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풀코스 첫 참가 후기

새로운오후 작성일 13.11.07 19:5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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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히 감동적인 느낌이 있어야 될거 같은데...

첫 경험의 42.195km는 고생이 컸는지 몰라도

지금은 그냥 싱숭생숭 하다.

 

4시간 43분 11초

 

군대 있을때도 축구는 뺀질대며 빠지고, 행군도 행정병이라 열외처리되고

지휘관 보고하는 아침 챠트 작성으로 점호도 빠져서 구보도 하지 않았다.

말년에 후임한테 넘겨주고

연병장 두바퀴 뛸 때면 반바퀴 도는 지점에 숨어서 담배 한대 피다가 두바퀴때 돌아오는 녀석들에 섞여서 결국 한바퀴만 달렸었는데.. 

(그러다 걸려서 개머리판으로 맞고 연병장 뺑뺑이를 하기도 했고..'우쒸 말년에.. 아직도 억울해' -,.-;;;)

 

그러던 내가 어쩌다 풀코스까지 달리는 러너가 됬을까?

 

한 4년전

부천 송내역에서 술먹고 밤 12시에 시흥까지 걸어 가겠다고 객기를 부렸다.

결국 지름길로 갈 생각에 [인천대공원 정문 --> 남문]으로 빠지는 코스로 가다가 길을 헤멘적이 있다.

뻔한 공원이지만 아무도 없는 컴컴한 오밤중...

농담아니고 진짜 도깨비에 홀려서 한참 끌려 다니다가 간신히 풀려나와 택시타고 집에오기까지

약 3시간을 걸은게 15년 이내 최고의 운동이 됬다고 하면

남들이 뭐라 할까 모르겠네?

 

이후 도깨비 홀림워킹(?)에 탄력받아 지리산 둘레길을 천천히 8시간 걷는 여행도 하고 

'운동' 단어 자체를 모르던 내 삶에 전환된 시기가 이쯤일듯 한데.... 이건 뭐 쩝~!  

 

 

 작년 5월 고작 11분간 달렸던게 시작. http://cafe.naver.com/marathon114/18071

정말 미약한 시작이였으나 나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풀코스 주자로 창대해진 것이다.

 

동호회 동생 붕붕이가 최근 매월 몸매가 바뀌는게 보이는데.. (13kg 감량)

이젠 인상도 에너지가 넘치는 인간(?)으로 달라졌고

개마무사형 비포에프터를(30kg감량) 보면 몸매는 떠나서 얼굴만 봐도

'저게(?) 동일한 사람인가?' 하는 감탄이 절로 나는데

운동이 성형수술 최고의 '갑'인걸 뼈저리게 느낀다.

나 또한 똥배를 달고 살던게 언젠지 까묵을 정도고

이젠 궁디가 허리에 올라 탈려고 하고 있으니

천지가 개벽하고 상전이 벽해됨에 깜짝깜짝 놀란다.

 

 

2013년 11월 3일

풀코스를 달린 기념적인 날!

어쩌면 내 인생의 큰 기준이 됬지만 그에 대한 기쁨을 느끼기 보다

처음 달림을 시작한 그날을 되돌아 봤는데

굉장히 오래된줄 알았다가 새삼 1년 6개월의 짧았던 기간에 놀라움을 금할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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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나를 알던 넘들은 힘든 달리기를 하는걸 보며 신기해 하기도 하고, 대단하게 여기기도 한다.

새로 알게된 최근 넘(?)들은 내가 원래부터 스포츠맨이거나 열혈 운동 스타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뭐라 생각들을 하건

난 달리는데 중독됬다.

착각을 하는건지 모르지만 내 인생에 알지 못하던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낸것이다.   

  

달리는 맛, 

땀의 맛, 

좋은 사람들을 알아가는 맛,

그리고 더 멋지게 그림이 완성되어지는 내 인생에 대한 믿음.

 

감사 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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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나저나 족저 근막염이 살짝 온거 같은데 잠시 쉬어가라는 뜻인가 보네~!!!

너무 과하긴 했어.....  오래 오래 즐겨야 됨을 잊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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