐묻지 못하고 물러 났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똑같은 이유로 기뻐하는 또 다른 여자 가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그녀도 아직은 보여줄 수 없으니 좀 더 기다려달라 라고 했다고 합니 다."     눈 사이에 점이 있는 여자가 차를 가져 왔고, 스님은 그 차를 한모금 마시고 이야기를 계속했다.   "이상하다고 생각한 마을사람들이 첫번째 여자는 과부이므로 못 물어봤지만, 두번째 여자는 남 편이 있었기에, 그녀의 남편에게 물어보았습니다. 하지만 '전혀 모르겠다' 라는 대답밖에 돌아오 지 않았고, 더 묻자 남의 집안일에 일이히 간섭하지 말라며 화를 냈습니다. 그러던중, 한 마을사 람이 첫번째 여자가 밤에 아들의 손을 잡고 바닷가를 거닐고 있었다고 말했고, 어두워서 잘 보이 지 않았지만 함께 이야기를 하면서 걸어가는 모습은 정말 행복해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까지 말을 하자, 마을사람들은 이때까지 의심했던 것을 사과하고 아들이 돌아온걸 진심으로 축 하 해 주기 위해서 그 집으로 향했습니다."     스님은 다시 한번 찰 목을 축이고 말했다.   "그 여자의 집에 도착하자, 환한 미소를 띈 얼굴로 반겨 주었고, 마을사람들은 오게된 이유를 말 하고는 고개숙여 사과를 했습니다. 그러자 여자는 이 애가 돌아 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쁘니 신 경 쓰지 말라며, 문 뒤에 서 있었을 아들의 손을 끌고 모두에게 보여주었고, 그 순간 마을사람 모두는 얼어 버렸다고 합니다."   "..." 우리는 빨리 결론이 듣고 싶어서 스님의 이야기를 끊을 수가 없었다.   "퉁퉁 불어 터진 새파란 피부의 아이가 서 있었고, 부어 오른 눈꺼풀 속에 흰자가 겨우 보였고, 눈동자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쉼없이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입에서는 거품같은 것을 뿜어 내고 있었고, 어머니가 말을 걸때마다, 괴상한 소리를 내었다고 합니다. 듬성듬성 나 있는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사랑스럽다는 듯이 바라보는 여자의 모습을 보고는 마을 사람들은 너무나도 무서 웠던 나머지 일제히 도망을 갔습니다."   "그날밤, 촌장의 집에 모든 사람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것을 목격 해 버린 충격에, 자신들의 손으로는 도저히 어떻게 할 자신이 없어서 한 스님을 찾아갑니다. 그 스님께서 바로 이 절을 세 우신 큰스님입니다만, 스님은 여자와 '그것'을 보자마자 여자의 손을 잡아 끌고 자신이 있던 절 까지 데려갔습니다. 그 사이에도 '그것'은 괴상한 소리를 내며 뒤를 따라 왔다고 합니다."     "절에 도착해서는 우선 강한 결계를 친 방에 여자를 넣고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만, 억지로 아이 와 떨어진 어머니는 몹시 부정적 이었고, 급기야는 화를 내며 무시무시한 힘으로 스님을 뿌리치 고 절 밖으로 도망을 가 버렸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어요!?" 스님이 약간 뜸을 들이자, A가 도저히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 후에, 마을사람 몇명과 함께, 그 여자의 집으로 향했지만 집안에 여자와 '그것'은 없었습니 다. 집안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부적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고, 구석에는 썩은 밥이 쌓여 있어 서 악취를 뿜고 있었다고 합니다."     나는 내가 여관의 2층에서 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을 본 사람들은, 여자가 아이를 잃은 슬픔에 어떤 '의식'을 행하고 있었다고. 그리고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자신들이 보았던 '그것'이 이 의식을 통해서 생겨난 것이라고는 깨닫고는, 힘 을 합쳐서 그 둘을 찾으려 수색을 시작했습니다."   스님은 필사적으로 머릿속에서 이야기를 정리하며 귀기울여 듣고 있는 우리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한편 큰 스님으 절에서 여러명의 스님을 데리고 또 한명의 여자를 찾아 갔습니다. 