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 10년동안 거짓말을 햇습니다.

덕후삼촌 작성일 16.09.23 17:3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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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년생 노총각 덕후삼촌입니다 ㅡ.ㅜ;;

 

저는 부모님 등골브레이커엿습니다.

고등학교때까지는 공부를 좀 한편이어서 서울의 4년제대학을 진학하엿습니다.

 

그리고 게임중독에 걸렷습니다.

게임중독때문에 학업도 취업도 포기하고 놀다보니 어느새 29살이 되엇습니다.

 

어느날 평소처럼 놀려고 나가는데 어머님이 마루에서 세금고지서를 놓고 울먹이고 계셧습니다.

세금낼 돈이 없다는 거엿습니다.

갑자기 머리가 멍~ 해졋습니다.

부모님께 죄송스러운 마음에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구직사이트들어가서 당일취직 숙식제공 이라는 글만 보고..

바로 다음날 지방으로 내려왓습니다.

 

부모님께는 대기업에 취직햇다고 이야기하고..

사실은 중소기업 비정규직생산직사원으로..속칭 공돌이 생활을 시작햇습니다.

이때부터 부모님께 거짓말이 시작되엇습니다.

 

알고보니 집에 빚이 3천이 잇엇습니다.

대학교 등록금도 부모님이 대출받고 다 갚앗다고 해서 그런줄 알앗는데..부모님이 이자만 내고 계셧더군요,

그외에 자질구래한 빚들..다 나 때문에 부모님이 고생하시는 거라 생각하고 모든 빚을 제 앞으로 돌리고

부모님께 매달 30만원씩 보내드리고, 제 최소 생활비 20만원 쓰고 나머지 모든 돈은 이자와 원금을 갚앗습니다.

 

33살되서 모든 빚을 다 갚앗습니다.

이때가 제 30대시절중 가장 행복햇습니다.

 

그리고 사기를 당햇습니다.

사회에서 알게 된 친한 동생이 사정이 너무 어려워져서 ..대출까지 받아서 800만원을 빌려주엇는데..잠수를 탓습니다.

제가 미친거죠.

 

1년후에 잡앗습니다.

합의를 보앗습니다.

돈대신에 아파트를 받앗습니다.

대출6천이껴잇는 시가7천짜리 아파트를 받앗습니다. (깡통주택이라고 하죠.)

 

39살이 되던 해에..대출6천을 다 갚앗습니다.

다 갚고 보니..세월이 지나서 집값이 좀 올랏습니다.

저는 아직도 하늘이 도와줫다고 생각하고 잇습니다.

 

이날까지 제 통장에는 비상금 100만원딱 들어잇고 매달 생활비는 20만원이엇습니다.

모든 숙식은 회사에서 제공하는 기숙사에서 햇고, 제 유일한 사치품은 30만원짜리 중고컴퓨터한대엿습니다.

 

40살이되어서 처음으로 원룸전세로 들어가서 살게 되엇습니다.

41살이 되엇습니다.

공무원이 되어야겟다는 생각이 들어서 7월말에 퇴사하고 공부를 시작하엿습니다.

 

이번 추석때 부모님을 찾아뵙고

무릅꿇고 빌엇습니다.

10년동안 거짓말해서 죄송하다고 빌엇습니다.

사실 대기업 취직한거 아니구 공장에서 공돌이로 10년넘게 주야교대로 일햇다고 사실대로 말씀드렷습니다.

 

부모님은..

이미 다 알고 있엇다고 말씀하셧습니다.

 

부모님께 용서받고 나니 마음이 홀가분해 집니다.

 

부모님이 그동안 전세사시다가 집주인이 나가라고 해서 부랴부랴 집을 구하는데..

전세대란 때문에 집을 못구하셔서 무리하게 대출받아서 집을 사신다고 합니다.

 

적금 1700만원과 원룸전세 3300을 합쳐서

부모님께 5천만원을 드렷습니다.

 

이제서야 아들노릇 한 것 같네요.

 

이제 내일 부모님이 이사를 가시고

함께 살게 되엇습니다.

 

함께 살게되면 매달 생활비로 30만원씩 드리고 집에서 공부만 할 예정입니다.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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