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에게 영상물을 보여주면 안되는 이유

FDMN 작성일 22.08.15 22:2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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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열심히 직장도 다니면서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딸아이의 아빠입니다.

 

 

일단, 육아는 너무 힘듭니다.

 

유명한 축구선수 박지성 선수가 그러더라구요.

 

“아이 보는 것보다 A매치 두번 더 뛰는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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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을 하는게 더 낫다고 말하는 박지성 선수 >

 

 

 

아이는 매사 활발하고 에너지가 넘치기 때문에 잠시라도 눈을 뗄 수 없고, 아이가 깨 있는 동안 엄마 아빠의 개인시간과 자유는 사라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육아가 정말 힘든 것이고, 24시간 육아하느라 개인시간이 없는 엄마 입장에서 아빠가 빨리 퇴근하여 잠시라도 아이를 봐줬으면 하는 마음이 들기 때문에, 퇴근한 아빠가 일에 치여 피곤하다는 것을 알지만, 엄마 입장에서 잠시라도 아이를 봐줬으면 하는 이유가 여기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런 것들이 부부싸움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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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은 마냥 신났지만, 엄마 아빠는 지친다.>

 

 

 

그런 상황에서,

 

핸드폰과 뽀X로 같은 구세주를 만나게 되면 신세계죠.

 

영상을 한번 보여주면, 아이는 활동적인 모습을 멈추고 모든 정신과 시선을 영상매체에 모조리 집중 합니다.

 

현실세계에서는, 짜증나기 직전인 엄마와 피곤에 쩔어있는 아빠가 있습니다.

 

하지만 영상매체란 가상의 세계에서 손가락만 슥슥 움직이면 재밌고 신나는 동요와 영상들이 펼쳐집니다.

 

알록달록 색상의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컨텐츠와 신나는 동요의 세계에 빠져들지 않는 아이가 없을 지경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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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 삼매경인 아이 >

 

 

특히, 식당에 가면 지루하고 심심해 하는 아이들을 위하여 커다란 태블릿을 식판 대신 올려두어 아이는 영상매체 보는데 집중하느라 엄마 아빠가 편히 식사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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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을 보느라 엄청 ‘순하게' 밥을 먹는 아이>

 

 

만약, 태블릿을 올려두지 않았다면??

 

울고 불고 짜증내는 아이, 물컵을 땅에 떨어트리고 손과 얼굴을 음식범벅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느라 엄마아빠는 제대로 식사조차 못했겠지요.

 

저도 똑같이 두돌이 아직 안된 아기를 키우는 입장에서, 아이를 데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할때나 혹은 식당을 이용할 때 핸드폰을 아이 앞에 두고자 하는 유혹에 시달리지만, 다행히 영상매체는 보여주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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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불며 떼쓰는 아이>

 

 

집에서 준비한 아기 식기세트를 깔아주고 적당량의 음식을 덜어 준 뒤 면발을 잡아서 조물조물 촉감놀이, 다양한 식재료도 맛볼 수 있도록 와이프와 번갈아가며 아이에게 다양한 ‘현실경험’ 을 시켜줍니다.

 

정말정말 힘들고,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지경입니다.

 

 

 

하지만 아이의 정상적인 사고발달과 인지능력으로 10년, 20년 뒤 아이를 보며 행복해 할 모습을 생각하며 즐겁게(힘들게) 육아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왜!? 특히 두돌 전 아이에겐 영상물을 보여주면 안될까요?

 

일단 천천히 설명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아이의 두뇌발달 과정을 보시기로 하겠습니다.

 

아이는 태어나서 조금 지나면 두뇌의 시냅스가 성인의 약 3배에 달할 정도의 뇌구조를 지닙니다.

 

시냅스란… 두뇌가 하나의 전기회로라고 본다면 각 회로끼리 신호를 전달하는 연결 통로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특정 행동을 반복할 수록 시냅스들끼리 뭉쳐서 강화되기도 하고, 반대로 특정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 뇌는 해당 시냅스(전기회로)가 필요 없다고 판단하여 삭제조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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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 두뇌 시냅스는 태어난 직후엔 경미하다가, 24개월때 최고로 많고, 만 6세만 되면 상당수 정리되어 줄어든다 >

 

 

 

아이는, 어떻게 발달할 지 모르기 때문에 모든 시냅스가 연결되어 있고, 생후 24개월, 특히 36개월 이내에 해당 시냅스 들 중 자주 사용하지 않는 시냅스를 ‘정리’ 하는 과정을 통해 발달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주로 변연계 위주로 발달을 한 다음, 만 12세까지는 공부하는 준비 과정을 거쳐, 만 13세부터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는 뇌로 변화하게 되죠.

