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네요.
그냥 이것 또한 지나가는 시간이라 여기고 조용히 떠날까 하다가,
마지막으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짱공과의 인연은 2003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어느덧 스물두 해.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는 놀랐고,
그다음에는 화가 났으며,
마지막에 남은 감정은 슬픔이었습니다.
쉰을 훌쩍 넘긴 지금까지,
제가 유일하게 머물렀던 커뮤니티가 바로 이곳이었고,
처음으로 ‘업로드’라는 것을 해 보고
그 반응 하나하나에 웃고, 또 상처받으며
일희일비하던 시간들도 있었습니다.
생전 처음 겪어 본 악플에 마음이 다치기도 했고,
그러다 마흔을 넘겨 어렵게 얻은 늦둥이를
쫓아다니느라 어느 순간부터는
글을 올리는 일조차 멀어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처럼 습관처럼 들르던 짱공이
이제는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가슴 한켠이 조용히 먹먹해집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만나
웃고 울며,
아주 찰나의 시간을 함께 나누었던 여러분이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저는 충분히 행복합니다.
비록 서로가 같은 짱공인이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살아가겠지만,
우리는 아마 그렇게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 채 스쳐 지나갈지도 모르겠죠.
그래도 괜찮습니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함께 존재했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그럼 트루먼쇼의 대사를 빌려 마지막 인사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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