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내가 의경생활하면 느낀점들

사베리움 작성일 14.08.16 13: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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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서 글을 씁니다.

 

전 2007년 의경으로 입대한 지금 5년차 예비군입니다.

의경 입대후 생활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점들을 풀어보려고 합니다.

지금은 다르겠지만 제가 입대할당시에는 논산육군훈련소 4주와 중앙경찰학교 3주(3주 맞나? ;;) 를 거쳐서 자대 배치를 받습니다. 그리고 중앙경찰학교에서 마지막주에 보는 성적으로 배치 희망 지역에서 방순대와 기동대 순으로 가게 됩니다. 저는 시험성적이 나쁘지 않아서 지방의 방순대 로 배치 받게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전 의경들은 경찰서내에 생활관이 따로 있어서 거기서 생활하는줄 아시는 분이 많고 저도 그런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경찰서내의 타격대나 전 의경 부대가 따로 건물 안에 있는경우도 있지만 제가 배치 받은곳은 경찰서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진짜 육군 부대처럼 부대 건물이 따로 있었습니다. 경찰서와 따로 떨어져 사건 사고를 쉬쉬해서 묻히기 쉬운 형편이였습니다.

제가 군생활할때 부대내에 탈영병이 4명이나 있었고 한명은 거진 한달이나 탈영을 했지만 밣혀지지는 않았습니다 전의경의 간부들은 모두들 현역 경찰들이다 보니 사건사고가 터져서 자신의 인사고과에 피해를 받지 않으려고 했던것 같습니다.

의경에 들어와서 놀란점은 그렇게 많은 집회 시위가 터지는지 몰랐다는 겁니다. 지방 방순대라고는 하지만 시위나 집회가 터지면 달려가는 것은 기동대나 방순대나 같습니다. 일반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지방이라고 해도 봄에서 가을철 하루에 일어나는 집회 시위는 보통 1~3건 많게는 5건이 넘어가는 경우도 본적이 있습니다. 서울은 더 심하겠죠? 보통 집회 시위를 보다보면 무슨 노조 무슨 연합 같은 단체들에 의한 사건은 좀 힘들고 큰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한 저만 느끼는지는 몰라도 일반 합법적인 집회시위에서도 무슨 노조 무슨 연합들이 끼어들때가 가끔있는데 이러면 좀 과격해지고 대치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웃지 못할 사건도 있었습니다 한참 막내 생활을 할 당시에 저희 부대만 충동을 한 때가 있었습니다 시청에서 불법으로 진입하려는 사람들과 대치 할 때가 있었는데 저희는 방패를 들고 막고 있었습니다. 그때 인원수에 밀려서 저희가 약간 뚤릴 때 그쪽 밀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스스로 물러났던 적도 있습니다. 제가 볼때는 그 분들이 우리가 이렇게 화가 났다는 것을 시청에 보여주기 식으로 행동은 했으나 아들들 같은 의경들이 불쌍해서 물러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ㅎㅎ

제가 막내생활을 할 당시에 한참 촛불집회가 심하게 일어났었는데 전국의 전 의경들이 모두 서울로 이동을 하게 됬습니다 지방에 있던 저희 부대도 서울로 이동하게 되었고 한달간을 서울의 한 경찰서 내에서 생활하면서 서울에서 생활했던적도 있고 그 후에는 지방부대에서 서울로 새벽에 갔다가 밤 늦게 부대에 오는 생활을 거의 2~3달간 했던거 같습니다. 부대원들이 너무 피곤하니간 대기시간에 아스팔트에서 재우기도 했습니다. 저는 막내다보니 그 기간동안 하루 4~5시간쯤 잤나? 그땐 말로 할수 없을 만큼 진짜로 힘들었습니다. 어쩌다가 방순대인 저희가 1선에서 바리게이트를 치고 막을 때도 있었는데 그때 방패를 들고 있던 저는 무척 무서워하던 것이 기억에 납니다. 한여름에는 방패를 들고 완진(진압복을입고)한 상태에서 한시간을 뛰적도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토나올것 같습니다 .ㅎㅎ

서울 생활을 하면서 서울부대에서 생활하는 육군훈련소 경찰학교 동기들도 보았는데 그때 전의경을 축소한다고 한참 부대인원 감축에 들어갈 때 였습니다. 저희부대는 한 소대당 30명이 넘으며 3개소대와 중대본부를 포함하면 120명이 넘는 인원을 가지고 있었는데 훈련소 동기들을 보니 소대당 20명이 채 안되었고 제가 막내생활을 할때 동기들은 벌써 고참으로서 활동하는 것을 보니 내가 왜 지방으로 갔을까 하는 후회도 있었습니다.

