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의 진실(약스압)

펌킨해드 작성일 14.02.08 17:4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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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6년 4월 26일 새벽 1시 23분, 프리퍄트 3km 인근의 핵발전소에서 연료효율 시험중 4호기가 폭주를 일으킨다.

 그리고 그 직후 4호기의 격납고가 폭발했다. 체르노빌 원전사고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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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4호기 상공에서 찍은 사진.

낮에 찍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진에 노이즈가 심한 것은 강한 방사능에 필름이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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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현장의 화재를 진압하기위해 소방관들이 보호장구도 없이 급파되어 화재를 진압하려고 고군분투했다. 그러나 원자로의 화재는 쉽게 진화되지 않았고 투입된 소방관들 2명은 그날 저녁에 사망했다. 나머지 28명도 모두 몇개월 안에 치사량의 피폭때문에 사망한다.

 

가공할 방사능오염물질들이 바람을 타고 온 유럽을 뒤덮었다.

체르노빌의 당사자 우크라이나의 수도인 키예프도 대단히 오염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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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예프 시가지의 방사능오염수치를 나타낸 표시. 방사능수치를 조사하던 그레베뉴크대령의 부대가 작성. 붉은색은 심각하게 오염된 지역

 

 그러나 5월은 공산국가의 가장 큰 기념일중 하나인 메이데이(노동절) 축제가 있고

 소련은 심각하게 오염된 키예프에서 노동절축제를 강행하는 만행을 저지른다.

 사태가 심각하지 않다는 믿음을 주어 사람들의 패닉을 잠재우기 위한 대국민 사기극이었다.

 정상치의 수천배가 넘는 방사선수치 속에서 강행된 노동절 축제기간중

 수많은 사람들이 피폭되었고 관련통계는 거의 집계발표되지도 않았다.

 또한 1986년의 노동절 축제 관련 기록사진 및 필름은 우크라이나 국립 기록 보관원에서 모조리 삭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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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앞줄 오른쪽에서 4번째 검은옷을 입은 아줌마가 우크라이나 공산당 제1서기 체르빈스키. 손자와 가족을 이끌고 노동절축제에 참가. 훗날 자살한다.

 

한편 하늘을 향해 입을 벌린채 방사능오염물질을 무제한으로 뿜어내는 체르노빌의 레닌원전 4호기에서는

뚜껑이 완전 날아가버린 4호기의 천정을 통해 아직도 지속되는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군인들이 헬기에 붕산과 모래를 섞은 포대를 적재하여 그 위에서 뿌리는 작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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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에는 아프간 고산지대에서 헬기를 조종하며 단련된 베테랑들이 대거 소환되어 투입되었다. 좁은 4호원전의 입구에 정확히 호버링할 수 있는 실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사진속의 조종사를 비롯해 작전에 투입된 600여명의 헬기조종사들은 모두 방사능피폭으로 사망했다. 이들은 작전에 투입된 후 휴식시간에 샤워하고 식사를 하다가 극심한 구토증상을 보였다.

 

상공 200미터 위에서도 방사선은 1000 뢴트겐을 넘었고, 방사성 증기와 열을 발산하는 원전 바로 위에서는 3500뢴트겐을 뛰어넘었다.

 치사량의 9배에 달하는 수치다.

 소련 병사들은 아무런 NBC보호장구도 없이 맨손으로 불길을 향해 붕산 모래 혼합물을 투하했다.

 일선의 병사들은 방사능의 위험성을 교육받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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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 발생 초기에 붕산 모래 혼합물 투하작전에 투입된 소련병사. 평균연령 20대였던 소련군인들은 대부분 작업후에 피폭후유증으로 며칠 못넘기고 모스크바 6호병원에서 사망했다. 그중 27명은 빠르게 죽었다. 

 

군인들의 생명을 댓가로 원자로 안에다 붕산, 모래를 투하하여 화재를 진압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여전히 원자로는 엄청난 열기를 내뿜었고 수습을 하기위해서는 이 열기를 낮춰야 했다.

 다시 안토치킨 대령의 80여대 하인드헬기들과 병사들이 붕산과 모래대신 납덩이를 싣고 똑같은 작전을 반복했다.

 그러나 그렇게 온도를 낮추는데 성공했더라도 여전히 그 밑에는

 녹아내린 플루토늄연료가 그 밑의 콘크리트벽을 시시각각 고열로 갉아먹고 있었고

 그 콘크리트 바닥 밑에는 화재진압시 뿌려진 대량의 물과 방사능 오염수가 고여있었다.

