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를 위해 음슴체로 씁니다.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서울시민인 나는,
사실 지방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부분이 많았고, 대구도 마찬가지였음.
암튼 뭐 회사를 다니다가 거래처 건으로 대구에 출장 가야 하는 때가 생겨서 처음 대구를 감.
‘대구는 분지라니까 겁나 덥겠지?’
‘뭐시기 빵이 유명하다던데 뭐더라?’
하며 KTX를 타고, 룰루랄라 내려 감
동대구역에 내려 택시 타고 거래처와 만나서 일단 같이 점심 먹고 나서 업무 얘기하기로 함
그리고 시간이 늦어져 같이 고기와 술을 권해 오길래 저녁식사로 이동함
거래처 직원들 중 1명이 20대 초반의 여자가 있었음
그 안에선 그나마 제일 사교적인 성격이라 식사 자리에서 사담을 주고 받는데,
그 친구는 내내 사투리 억양이였지만, 사투리를 잘 모르므로 표준어로만 쓰겠음.
‘저는 한 번도 서울 가 본 적이 없는데, 서울은 어때요? 되게 좋을 거 같은데~ 서울엔 다 연예인들처럼 잘 생긴 남자들만 있죠? 아이돌같은 애들~’
서울에 대한 이상한 판타지?가 있는 애였음.
뭐 그냥 여기까진 ㅇㅇ 하고 말았는데…
‘아 근데 서울에선 일ㅂ하냐 묻는 게 이상한 거에요?’
??????????????????????????????
‘이상하다기보단 그런 질문 자체를 안 하죠. 질문 하는 쪽도 받는 쪽도 이상해지기 때문에..’
‘아~ 저희는 그냥 묻거든요.’
‘대구에서?’
‘네.’
TK라 그런가?
약간 당황함
‘사람에 따라서는 가족이여도 종교, 정치 얘기를 꺼리는 사람들도 있는데다, ㅇ베의 정치적 색깔 때문에라도 정치적인 대화로서 꺼려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죠.’
최대한 좋게 말하려 애씀…
‘아~ 저는 일ㅂ 하거든요.’
그…그래… 뜻 밖의 일밍아웃
‘저희는 중고등학교 때부터 다 했었어요.’
‘중고등학교를 어디서 나왔는데요?’
‘대구요! 전 오리지널 내츄럴 본 대구사람이에요.’
오리지널 내츄럴 본………..
‘중고등학생 때 그럼 학교에서 다른 친구들도 ㅇ베 한다고 말하던가요?’
‘네, 다들 부엉이, 운지하면서 놀았어요.’
‘…………..’
‘근데 서울에서는 그런 거 안 묻는다 하더라구요.’
‘일상대화에선 안 쓰는 단어니까 구두로 들어 보는 건 처음이에요.'
‘아~ 저흰 다 했어요~ 일ㅂ 웃겨요. 님도 함 보세요~’
‘하하하’
너무 당당해서 할 말이……
그래서 화제를 전환하다가 그 친구 신변잡귀적인 얘기가 나왔는데,
‘대구 태생이시면 부모님이랑 같이 사시겠네요?’
‘아뇨, 혼자 나와 살아요. 본가가 여기랑 좀 멀어서~ 남자친구 집이랑 가까운 곳이에요.’
‘아~’
‘지금 남자친구도 ㅇ베해요.’
TMI……
‘전 남자친구도 일ㅂ했어요.’
‘같은 커뮤하면 공통의 취미같은 거겠네요.’
‘아뇨, 전 남자친구랑 헤어진 이유가 걔가 ㅇ베해서에요.’
‘?? 본인도 하면서?’
‘아니 전 그 때 안 했는데, 걔가 일ㅂ한대서 헤어졌거든요~ 근데 막상 ㅇ베 들어가보니 재밌어서 ㅋㅋ 지금 남자친구는 저보다 일ㅂ 레벨 낮아요.’
‘………’
그러고 그 날 밤에 다시 KTX 타고 서울로 올라왔으며, 그 이후로도 그 분과 업무적 연락만 주고 받다가 그 분이 퇴사하고, 저도 부서 이동이 되어 더 이상 얽히는 일이 없어졌습니다.
대구 분들이 다 그럴 거라 생각하진 않지만, 선거철이나 종종 짱공에서 대구 관련 이슈를 보면 그 친구가 생각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