하지만 이쪽 도 상황은 최악이었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것에 대고 자신의 아들의 이름을 부르는 아내에게 기겁하는 남편. 그 광경을 본 큰스님은, 염불을 외면서 '그것'을 향해 걸거갔고, 아이를 지키려 는 여자의 눈을 뒤집고 괴성을 지르며 큰스님과 스님들을 위협했습니다."   현실감이 전혀 없는 이야기에 손에 땀이 나기 시작했다.   "여러 스님들이 겨우 여자를 제압하여 절로 데려갔고, 큰스님은 뒷따라오는 그것을 향해 염불을 외고, 소금을 뿌리면서 천천히 뒤따랐습니다. 몸부림 치는 여자를 질질 끌다시피 하여서 절에 도착하고 스님들은 여자를 어제 당신들이 들어가 있었던 그 별다에 묶어서 가두었습니다."     "묶어서까지..." A가 여자가 불쌍하다는 듯이 말했다.   "우선 여자와 '그것'을 떼어내는 것이 급선무 였기 때문에 할 수 없었지 싶습니다."   약간 냉정한 스님의 대답에 A는 스님에게서 눈을 돌려서 고개를 숙였다.   "여자가 자해할 수 없도록 무슨 조치를 취했다고는 합니다만, 상세한 것을 알지 못하겠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여자를 속에 넣어두고, 여러명의 스님들이 그 별당을 둘러싸고 앉아서는 염불을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안쪽에서 여자의 비명이 들려 왔지만, 그 비명소리 조차도 들리지 않도록 더욱 더 큰 소리로 경을 울렸습니다."   "하지만 어떠게 알고 찾아 왔는지, '그것'은 별당이 있는곳까지 왔고, 어머니를 찾아서 별당의 주변을 돌기 시작했습니다. 이유도 모르고, 이렇게 염불을 외는게 효과가 있는지없는지도 모르 지만 스님들은 필사적으로 경을 읇었습니다."   거기서 스님은 차를 마시고는 잠깐 쉬었다.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요?" B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물었다.   "별당의 주변을 돌던 그것은, 점점 양발로 걷는것을 곤란해 하더니, 네발로 기어다니기 시작했 다고 합니다. 그리고 더 있으니, 팔다리의 관절을 이상한 방향으로 비틀어서 마치 거미와 같은 모습으로 바닥을 기었습니다. 마치 인간의 퇴화 과정을 보는 것 같은 광경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이상한 괴성을 지르더니 그 네 발마저도 사라졌고, 몸통과 머리만 남아서 애벌레처럼 변해서 굴러다니기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아침해가 밝아 오는것에 따라서 점점 작아지더니, 마지막에 남은것은 말라 비틀어진 탯줄밖에는 남지 않았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보니, 꼭 어제 우리가 겪은 이야기에 스님이 살을 붙여서 만든 이야기만 같았다.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때 A가 스님에게 물었다.   "그럼... 지금 그 탯줄은..."     "맞습니다. 오늘 아침 별당 근처의 바위 위에 떨어져 있었습니다." 스님은 조용히 대답했다.   "왜 하필 우리입니까?" 나는 조금 억울해서 물었다.   "자세히는 모르겠씁니다. 이 절에는 큰스님 대대로 써 온 수기집이 있습니다만, '그것'의 어머니 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이런 일이 벌어진 사례는 처음이었고, 그 의식에 대해서도 어떤 의식인지 전혀 정보가 없습니다." 스님이 약간 얼굴을 찡그리며 대답했다.   "그 어머니들 에게 묻지는 않았습니까?" B가 말했다.   "묻지 않은것이 아니라 묻지를 못했습니다. 날이 밝아서 별당 안으로 들어가 보면 여자들은 의식 을 잃고 있었고, 치료를 하여 깨어나더라도 이미 제정신은 잃어버린 상태였다고 합니다. 두번이 나 자식을 잃은 슬픔에 못 견딘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마을사람들은 도망을 갔던 여자를 찾았고, 그 또한 비참한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해안 가에서 시체로 발견 되었는데, 몸의 여러곳에 무엇인가가 뜯어 먹은 자국이 있었지만, 여자의 표 정은 한없이 행복한 표정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큰스님의 수기에는 '아이에게 잡아먹힌 어머니의 마지막 미소' 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지만, 우리는 스님이 하는 말 하나하나를 귀담아들었다.   "그 사체로 발견된 여자의 집은 (이 여자는 남편이 없었다고 함) 철거 하기로 하였고, 그 안에서 그 여자가 쓴 일기 비슷한 것이 나왔습니다."   