 콘크리트를 뚫고 멜트다운한 핵연료가 이 물과 만나면 2차 폭발을 일으킬 것이고 그 위력은 3~5메가톤이 될 것이라고 예측되었다.

 펌프기사 알렉세이 아나넨코, 발레리 베스팔로프, 보리스 바라노프 3명이

 두꺼운 잠수복을 입고 그 밑으로 잠수해서 배수관을 여는데 성공하고 기적적으로 살아나왔다.

 보리스 바라노프를 제외한 2명은 몇년 후 방사능 후유증으로 사망한다.

 

 

2차 폭발의 위험이 제거된 후 소련군이 복구작업에 투입된다.

 엔지니어인 레프 볼차코프가 설계한 거대한 콘크리트와 철의 석관을 4호기 위에 덧씌우는

 작업에 대량의 공병차량과 크레인, 불도저가 투입된다.

 작업원들은 피폭을 최대한 줄이려고 운전석에 납으로 된 판을 부착해 급조하고 작업시간을 최대한 줄여 피폭을 피하려고 했다.

 그러나 작업중 난관에 부딪치는데, 폭발한 원자로의 흑연이 4호기 지붕위를 완전히 뒤덮고 있었던 것이다.

 각각의 파편들은 제각각 시간당 500~1500 뢴트겐을 뿜어대고 있었고 이런 극한의 상황에 사람은 들어갈 수 없었다.

 그들은 로봇을 투입해서 제거작업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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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강렬한 방사선속에서 작업하던 로봇들의 회로가 망가져버려서 결국 사람을 투입하기에 이른다.

 시간당 10000뢴트겐을 뿜어대는 지붕위에 사람이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은 45초로 제한되었다. 그러나 그 45초도 너무나 길었다.

 애초에 이런 환경에 인간을 보낸다는것 자체가 용납될 수 없는 미친짓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투입된 병사들을 바이오 로봇이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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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작전을 지휘한 니콜라이 타라카노프 장군. 그가 부하들을 방사능지옥에 투입하면서 한 말이 기록필름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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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무들, 자네들은 이 사실을 알아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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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전에 내가 장교하나를 데리고 저 지붕위에 올라가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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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확실하게 알게 된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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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위쪽에 올라가더라도 별로 두려워 할 것은 없다는거야.

 

 

 

시간당 10000뢴트겐의 방사선에 피폭되는 환경에 부하들을 보내면서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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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들은 사진처럼 방사능덩어리들을 삽으로 떠내거나 맨손으로 집어서 옮겨야 했다. 각각의 파편들은 시간당 1500뢴트겐을 뿜어댔고, 이렇게 폐기물들을 쥐고 있던 병사들은 곧 손에서 대단한 통증을 느꼈으며 나중에는 주먹을 쥘 수조차 없었다고 한다. 사진의 아랫부분에 희게 나타나는 수직자국은 사진기 아랫쪽에서 올라오는 강렬한 방사능에 필름이 노출되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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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처럼 투입되고 난 후에 내려온 병사들은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으며 평생을 이런 무기력감과 방사능후유증속에서 지내야 했다. 모두들 입안에서 금속맛이 느껴지고 이빨에 감각이 없다고 호소했는데 이것은 심각한 피폭을 당했을때 나타나는 증상중 하나였다. 이들이 받은 보상은 겨우 체르노빌 베테랑 증명서와 100루블의 보상금이었다.

 

 

이렇게 투입된 50만명의 인력중 2만명은 이미 죽었고

 20만명은 각종 장애에 시달려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가 없는 상태라고 한다.

 그러나 이들이 발표한 통계는 실제보다도 훨씬 축소되었을 것이다.

 한 예로 원자로 지하에 냉각장치 설치와 굴착작업을 위해 투입된

 툴라 광산 광부들을 비롯한 10000여명의 굴착인원들중 25%가 40살이 되기 전에 사망했다.

 인원들의 평균나이는 2~30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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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에 소련대표로 참석해서 3시간가까이 상세하게 상황브리핑을 한 레가소프.

 그는 10년간 4만명이 암으로 죽을것이라고 예상했으나

 IAEA는 그 수치를 받아들이길 거부했고 4천명으로 축소해서 예상치를 발표한다.

 그는 IAEA와 소련정부가 은폐하려고 했던 진실을 제대로 알고 있는 소수의 관계자중 하나였고,

 결국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체르노빌사고 2주 기념일인 1988년 4월 27일 자살했다.

[출처] 1986년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거짓말들 (월드 오브 탱크/워플레인 커뮤니티) |작성자 KM67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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