 

신기하게도, 아이의 두뇌발달 프로세스에 맞춰 대부분의 나라 교과과정이 편성되어 있습니다.

 

만 12세인 초딩까지는 기본적인 상식과 뛰어 놀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교과과정이고,

 

13세 이후 인 중딩때부터 본격적으로 학습을 하도록 되어 있죠.

 

(조기교육에 대한 제 생각과 할말도 정말 많지만 다음 기회에….)

 

 

아무튼, 유아 입장에서 만 3살까지는 두뇌발달의 황금기입니다.

 

입에 물어도 보고, 손가락의 촉감, 후각, 시각, 청각 등을 통해서 성인 3배의 시냅스들을 최대한 유지하게끔 해줘야 합니다.

 

물론 대부분 정리가 되겠지만, 다양한 감각적인 활동을 할 수록 ‘살아남는’ 시냅스들은 최대한으로 유지 됩니다.

 

그리고 ‘살아남은’ 시냅스들은 이후 발달과정에서 상당한 역할을 합니다.

 

 

다음, 아이가 태어나서 만 36개월 까지는 주로 상호작용과 관련된 두뇌가 발달합니다.

 

상호작용이란 다들 아시듯. 내가 아빠를 때리면 아빠가 화낼거야. 이 물건을 떨어트리면 깨질거야. 물을 끼얹으니 바닥으로 떨어져 등등, 사람과 사람 또는 물건과 주위의 모든 구성 성분들과 활발한 작용을 함을 의미합니다.

 

특히, 이 시기의 아이들은 사물을 볼 때 다양한 방법으로 시행착오를 거쳐 탐색과 탐구활동에 매진합니다. 그래서 안전사고가 제일 많이 벌어질 나이이기도 하지요.

 

또한 집안 물건들을 모조리 다 꺼내어 어질러 보거나, 엄마가 화내며 하지 말라는 행동도 곧잘 하면서 화를 더욱 돋구곤 합니다.

 

그러나 이건 당연한 행동들이고, 아이의 안전에 직결되지 않는다면 그런 탐구활동을 통해서 두뇌를 활발히 촉진시켜 주어야 합니다.

 

그러면서 특정 행동을 하면 벌어지는 인과관계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 이 아니라 향후 이런 능력이 발달할 수 있도록 시냅스가 최대한 보존되고, 엄마, 아빠와 활발한 의사소통을 하면서 하나의 인격체로 성장해 나갈 수 있게 됩니다.

 

특히 아직 말이 트이지 않는 상태에서, 아이는 ‘자아’ 란 개념이 조금씩 생기면서 본인 의지대로 관철시키려고 떼도 쓰고 엄마 아빠를 의지하려고 하면서 동시에 세상으로 독립해 나가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특히 이 시기에 내 의지와 상대방의 의지를 파악하는 능력이 발달합니다. 말은 못하지만 우유를 먹기 위해 엄마에게 우유를 먹는 시늉을 하면서 손가락으로 물컵을 가르킨다거나, 산책을 나갔을 때 수돗가에서 노는게 너무 좋아 손씻는 시늉을 하며 수돋가에 가달라고 요구하는 행위 등이지요.

 

이것은 향후 상대방과 내 마음을 서로 헤아려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게끔 만드는 능력….. 이 아니라 능력을 발달시키는 씨앗을 심는 과정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것 뿐만이겠습니까?

 

엄마 아빠의 말을 이해하려고 많은 노력도 할 것이고, 아이는 언제나 심심하기 때문에 ‘어떻게 놀까?’ 를 생각하면서 생각하는 힘도 엄~~청 길러집니다.

 

저는 오늘 우연히 딸아이가 던진 장난감 공을 공중에서 잡자, 딸아이가 엄청 재밌어 하면서 제 쪽으로 공을 막 던지고 저는 그것을 잡고.. 아이는 재밌어 죽겠다는 등 자지러 지며 신나게 놀았습니다. 이렇게 우연히 ‘어떻게 재밌게 놀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아이는 놀이를 통해 두뇌가 활발히 발달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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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감놀이, 촉감놀이를 하며 식사시간을 난장판으로 만들지만, 정상적인 두뇌발달을 촉진하는 아이 >

 

 

여기까지가 정상적인 발달 과정이구요,

 

육아와 관련된 책 두어권만 봐도 제가 무슨 말을 썼는지 아실 겁니다.

 

 

근데 말이 쉽지, 평일에 일하느라 피곤에 쩔어있는 아빠 입장에서 주말에 아이랑 힘들고 피곤하게 놀아주는게 ‘쉬운’ 일은 절대 아닙니다.

 

또한 24시간 내내 신경을 곤두세우며 아이의 의식주를 책임지는 엄마 입장에서도 잠시 웃으며 놀아주는것도 상당히 힘든 일입니다.

