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그리고 어머니...

가평에가면 작성일 21.11.23 21:5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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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숙했던 이름일수록 바꿔 부르기가 쉽지 않다.

개명한 직원을 oo씨에서 □□씨로 바꿔 부르는데도 많은 실수를 반복해야만 했다.

친했던 남한테도 이런데 엄마한테는 더욱 어려웠다. 엄마의 이름은 늘 엄마였다.

나이는 늘어가는데 누가 들으면 스스로도 계면쩍은 엄마라는 호칭 대신 마땅해야할

어머니라는 호칭은 입에 달라 붙지를 않았다.

친구의 엄마는 어머니라고 잘도 부르면서 나의 엄마는 늘 엄마였다.

어머니라 부를라치면 남의 엄마를 부르는 듯 멀게만 느껴지는 아이러니에 왜 이러니 싶어서

부끄럽기도 하였다. 아빠라고 다르지도 않았다.

수십년간 입에 베인 호칭이 그 자체가 되어 바꾸어 부르면 나도 내가 아닌 사람이 된 것만

같은 느낌.. 

공동의 대상도 아닌데 얘기할라치면 늘 따라 붙는 ‘우리’라는 단어.. 그래서 늘상 우리엄마.

우리아빠.. 이야기를 나누는 상대도 우리엄마, 우리아빠..

우리의 이야기 속 우리엄마, 우리아빠는 서로 다름을 잘만 구분하는 대화가 문득 우습기도..

신기하기도 하였었다.

우리엄마는 늘 인자하고 현명한 사람이라는 인식에서 티브이나 라디오속 지독한 시어머니가

우리엄마일 수도 있다는 것이 인식되는 때도.. .. 있게 된다. 비슷하게 그런 모진 이야기속

얄미운 시누이가 내 여동생일 수도 있다는 것이 인식되기도 하고.. ..

우러러 따르고만 싶었던 대상에서 그냥 평범한.. 때로는 속물적인 모습도 그지없는 우리엄마로의

순응.. 그제서야 난 어쩌다 한 번씩 우리엄마를 어머니라고 불러 본다. 그런 때면 우리엄마의

단점이 가려진 듯 오히려 마음이 편했기 때문에..

우리엄마, 우리아빠를 어머니, 아버지라 부르는 것은 여러모로 쉽지 않고 버려야할 것과 새롭게

인식해야할 많은 변화를 겪어 가면서 익숙해지고 있다. 하지만 내 기억속에 우리엄마, 우리아빠는

여전히 그리고 영원히 남아 그 시절의 따뜻함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 때는 이라고 기억하는 그

순간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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