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본 연구소 - 22. 포클랜드 전쟁, 대환장 파티

갑과을 작성일 21.09.21 14:3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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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입니다.

추석연휴를 맞아서 어찌어찌 시간 조율을 해본결과

저만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롤도 돌려보고 인터넷 서핑도 해봤지만

역시 시간이 주어지니 뭘 해도 재미도 없고…… 해서

결국 “이번달 치를 끝내보자.”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관계로

최대한 빠르게 올려보고

저도 저의 휴일을 즐기러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이 게시글은

유튜브 “3프로 TV”의 코너 “최준영 박사의 지구본 연구소”를

토대로 하고 있음을 밝힙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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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 간단한 리뷰를 해보자면

 

아르헨티나가 “포클랜드”를 점령한 뒤에

아르헨티나 군부가 예상했던 대로,

 

아르헨티나 군부의 “더러운 전쟁” 이슈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국기를 휘날리며

“아르헨티나 만만세”를 외쳤습니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아르헨티나가 국내의 불안한 이슈를 잠재우기 위해

이른바 “쑈”를 했구나 싶고, 덕분에 국내 이슈를 잘 가라앉혔구나 싶었겠지만

 

“쑈”가 필요한건 아르헨티나 뿐 만이 아니었습니다.

 

영국도 당시 ‘영국병’으로 불리우는

경제적 고통으로 IMF사태까지 겪고 있었기 때문에

영국도 또한, 이것이 자국의 불만을 가라앉히기 딱 좋은 이슈였거든요.

 

 

아르헨티나가 포클랜드를 점령한지 3일 뒤

4월 5일에 영국이 일부러 대대적인 환송행사를 열며

아르헨티나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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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역습』은 여기에서 유래됐음.

 

여기서 영국이 “일부러” 환송행사를 열었다는 대목이 나오는데요.

그렇게 한 이유는 두 가지로 추측이 됩니다.

 

① 자자 우리가 뺏긴 영토를 찾으러 갑니다~ 경제위기? 그게 뭐에요? 하는

국내 불만 잠재우기

② 아르헨티나 놈들아 니네 박살내러 이렇게 많이 간다 하는

일종의 뻥카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이야 한타 지대로 벌어지겟구먼?”

“아르헨티나 잘 가고.”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이제부터 본격적인

“뒷목잡기”의 향연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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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여러분들이 많이 하게 될 모습

 

 

 

2. 아니 이게 여기서 왜 나와?

 

아르헨티나를 박살내기 위해

영국의 함대가 기세등등하게 바다로 나간 것 까진 좋은데

 

막상 바다로 나가서 무기고를 살펴보니

“어라? 이게 왜 여기 있어?”하는 무기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무기고에는 예전에 소련의 핵 잠수함을 잡기 위해 놓아둔

핵 폭뢰가 “뀨?” 하고 고개를 빠꼼이 들고 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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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주인공 핵폭뢰

 

 

핵폭뢰가 무엇인고 하면

배 근처에 소련의 잠수함이 있는 것 같은데

막상 찾자니 너무 힘들 것 같을 때,

 

그때 바다 속에 핵폭뢰를 떨궈두면

일대의 바다에서는 어마어마한 핵폭발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근처의 바다에서 작전을 펼치고 있던

잠수함은 순식간에 방사능에 쩐 고기밥 신세가 되는 거지요.

 

 

문제는 그 위력이 너무 거대한 나머지……

핵폭뢰를 쓴 배 역시도 방사능에 쩐 고기밥 신세가 된다는 거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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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터지는데 버틸 재량이 없다.

 

어떻게 보면

가미가제 해군 ver.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니 미쳤습니까 휴먼? 대체 왜 스스로 자폭을 하는거죠?”라는 의문이 들텐데요.

잠수함을 내버려 뒀을 때 끼칠 잠재적인 위협보다

그냥 자기 배 하나 희생했을 때의 이득이 훨씬 더 크다는

다소 비정한 자본논리에 따라 만들어진 무기라고 할 수 있을 거에요.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이건 “소련”의 막강한 잠수함 전력을 상대할 때나 쓰는 물건이지

아르헨티나같이 “그냥 가서 쥐어팰 수 있다.”하는 귀여운 수준의 나라에게 쓰기엔

한국 속담으로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쓰는 격이다.” 하는 말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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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무기가 싣려있다는 걸

출항하기 전에 알아차리고 얼른 배에서 내리면 정말 좋았겠지만

문제는 이걸 발견한 것은 대서양 한복판

 

이걸 버리고 가자니…… 뒷감당이 안될건 분명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결국 영국은 이 무기를

“다른 배는 몰라도 절대 안 가라앉을 배.” 혹은

“가라앉을 일이 있어도, 다른 배들이 가만히 안 둘 배.”

