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롬 헬

호러우드 작성일 21.10.04 01:16:15 수정일 21.10.04 01: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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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는 분은 다 아시는, 앨런 무어의 걸작 그래픽노블입니다.

영국의 연쇄살인범 잭 더 리퍼 사건을 픽션을 가미해 재구성했죠.

책의 제목인 프롬 헬은,

실제 잭 더 리퍼가 경찰에 남긴 편지의 첫구절이죠.

"지옥으로부터"

그래픽노블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지만, 프롬 헬을 보고 정말 경악을 했었던게 떠오릅니다 ㅎㅎ 너무 재밌어서요^^

 

분위기는 굉장히 어둡습니다.

600페이지 정도로 분량이 상당한데, 느린 호흡과 꽉 찬 텍스트로 천천히 조여오는 연출이 좋습니다.

다 떠먹여주지 않고 절제되고 세련된 작법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전개가 상당히 충격적이어서 보면서 계속 놀랐었죠.

 

말미의 주석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방대한 리서치 또한 압권입니다.

당시 잭 더 리퍼와 왕가를 엮어 떠돌던 찌라시들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려 만든 스토리도 재밌고, 화이트채플과 벨에포크시대의 추악한 면모를 생동감있게 그려낸 분위기도 재미있습니다.

직접적이진 않지만 글 전체를 관통하는 은유를 통해 당시 영국을 신랄하게 까내리는 것도 좋습니다.

단순하지 않은 이중, 삼중의 작법으로 계속 곱씹으면 다르게 읽히기도 합니다^^
 

단점을 하나 꼽자면 너무 잔인하다는 것 정도일 것 같습니다.

그림이나 묘사의 잔인함 같은 1차원적인게 아니라

스토리나 인물을 다루는 방식이 잔인하네요 ㅠㅠ 무시무시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누구에게나 강추를 드리고 싶지만,

혹시나 느린 호흡에 지루함을 느끼실 것 같은 분들에겐 추천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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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무어의 다른 걸작인

왓치맨이나 브이포벤데타에 대한 감상도 언젠간 남기고 싶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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