 

 

여기서 아이에게 핸드폰 등, 신세계를 보여 줍니다.

 

 

아이의 뇌는 어떻게 될까요????

 

엄마 아빠와 노는 것보다 핸드폰 또는 태블릿의 너튜브나 게임을 하는 것만큼 자극적인 게 없습니다.

 

손가락만 쉭쉭 하면 ‘뽀X로’ 가 나와 재밌는 모습을 보여주고, 알록달록한 색감과 재밌는 음악들이 나옵니다.

 

엄마 아빠랑 놀 땐 현실세계이기 때문에 잠시만 기다릴 일도 많고, 인내해야 할 상황도 많지만 핸드폰은 그렇지 않습니다.

 

미리보기 화면만 보고, 재미없을 것 같은 부분은 휙휙 지나갈 수 있고 재밌는 부분만 골라볼 수 있습니다.

 

 

눈이 돌아가죠.

 

아이에게 시각적, 청각적인 자극은 제일 중요하고 재밌는 자극입니다.

 

성인 3배로 형성된 시냅스 들 중, 게임하는 것과 영상보는 것 외에 나머지 시냅스들은 ‘필요없다' 라고 판단되어 서서히 정리 됩니다.

 

기다릴 수 있는 인내심 시냅스는 더이상 필요 없습니다. 걍 손가락질 몇번 하면 보고싶은거 언제든 볼 수 있으니까요.

 

아빠랑 놀기 위해 찡찡대며 소통할 필요도 없죠. 걍 찾아보면 되니까요.

 

엄마 입장에서 교육용 영상을 보니 알아서 글씨도 읽게 되고 얼마나 편할지 모르겠지만,

 

소통을 하기 위한 글씨와 그냥 영상속에 나온 글씨는 차원이 다르겠죠.

 

 

그렇게….

 

아이의 뇌 속 시냅스들은 ‘영상보기’ 와 ‘게임하기'를 제외하고 모조리 정리가 됩니다.

 

 

예전에 어떤 다큐를 봤는데, 돌 무렵부터 핸드폰을 접하기 시작한 아이가 나오더라구요.

 

동영상을 보다가 로딩이 잠깐 걸리자. 그 몇초를 참지 못하고 핸드폰을 던져버리더군요.

 

어린이집에 가서 친구들과 어울리지도 않고, 장난감이 제 뜻대로 안되가 걍 울고 장난감을 던지더라구요.

 

(제 딸같으면, 장난감이 자기 뜻대로 움직이게 하려고 이리저리 살피고 탐구하면서 놀았을 것입니다.)

 

 

 

결국, 그렇게 핸드폰만을 바라보는 아이가 성장해서 성인이 된다고 봅시다.

 

대한민국 스마트폰이 보편화 된 역사가 아직 15년이 채 못되어, 아직 그런 세대가 수면 위로 올라오진 않았습니다만,

 

 

타인을 이해하지 못하고, 본인의 주장을 관철시키려는 노력도 못하고, 인내심 바닥에, 다른 사람의 주장을 들어도 전체적인 맥락에서 이해하기는 커녕, 국소적인 부분만 잡고 늘어지려는 모습을 보이겠지요.

 

모든게 본인 중심적인 데다가, 공부라도 잘하면 취직이라도 잘 할텐데 공부조차 못하면 히키 되거나, 부모를 원망하는 성인으로 자라거나, 좌절감을 맛보아도 버티면서 극복하기 보다는 인터넷에 조롱질이나 하며 자기위안을 하는 것 등등 기타 등등 정상적인 두뇌발달이 되지 않아 다양한 문제에 당면하게 될 것입니다.

 

특히 유투브나 각종 영상매체를 보면서 ‘난 강남에 건물 두어채 가진 사람이 되었어야 하는데 못난 부모때문에 내가 고생하는 거야!!’ 라면서 노~~오~~력조차 하지 않고 인내도 하지 않는 성인이 될 가능성이 높겠지요.

 

아무튼, 어린 나이에 스마트 폰등을 접해서 사라지고 정리된 시냅스를 다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진 않지만,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기에…

 

차라리 어린 나이때 엄마 아빠가 체력이 그래도 좋았을 때 고생 좀 되겠지만 자연과 각종 놀이활동으로 건강한 두뇌발달을 촉진하는게 훨~~씬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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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말 힘듭니다 ㅠㅠ

 

오늘 쉬는날이지만, 오전에 한번 아이 데리고 산책나가고 오후에도 공원에 가서, 나뭇가지를 모으고 가랑잎을 가지고 다니면서 바스락거리는 촉감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재밌게 꺄르르 웃는 소리를 듣고 보람을 느꼈습니다.

 

아이가 보는 앞에서 핸드폰 조차 꺼내지 못하다 보니 저도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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