즉 항공모함의 무기고에 싣어 두기로 했다고 합니다.

 

 

이쯤되면……. 행정병들 조인트가 과연 남아났을지 의문이 듭니다.

 

예상되는 그들의 미래

 

 

 

3. 자 그럼 계산기부터 두드려 봅시다.

 

어쨌거나 출발하자마자 체면을 잔뜩 구겨버린 영국이지만

그래도 다행스럽게도 이건 대서양 한복판에서 벌어진 일이니

그 사실을 아는 영국 국민들은 많지 않았을 것이고

 

군대의 특성 답게

“야. 그냥 덮자.”하고 무마할 수 있었습니다.

 

 

그 뒤로 이젠 좀 정신 좀 차리자며

계산기를 두드려봤어요.

 

 

“제일 좋기로는 우리는 한 명도 안죽고 쟤들만 다 죽이면 좋겠지만.”

“알다시피 그건 불가능한 일이죠.”

“ㅇㅇ 맞아. 그래서 우리 대영제국의 위대한 계산기를 두드려봤지.”

“견적은 얼마정도 나온대요?”

“작전 시간은 90일 정도 걸릴거고”

“괜찮네요.”

“4,000명 정도 상륙하면 20%……. 800명 정도는 죽을거고.”

“오우야 그렇게 많이 죽어요?”

“노르망디 상륙작전 때 얼마나 죽었는지 알어?”

“글쎄요 얼마나 되는데요?”

“상륙 당시에 15만 명 갈아 넣어서, 5만 명 상륙했다 이놈아.”

“헐……. 해병대 아닌 게 천만다행이네요.”

“아직 계산 안 끝났어. 사람만 죽겠냐? 배도 가라앉겠지?”

“배도?”

“항모 한척은 골로 갈거고 호위함 여섯첫도 꼬르륵 할 테지.”

“하…….”

 

무자비한 계산법이죠?

실제 전쟁이 끝난 뒤에 결산을 해보니

 

배 네 척에, 상륙함 한 척이 가라앉은걸 보면

계산이 대충 아다리가 맞아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역시 전쟁도 해본 놈이 잘한다고…….

 

 

4. 영국이 두려워 한 것은

 

아르헨티나의 함대? 아닙니다.

어차피 배 크기상으로도

영국과 상대가 되지 않았을 뿐 만아니라

영국이 사태 터지자마자 출동시켰던 잠수함이

포클랜드 인근 해역에 잘 파킹되 있었거든요.

 

“너네 닺 올리기만 해. 그날이 니네 제삿날이니까.”

하고 잔뜩 벼르고 있었습니다.

 

 

영국이 제일 신경 쓰고 있었던 것은

아르헨티나가 프랑스로부터 수입했던

 

“슈페르 에땅따르”라는 전투기와

그것의 세트 메뉴였던

“엑조세 미사일” 이 두 개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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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으로 다시 상기시켜드리자면

배와 배의 싸움, 함대함전은

무조건 덩치싸움입니다.

 

 

일단 덩치가 크면 어떤 일이 벌어지느냐

 

① 싣을 수 있는 용량이 커지니까

더 큰 대포를 싣을 수 있다. (공격력 버프)

② 덩치가 커지니까

장갑을 더 두껍게 할 수 있다. (방어력 버프)

 

방어력 버프가 어느 정도냐면……

배의 철갑은 두께가 약 60cm라고 하는군요.

사람을 죽이기 위해 그걸 뚫어야 하는 배들의 대포는 참……

 

 

물론 이스라엘 편을 읽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이런 해군의 상식을 깨는 무기가

 

① 스틱스가 시초인 “대함미사일”

② 그리고 “어뢰” 가 있겠습니다.

 

 

여담의 여담을 더하자면

어뢰는 직접 배를 때리는 무기가 아닙니다.

배의 아래쪽까지 잘 날린다음에

배바닥 바로 아래에서 펑하고 터뜨리는거에요.

 

그렇게되면 물 속에서 water-jet라는게 발생하게 되는데

일종의…… 목욕탕에서 방귀를 뀌는 것 같은 기포가 발생하는 겁니다.

