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예술하는 습관

엉덩이를씰룩 작성일 20.06.18 22:5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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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번째 필사는 "예술하는 습관" 이란 책입니다. 뛰어난 예술가들은 어떻게 창작을 했는지, 어떤 습관을 가졌는지 인터뷰한 책입니다. 그 중 일생에 시를 100여편 밖에 쓰지 않았지만, 퓰리처상과 전미도서상을 수상한 시인 엘리자베스 비숍의 이야기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녀는 '무스'라는 시를 20년에 걸쳐 썼다고 합니다. 많은 양의 시를 얼마나 썼느냐보다 얼마나 좋은 시를 썼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되네요.

한 가지 기술 / 엘리자베스 비숍



상실의 기술을 익히기는 어렵지 않다

많은 것들이 본래부터 상실될 의도로 채워진 듯하니

그것들을 잃는다고 재앙은 아니다



날마다 무엇인가를 잃어버리라

문 열쇠를 잃은 후의 당혹감, 무의미하게 허비한

시간들을 받아들이라

상실의 기술을 익히기는 어렵지 않다



그리고 더 많이, 더 빨리 잃는 연습을 하라

장소들, 이름들, 여행하려 했던 곳들을

그것들을 잃는다고 재앙이 오지는 않는다



나는 어머니의 시계를 잃어버렸다

그리고 보라! 내가 좋아했던 세 집 중 마지막 집,

아니 마지막 에서 두 번째 집도 잃었다

상실의 기술을 익히기는 어렵지 않다



두 도시도 잃었다

멋진 도시들을, 그리고 내가 소유했던

더 광대한 영토, 두 강과 하나의 대륙을 잃었다

그것들이 그립긴 하지만 그렇다고 재앙은 아니었다



당신을 잃는 것조차(그 농담 섞인 목소리와

내가 좋아하는 몸짓을), 나는 솔직히 말해야 하리라,

분명 상실의 기술을 익히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그것이 당장은 재앙처럼(그렇게 쓰라!) 보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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