스님은 작은 수첩 하나를 우리에게 내밀었다. 읽어보니, 의식을 시작하고 기록한 '그것'의 성장일기 비슷한 것이었다.   X월?일 : 사당을 만들다. . . .   Y월?일 : 변화 없음. . . .   Z월?일 : ㅇㅇ가(아이의 이름) 돌아옴. Z월?일 : 이동이 곤란해 보임. Z월?일 : 손발이 자라남. Z월?일 : 기어다닉 시작함. Z월?일 : 옹알이를 하기 시작함. Z월?일 : 양발로 일어섬. Z월?일 : 양발로 걷기 시작함.     그리고 노트에는 아이를 생각하는 어머니의 집념이 빽빽히 씌어 있었다.   참고로 또 한명의 여자는 다락방에 '사당'을 만들었고, 남편은 '사당'의 존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고 한다.   "저도 전부를 이해하고 있지는 못합니다만, 이 어머니의 일기와 스님들의 수기를 비교해 보면, '그것'은 성장한 과정을 그대로 거치면서 퇴화해 가는것 같지 않습니까?" 스님이 우리에게 물었다.   그렇다고 생각하고 무슨말이라도 하려고 한 순간, 스님이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 일이 있고 난 후의 수기에 보면, 아주 가끔씩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그 모든 내 용에 '어머니들'이 어떤 방법으로 그 의식에 대해 알게 되는지는 기재 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것 은 모든 '어머니들'이 미치거나 죽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봅니다."     스님은 이것을 빨리 알아채고 예방하는 방법을 모르는게 화가 난다고말했다.   스님을 포함해 우리는 한참을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각자 머릿속에서 어제일과 지금 들은 일을 정리 하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한참 후에 가장 먼저 말을 꺼낸건 B였다.   "어제 우리가 본 '그것'의 '어머니'는... 여관 아주머니 입니까?"     스님은 한참 눈을 감고 있다가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여관댁 마키코씨는, ㅇㅇ씨(남편 이름) 에게 시집을 와서 이사온 사람인데, 착한 아들을 하나 낳고 부부 관계도 좋아서 매우 행복한 가정이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스님의 이야기는 우리도 쉽게 예상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마키코 아주머니는 몇년전 바다에서 아들을 잃었고, 아주머니는 근 일년동안 슬픔에 잠겨 살았지만, 주위 사람들이 신경을 써 준 덕분에 점점 건강을 되찾았고, 여관일도 그럭저럭 궤도에 올라서 모두가 잊을만 했 을때, 아주머니의 뜻으로 2층을 폐쇄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이 결과다.   또하나 묘한건, 2층을 폐쇄했음에도 아르바이트는 세명을 구했다는점. 아저씨는 반대했지만, 아주머니가 '아들이 보고싶은데, 아들과 동년배인 남자애들이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라는 이유로 극구 부탁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건 스님의 억척이지만, 아주머니는 처음부터 '그것'이 어머니가 아닌 우리에게 붙을걸 알고 있었던게 아닌가 라고 생각했다.   이런 이야기를 마친 스님은 우리를 보고 말했다.   "당신들을 별당에 셋만 놔 두고 와버린 것은 정말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당신들과 마키코씨, 양쪽 다 살려 내야만 했었고, 당신들이 별당에 있는 동안 저는 마키코 씨를 본당에 묶 고, 선대들이 했던것처럼 경을 읊었습니다. 저는 그것이 본당으로 올지 별당으로 갈지는 몰랐지 만, 어머니가 있는 쪽으로 올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하며 내린 판단이었습니다."   나는 스님이 사과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 과정이 어찌됐건 생명의 은인이기 때문에. 하지만 B는 부들부들 떨며 스님을 노려보고 있었다.   "납득이 안갑니다. 자기 아들만 돌아온다면 다른 사람 목숨은 어떻게 되어도 좋다는 겁니까!?"     스님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 여자한테 전부 말하라고 해!!" B가 충혈된 눈으로 소리를 질렀다.   "아저씨도 알고 있었는데 왜 말을 안한거지!?" B는 일방적으로 소리를 질렀고 스님은 눈을 감고 조용히 대답했다.   "ㅇㅇ씨는 모르고 있었습니다. 미신이 되어 버렸지만, 이 이야기는 이 지역에서 매우 유명한 이야기 이며, ㅇㅇ씨가 알고 있다고 해도 이상할 일은 없습니다."     스님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B의 흥분은 가라앉지 않았다.   "헛소리 하지말고 빨리 만나게나 해 주란말이야!! 내가 직접 물어볼꺼야!!"     우리는 필사적으로 B를 말렸고, 스님은 미동도 하지 않고 듣고만 있었다.     "제가 이 이야기를 시작했을때는, 당신들에게 모든것을 보여줄 각오로 시작했습니다. 마키코씨 가 있는곳으로 안내하겠습니다." 스님은 자신의 말이 끝나자, 일어서서 우리에게 눈짓을 하고는 걸어 나갔다.   스님의 뒤를 따라, 복도로 나가서 방을 몇개나 지나쳐서 방뒤에 있는 작은 방을 몇개나 통과하자, 점점 이 상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고통에 찬 짐승의 울음소리와, 경을 읊는 소리, 그리고 느린 박자로 들려오는 둔탁한 소리.   쿵!!!!!!!!!!!!!!!!!!!!!!!!!!!!!!!!!!!!!!!!!!! . .   쿵!!!!!!!!!!!!!!!!!!!!!!!!!!!!!!!!!!!!!!!!!!! . .   쿵!!!!!!!!!!!!!!!!!!!!!!!!!!!!!!!!!!!!!!!!!!! . .   쿵!!!!!!!!!!!!!!!!!!!!!!!!!!!!!!!!!!!!!!!!!!!   각 소리가 들려오는 방 문앞에 서자, 바닥이 울리는게 느껴졌고, 갑자기 절대 이 속을 보고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스님은 가차없이 방문을 열었고, 방안의 광경은 도저히 믿을수가 없었다.   아주머니가 있었다. 아주머니가 있긴 있었는데, 그냥 있는게 아니라...   누운채로 허리를 비틀어 꼬아서 그 반동만으로   불위에 올라간 새우처럼 허공으로 튀고 있었다.   나는 인간이 저런 움직임을 하는것을 처음 보았다. 그러면서 너무 힘이드는듯이 괴성을 지르고 있었다. 얼굴은 도저히 무서워서 볼 수가 없었다.   어느새 흥분한것도 잊고 입을 벌리고 멍하니 바라보기만 하는 B와 우리를 보고는 스님이 말했다.   "아침부터 계속 저 상태입니다."   "전 도저히 여기 못 있겠습니다!!" 스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A가 말했다.   일단 우리는 밖으로 나왔지만 아까와는 다르게 지금은 한번 들어버려서 그런지 절 안에 울려퍼지는 그 둔탁한 소리때문에 도저히 안에 있을수가 없었다.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까지 걸어 가서 탯줄도 발견 되었으니 '그것'은 더이상 없지 않느냐고 스님 에게 물었다.   "저도 그게 이상합니다. 당신들을 '어머니'라고 생각했던 '그것'은 이렇게 탯줄로 돌아가 버렸는데 말입니다...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던 B가 말했다.   "그것은 하나가 아니야."   그 말을 들은 순간 나도 이해가 갔다. B는 내가 2층에 올라갔을때 여러개의 그림자를 보았다고 했다.   "하나가 아닙니까!?" 몹시 놀란 얼굴로 스님이 물었고, 우리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스님은 몹시 실망하고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갑자기 고개를 들고 우리에게 말했다.   "셋다 저를 처음 만났던 그 집으로 돌아가십시오. 그리고 어제 잠을잤던 그 방에서 한발짝도 나가면 안됩니다. 곧 사람을 보내겠습니다. 달리세요!"   아직 무슨일인지 감을 못 잡고 서있기만 하는 우리를 두고 스님은 아주머니가 있던곳 쪽으로 달려갔다. 우리는 또다시 악몽이 되찾아 오는것 같아서 그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조금 후에 여러명의 스님들이 커다란 천으로 감싼 무엇인가를 들고 나왔고, 그 천은 꿈틀대며 움직였는데, 속에서 나오는 소리가 방금 보았던 마키코 아주머니라는걸 가르쳐 주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본 우리는 서로 눈을 마주쳤고, 또다시 밀려온 공포심에 누가 뭐랄것도 없이 달리기 시작했다.   집에 도착해서 눈 사이에 점이 있는 여자에게 일을 설명하니 아무것도 묻지 않고 방으로 들여보내 주었 고, 곧 다른 젊은 스님이 와서 여기서 하룻밤 더 자고 가도록 하라는 말을 전해 주었다.   지옥 같은 밤을 한번 더 지내야 하는건가...   