 

그럼 그 위에 있던 배들은

워터제트에 의해서 물로 한번 솟구치면서 한번 꺾였다가

떨어지면서 반대로 꺾였다가

다시 반동으로 튀어오르면서 한번 더 꺾이는

3콤보를 얻어맞게 되고

 

그렇게 되면, 배의 척추라고 할 수 있는

용골이 뿌득하고 부러져버리는거죠.

그럼 배는 무슨 수를 써도 못 구한다고 해요.

그대로 침몰하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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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이 아닌 워터 제트로 침몰하는 원리임

 

 

그래도 일장일단이 있다고

어뢰의 단점은 사정거리가 짧아요.

지금이야 소리 따라서 알아서 쫓아가렴이라고 하지만

초기의 어뢰는

 

① 그냥 일단 쏘고 본다. (유도기능 없음)

② 사람이 무선으로 조종한다. (이건 방해전파 받으면 끝)

③ 사람이 유선으로 조종한다. (이런 것도 있네요?)

④ 사람이 탑승해서 조종한다. (가미가제 어뢰버전)

이렇게 네 종류였습니다.

 

 

창이 있으면 방패도 있다고

어뢰한테 맞는걸 즐기는 배는 없을테니

어뢰를 피하기 위한 여러 교범이 있긴 합니다만

 

문제는

“비행기에서 떨구는 어뢰는 어떻게 대응하느냐”였습니다.

 

배에서 쏘는거야 결국은 물의 저항을 받을테니

속도도 느리고, 결정적으로 물보라를 보고 대충

“아하 저기에 있군”이라고 짐작이라도 할 수 있지만

 

비행기에서 쏜 어뢰는?

사실 말이 어뢰지 그냥 미사일이에요.

 

 

안 그래도 속도가 빨라서 잡기 힘든 비행기가

“나의 추진력에 더해서 날아가라!”하고 미사일을 쏴버리면

 

이걸 무슨 수로 막느냐는겁니다.

 

그래도 죽기 싫으면 방법을 찾는게 인류라고

비행기에서 날아오는 어뢰를 막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였습니다.

 

① 미사일에는 미사일로. 날아오는걸 맞추면 되지.

이게, 예전에 스타워즈 프로젝트라고도 불리우고, 패트리어트 미사일이라고도 불리고

최근에 이스라엘-가자지구 사태에서 봤던 “아이언돔”으로 운영된걸 봤습니다만

미사일을 미사일로 맞추는건

날아오는 화살을 화살로 맞추는 것 보다 더 빡센 일일겁니다.

 

결정적으로, 아이언돔에 대한 이야기 들어보셨겠지만

하마스가 날리는 대당 몇십 만원 짜리 미사일 맞추자고

이스라엘은 대당 1억 원짜리 미사일을 쏘고 있다고 하죠?

수지가 잘 안맞는 일입니다.

 

저게 대당 1억이라고 했던거 같던데…….

 

② 미사일이 안날아 올 만한 곳으로 째면 되지 뭐.

영국이 고른 선택지는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예전에 어린왕자 시절의 비행기야 속도는 느려도 기체가 가벼우니

기름 떨어지면 엔진 끄고 바람 타고 날아갔다고 합니다만

전투기는 그런거 없죠. 기름 떨어지면 그냥 하늘을 날던 쇳조각 되는 겁니다.

 

영국은 지도를 펼쳐놓고

아르헨티나 항공기가 날아올만한 사정거리를 그어놓고

아르헨티나 항공기가 본토에서 날아올 수 있는 최대거리 + 미사일의 최대 사정거리

밖의 위치에 정박했다고 해요.

 

사실 영국이 이렇게 할 수 있었던건

포클랜드의 위치가 절묘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포클랜드는 아르헨티나 본토로부터 500km정도 떨어져 있는데요.

그 정도 거리면 어떻게 되느냐

아르헨티나 공군기는

본토에서 출발해서, 포클랜드 인근까지 날아와서

약 5분정도 싸우고 다시 돌아가야 하는거에요.

 

“아 아까운데 1분만 더 싸우면 안돼?” 하는 순간

이 비행기는 본국으로 못돌아가는겁니다. 기름이 없으니까요.

 

그렇게 영국은 자신들이 제일 껄끄러워 하던

슈페르 에땅따르 전투기

엑조세 미사일이

 

아슬아슬하게 닿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진영을 꾸렸다고 합니다.