의경은 육군과 다른점은 계급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의경은 기수로 보직을 담당하고 일주일이라도 기수가 높으면 고참으로 소대내에 보직이 달랐습니다. 보직이란 육군의 이등병 일병 상병 병장이 하는 일이 다 다른것처럼 의경은 소대내에서 막내 막내팀장(막팀) 중간(챙) 중간팀장(중팀) 소대열외(소열) 중대열외(중열)로 소대내에 인원 비례에 맞게 주워 집니다 그러니 육군으로 치면 병장 의경으로 치면 수경이 중간을 할때도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기수가 많이 꼬여서 수경때에도 취사지원가서 식판 닦은 적도 있습니다.(의경은 육군처럼 자기그릇닦는게 아닙니다. 식사 다 끝나면 소대별로 막내 몇명씩 취사반으로 가서 취사에 쓴 모든 도구와 식판등을 닦습니다.) 그러니 저는 수경때에도 내가 왜 의경을 지원했을까? 육군이나 갈걸 하고 후회 했던적이 많습니다.

그후 막내생활을 지나고 거의 최고참으로서 위에 선임들이 별로 없었을때는 진짜 편한 군생활을 했습니다. 제가 담당한 보직상(비밀입니다 ㅎㅎ) 근무도 제 마음대로 나갈때도 있었고 비 오거나 나가기 싫을때는 그냥 부대내에서 먹고 놀았습니다.(아마 저 같은 의경은 손에 꼽힐 겁니다 ㅎㅎ) 제대하기 싫을 만큼 ㅎㅎ

제대하고 느낀점은 제 친구들중에 의경으로 군복무 한 애들이 많이 있었는데 나는 나름 편하게 군생활을 했구나 하는 점이였습니다. 물론 육군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가소롭지만요

 

전 의경들이 구타 가혹생위가 심하다고들 하는데 제가 육군나온 친구들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건 맞는말 같습니다. 저도 막내일땐 맞은적도 몇번 있었고 점호끝나고는 항상 막내들은 구석에 모여서 다같이 갈굼을 당했습니다. 제가 중간 이상이 되어 막내들을 가르칠때가 되어 보니 알겠더군요 이건 내리 갈굼이였습니다. 중간들도 막내들 갈구는거 참 싫어 했습니다. 그런데 그위 소열이나 중열의 눈치가 보여서 갈굼을 안할수가 없게 되더군요. 이렇게 악순환이 계속 되는거였습니다. 저도 중간때는 애들에게 갈굼도 하고 어쩌다가는 고참들 보는 앞에서 실수를한 막내 때리고 따로 흡연장으로 막내 불러서 미안하다 고참들 보니깐 어쩔수 없다면서 음료수를 사주기도 했습니다. 그때 그 막내가 저랑 동갑이였는데 자기도 다 안다고 이해한다고 했었습니다. 제가 소열이 되어서는 소대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관심을 끊었습니다. 저는 저할것만 하고 막내들에게 심부름도 안시키고 눈치를 주지도 받지도 않았습니다. 심지어 새로 들어온 신병들의 이름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저 하나라도 소대에서 무관심하게 생활하면 그만큼 막내들의 생활이 편해지기 때문이였습니다.

후에 제대를 하고 보니 후회하는 점도 많았습니다. 수경이후의 추억이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제가 담당한 부대에 보직상 근무도 애들과 달라서 이야기 할 시간도 없고 소대에도 무관심하다보니 가까운 기수의 후임들밖에는 추억이 없었습니다.

장황하게 글을 써 앞뒤 두서도 없고 오타도 많지만 이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아 꼭 알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집회시위를 막는게 전경으로 알고 있으신데 전경의 설립 목적은 대간첩작전에 있습니다. 박정희 시대에 남한으로 간첩 침투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진것입니다 물론 전경들도 방패를 들고 집회 시위에 바리게이트를 치는건 맞지만 그 1선은 우선적으로 의경 기동대가 서게 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의경나왔다고하면 편하게 군생활 했네 하곤 하는데 의경나온사람으로서 좀 서운한 점도 많습니다.

그리고 경찰과 전 의경 구분하는 방법으로는 모자를 보시면 쉽습니다. 노란색 독수리가 수놓아 있다면 일반 경찰공무원 은색의 독수리가 수놓아 있다면 전의경입니다 또 전경과 의경을 구분 하는 방법으로는 계급장을 보면 알수 있습니다. 의경들은 경찰들과 같이 계급장이 봉오리로 되어 있고 봉오리 하나가 의경입니다. 전경도 봉오리 하나로 되어 있지만 봉오리 밑에 육군처럼 막대기가 있습니다. 이경은 봉오리밑에 밑줄 하나 일경은 밑줄 둘 상경은 밑줄셋 수경은 밑줄 넷 ㅎㅎ 이것을 보면 쉽게 구분 하실수 있으실겁니다.

 

 아 .. 육군은 쉽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저도 군생활 나름 편하게 했구나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육군이나 전의경이나 힘든곳은 진짜 힘들고 쉬운곳은 진짜 쉬운곳 많습니다...

그냥 제 육군 친구들과 의경 친구들 이야기를 듣고 느낀 제 주관적인 관점입니다. 이는 제 육군 친구들도 인정하는 부분이고요 ... 힘들게 군생활하신분들에게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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