하지만 그날 밤은 별당에서 느꼈던것과 같은 공포감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서로 이약도 할 수 있는데다 스님과 여자까지 있었기 때문에 마음이 훨씬 편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잠을 자도 좋다는 말에, 언젠가부터 잠이 들었던 우리는, 새벽녘 스님의 목소리에 잠이 깼다.   전날 아침처럼 우리는 또 스님앞에 나란히 앉아서 이야기를 들었다.   스님은 어제 말 한 대로 우리에게 붙었던 '그것'은 완전히 소멸했다고 말 해 주었다. 어젯밤 함께 있었던 스님이 봐도 우리에게 붙은건 분명히 하나였고, 어젯밤에는 아무것도 찾아오질 않았 다고 한다.   고로, 탯줄로 퇴화한 '그것'은 완전히 소멸했고, 안심해도 된다고 했다.   그리고는 슬픈건지 화가 난건지 모를 표정으로, 아주머니는 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죽었냐고 묻자 그건 아니라고 했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본 상태 그대로냐고 묻자 그것도 아니라고 했다. 무슨일이 있었는지 더이상 물어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스님은, 이 의식의 결말은 항상 이렇게 끔찍한데도, 그 결말을 알고도 어미니들은 그것에 발을 들여벌고 만다며, 어느 시대에도 자식을 생각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그녀들을 미쳐버리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라는 말을 했지만, 우리중에 한명도 대답하는 이는 없었다.   그렇게 마주보고 이해할수 없는 스트레스를 느끼면서 앉아있자, 여관 아저씨가 들어왔다. 나는 솔직히 기분이 나빳다.   아저씨는 우리에게 무릎을 꿇고 엉엉 울면서 미안하다고 했다. 너무 심하게 우는 바람에 무슨 말을 하는지는 별로 알아듣지 못했지만, 우리는 아저씨의 그런 모습을 보고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미안해서 흘리는 눈물 인지, 자신의 아내가 저렇게 되어서 흘리는 눈물인지 알 수가 없었다.   우리는 스님에게 몇번이나 앞으론 정말 괜찮으냐고 물었다.   "괜찮다."    한시라도 빨리 그곳에서 멀어지고 싶었던 우리는 택시를 불러 달라 하였고, 짐을 가지고 택시를 타고 보 니, 어제 탔던 그 택시 운전수였다.   이미 우리가 당한 일이 동네에 소문이 났는지, 운전수는 우리의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하고 혼자서 말을 시작했다.   거미   우리는 정말 듣기 싫어서 무시했지만, 혼자서 이야기를 계속했다.   "자네들도 여기서 들은 의식은 혹시라도 해 보거나 흉내도 내면 안되고, 하더라도 각자 자기책 임이다!!!"   라고는 껄껄대며 웃었다. 우리 기분을 낫게 해 주려고 일부러 저러는 건지 아니면 정말 그냥 바보인건지 분간이 가질 않았다.   하지만 단 하나 확실한건, 스님은 우리에게 숨기고 있었다.   의식을 하는방법은 전설과 함께 전해져 왔었다.   택시 기사가 아는데 스님이 모를리는 없잖은가? 우리는 그런 경험을 했는데, 중요한 것은 다 숨기고 이야기를 해 줬다는게 충격적이었고, 모든 비밀을 말하고 보여준다던 스님의 모습이 떠오르더니 배신감 비슷한 기분까지 들었다.   "괜찮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곳'으로 돌아갈 용기는 없었고, 서로 아무말도 하지 않은채로 집까지 돌아갔다.   그 후 몇년이 지났지만 아무 일도 없다. 아무 일도 없었으니 이곳에 투고를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B는 그 후에 거미를 무서워 하기 시작했다. 무서워 한다기 보다는, 몸이 받아들이질 않다고 하는것이 맞는 표현일 것이다.   우리 셋 말고 나중에 놀러오기로 했던 둘중에 하나가 그 여관에 전화를 해 보았다고 한다. 평범한 아주머니가 전화를 받았고 별로 이상한점은 없었다고 한다. 까마귀 우는 소리가 좀 시끄러웠을뿐.   아주머니가 살아 돌아왔는지, 어떻게 되었는지, 전화를 받은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싶지도 않다. 그럴 용기가 없다.   앞뒤없이 써써 정말 미안하게 되었다 이렇다할 결말도 없지만, 내가 겪은 일 그대로를 썻기 때문에 이런 결말밖에 보여주질 못할것 같다.   긴글 읽어줘서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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