 

 

 

5. 어? 저거 뭐여? 민항기 아녀?

 

이렇게 포진까지 마쳤지만

제일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영국 놈이 어디 있는데?”

“그래서 아르헨티나 놈들인 어디 있는데?”

 

특히 서로를 찾는 문제는 아르헨티나가 더 골머리를 앓았을 겁니다.

영국이야 쟤들 공군기지 어디있는지 대충 알고

해군기지 어디있는지 대충 아니까

그쪽의 움직임만 잘 파고 있으면 되지만

 

아르헨티나 입장에서는

바다 한복판에서,

수틀리면 따른데로 옮겨버릴 수 있는 배들을 상대해야 하니

이른바 “정찰”의 문제가 가장 컸던 거에요.

 

 

뭐 이 문제의 해결은 간단할 것 같습니다.

어디있는지 모르면 정찰기를 띄우면 되니까.

 

하지만, 그렇게 쉽게 해결이 될 것 같으면 애초에 언급도 안했겠지요.

 

아르헨티나쪽에서 무기고를 뒤져 정찰기를 꺼내보니

이거 참 이걸로 전쟁을 하라는거야 말라는거야 할 정도로

다 낡아빠진 정찰기만 있더라 이겁니다.

 

“정찰을 해서 돌아올 수 있을까?”의 문제가 아니라

“이거 뜨긴 뜨는겨?”하는 근본적인 의문이 드는 고철 덩어리였던 거지요.

 

 

그렇다고 정찰을 안 할 수는 없는 상황

인간의 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반복이다.”라고 했던

토인비의 말처럼

아르헨티나 군부는 기어코 해답을 찾아내고야 말았습니다.

 

 

“결국 정찰이 성공하려면 일단 비행기가 오래떠야 할 거 아냐.”

“그렇죠?”

“문제는 저 정찰기란 이름의 고철 덩어리는 애초에 뜰 것 같지도 않고.”

“그러니까 뭐 어쩔라고?”

“그럼 오래 뜨는 비행기를 구하면 되는 거 아님?”

“아니 전쟁 났는데 비행기를 무슨 수로 수입하냐?”

“왜 비행기를 수입할 생각을 하는데? 우리한텐 그런 비행기가 있다고.”

“?!?!?”

“덤으로 적으로부터도 안전할 수도 있지.”

“……그런게 우리한테 있다고?”

 

놀랍게도 있었습니다.

우리한테도 친숙한 이름인

보잉-707이란 녀석이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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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정찰을 합니다.

 

이거 참 골때리는 놈들이구만 하기전에

생각해보면 이 녀석은 대단한 녀석입니다,

① 여객기니까 매우 오랫동안 날 수 있다. (한국에서 미국도 가니까)

② 여객기에는 기상레이더가 있다.(악천후를 피해야 하니까)

그런데 그것의 각도를 아래로 내리면 훌륭한 정찰 레이더가 된다.

 

웃기는 일이지만 실제로 아르헨티나 공군은

보잉-707 여객기를 징발해서

대서양 인근을 날아다니며 영국 군함의 움직임을

손바닥 내려다보듯 훤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럼 저꼴을 영국은 그대로 두고만 보고 있을 것인가

당연히 자기 배 위로 멀리서 비행기가 날아다니는 소리가 나니

일단 비행기를 출격시켰습니다만

 

“어 뭐여? 이거 민항기네?”

“올라! 부에노스 디아스!! 무슨 일 있나요?”

“아, 미안 미안 저희가 약간 오해했네요. 그냥 가던 길 가세요.”

“씨씨. 좋은 하루 되세요~”
 

라며 몇 차례 눈뜨고 정찰기를 보내는 일이 벌어졌습니다만

이게 반복되다 보니까

 

“저거 뭔가 수상해”하는 생각이 들더라 이겁니다.

 

“저거 진짜 수상한데요?”

“이쯤되면 저건 아르헨티나의 끄나풀이다는게 내 결론이다.”

“이미 조준 다 끝났습니다. 버튼만 누르면 되요.”

“그럼 눌러볼……”

 

하던 찰나에 영국 함대 함장이

마지막 순간에 스톱을 외쳤습니다.

 

“야 비행기 날아온 각도가 이전하곤 뭔가 다른데?”

“네?”

“버튼 마려운 표정 짓지 말고 이 전쟁광 놈아. 지도부터 꺼내봐.”

“넵!”

 

지도를 살펴본 영국 함대 함장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습니다.

