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마음이 답답해서 여기에라도 적어봅니다.
남자애이고 올해 중학교 1학년 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때 수업시간에 적응을 잘 못하고 수업진행에 방해되는
행위를 한다는 담임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가정정신의학과에서 검사를 하여 ADHD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때부터 현재까지 6년넘게 약물+상담치료를 병행했고
집에서는 어느정도 증상이 괜찮아 졌으나 (가족들은 최대한 배려를 해주니)
학교 생활에선 적응을 하지 못했습니다. 친구도 거의 없구요.
일반 보통사람의 기준으로 보면 그럴만 하다고도 생각했습니다.
분노조절이 힘든 것 포함해서 ,대화의 주제와 상관 없는 뜬금없는 말 하기, 지나친 피해의식,
내로남불식의 이중잣대, 몸치로 인한 운동거부 등 ADHD는 이러한 증상이 대표적 입니다.
일상에서 발생하는 일을 예로 들자면
학교 체육시간에 피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잼있게 잘하다가
어떤 친구가 던진 공에 아이가 맞게 되어 아웃이 됩니다.
맞았으면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나가지 않고 제자리에 가만히 있습니다.
친구들은 "야 OO 죽었으면 나가야지" 라고 얘기를 하지만 들은 채도 안하고 가만 있습니다.
선생님이 규칙대로 해야하니 나가야 된다고 설득하지만 듣지 않습니다.
이렇게 실랑이를 벌이다 체육시간은 끝나고 아이들은 교실로 돌아가지만
우리아이는 운동장 그자리에 그대로 남아 교실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나중에 이런 행동에 대한 이유를 물어보면 자기를 맞춘 아이가
다른 애들 맞출때 보다 일부러 자기에게 쎄게 던져서 죽게 만들었고
그게 억울했다 말합니다.
맛있는 과자를 둘이 먹다가 마지막 한 조각이 남았습니다.
누가 먹을까 얘기하다가 가위바위보로 정하기로 합니다.
아이가 가위바위보에서 졌습니다. 아이는 억울하다 말합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자신은 가위바위보로 정할 생각이 없는데
억지로 가위바위보로 정하게 해서 져서 못먹게 됐다 합니다.
이외 여러 상황들에 대해서 얘기도 하고 대처법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화를 내거나 다그치기도 해봤고, 차분히 하나하나 설명해주기도 했습니다.
분쟁이 생기기 전에는 다 알아듣고 물어보면 다 기억하고 있지만
실제 상황이 발생화면 다 소용없이 리셋 상태가 됩니다.
이제 학교를 그만둔 사건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지난주 학교 급식당번이였는데 아이는 김치 담당이고 다른 친구가 떡볶이 담당이여서
바꿔달라고 요청했으나 그 친구가 거부하자 (어떤 말로 거부 했는진 모르겠습니다)
울면서 복도에서 소리를 지르고 집에 가겠다고 난동을 피웠습니다.
담임 선생님도 제어가 안되서 와이프와 통화 후 집으로 귀가 조치시켰고,
와이프와 아이는 여러시간 울면서 얘기를 하고 학교생활 잘 하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리고 월요일 저와 와이프는 학교에서 담임, 교감, 학년주임, 상담교사 등과
아이의 처우에 대해 회의를 했고
학교에서는 아이의 상태에 대해 알겠으나 학교 입장에서는 특정한 아이에게
불평등하게 특혜를 주거나 예외를 적용하기는 힘들다.
다만 아이가 행동의 개선의 의지가 있다면 많이 도와주겠다 라는 의견을 얘기했고
저와 와이프도 가정에서도 좀 더 신경쓰겠으니 잘 부탁드린다고 얘기하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오후에 학교에서 전화가 옵니다.
전화기 넘어 우리 아이가 울면서 고함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와이프는 전화로 아이를 진정시켜려 계속 시도 했으나 되지 않아
학교에 아이를 데리러 갔습니다.
아이를 집으로 데리고 오는 동안 자꾸 죽고 싶다 옥상에서 뛰어 내릴꺼다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아이를 진정시키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를 들어본 후
학교에 다시 가서 선생님을 만나서 다시 전후 사정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담임 선생님이랑 면담을 하게 되었고
담임 선생님이 지난주 이러이런 잘못한거 인정하냐고 하니 인정한다고 했답니다.
그로 인해 반성문을 작성해야 하고 벌점 얼마가 나갈꺼다 라고 얘기를 했고
아이는 선생님에게 지난주 급식관련 해서 자기와 문제 있었던 상대방 아이는
반성문 안쓰냐 물어보니 그아이는 반성문을 써야할 정도의 잘못을 하지 않았다
라고 답변을 듣고 그때부터 흥분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 뒤로 여러말이 오가다가 아이가 담임선생님에게 "니가 뭔데 어쩌고 저쩌고"
라고 폭언을 하였다고 합니다.
그 얘기를 듣고 아 더 이상 이 학교를 더 보내긴 힘들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교에 그만 보내겠다 죄송하다 의사를 전달하고 교실에 가서 아이의 짐들을 정리하고
챙겼습니다.
와이프는 속상해서 울고 저도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에 있는거 같은 기분입니다.
아직 아이의 인생은 길게 남아 있고, 학교 안다녀도 다른 방법등으로
학력인정받고 극복가능하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좋게 될꺼다 잘될꺼다 와이프를 위로해주고 토탁여 달래줬지만
제 마음은 뭔가 무거운듯 공허한 감정이 듭니다.
두서 없는 긴 주저리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답답해서 푼 글이니 이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