비행기가 날아온 경로를 지도에서 그어보니

해당 비행기는 브라질의 도시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날아오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해당 비행기와 교신을 해보니

진짜로 브라질 항공사 소속의 여객기였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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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들을 해치려 하다니 용서할 수 없다

 

 

만약에 영국군이 제대로 확인 안 하고

버튼을 눌렀다면

비행기는 그대로 격추됐을 것이고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연합군이 결성되면서

영국은 그냥 짐 싸서 집 가야죠.

포클랜드는 그냥 말비나스로서 아르헨티나 땅이 되는거고요.

 

그렇다고 뻔이 아르헨티나가 민항기 코스프레하면서

정찰기를 띄우는걸 보고만 있을 수 없으니

영국은 스위스 대사관을 통해서 아르헨티나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또 날리기만 해봐라. 그땐 진짜 쏴버린다.”라고요.

아르헨티나야 이미 재미 볼 만큼 봤겠다

영국 함대가 대충 어디쪽에 댔는지 확인했으니

“ㅎㅎ ㅈㅅ 걸러버렸네?” 하곤 빤스런을 해버렸다고 합니다.

 

 

 

6. 예상했던 대로

 

아까 아르헨티나가 가지고 있던 전력 중에서

영국이 껄끄러워 했던 것 두 가지가

① 슈페르 에땅따르 전투기

② 엑조세 미사일이라고 했고

 

그것에서 대처하기 위해

사정거리에서 떨어진 곳에 함대를 배치했다고 했습니다

마침 포클랜드제도의 위치가 교묘하게

아르헨티나 전투기가 5분 이내로 싸워야하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고도 했고요

 

하지만, 포클랜드제도는 일단 아르헨티나군이 점령하고 있었습니다.

 

만약에 포클랜드제도에 있는 활주로를 통해서

슈페르 에땅따르가 이륙할 수 있게 된다면

 

영국으로선 거기에서 또 500km를 떨어져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즉,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포클랜드 제도에 있는 활주로를 무력화 시켜야 하는 필요성이 있었던 거지요.

포클랜드에 상륙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포클랜드에 있는 활주로를 없애버리려면

 

역시 방법은 폭격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큰 문제가 있었으니……

영국 본토로부터 포클랜드까지는

18,000km 나 떨어져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폭탄을 싣고 있는 폭격기로서는

가다가 기름이 떨어질 것은 분명해 보이는 상황.

영국은 다시 한 번 지도를 펼쳐 들고 계산기를 꺼냈습니다.

 

“우리한테는 급유기가 있어. 그럼 급유를 하면 돼.”

“그런데도 좀 모자르는데요?”

“그럼 또 급유를 하면 되잖아?”

“그럼 급유기도 가다가 기름 떨어질 수 있잖아요?”

“그럼 급유기를 급유하는 급유기를 또 띄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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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런 느낌

 

무슨 개콘에서 보았던

유상무상무상도 아니고…… 이 무슨 개또라이 같은 소린가 싶겠지만

 

영국은 실제로 해냈습니다.

 

 

일단 대서양에 있던 영국의 섬 “어센션 섬”에

폭격기와 급유기들을 다 주차한 뒤에

(여기에서 포클랜드까지는 6,400km..... 아까 18,000km보단 갈만한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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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보니 꽤나 예쁜 섬이네요.

 

다들 출발~ 하고 출발했습니다.

물론 폭격기가 고장을 일으키면 골치가 아파질 수 있으니

예비용 폭격기까지 2대의 폭격기

 

이 친구들이 잘 날아갈 수 있도록

중간에 급유를 해줄 급유기 11대를 함께 띄웠어요.

 

빨간색이 폭격기 검은색은 급유기

 

하……지도에 잘 보이지도 않는 섬 하나 때문에

저런 일을 하다니 싶으면서도

독도를 생각해 보면 그럴 법 하기도 한 미묘한 기분이 듭니다.

 

 

이때 폭격 작전에 나간

벌컨 폭격기는

냉전 시대에 모스크바를 폭격하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졌습니다.

냉전은 1950년대에 성립됬고

포클랜드 전쟁은 1982년에 있었으니

대충 잡아도 30년 된 고물 비행기였습니다.

심지어 퇴역까지 한 두 달 쯤 남았다고 해요.

아마 벌컨 폭격기로서는 마지막 작전이라고 할 수 있었겠지요.

 

 

아까 고장날 것을 대비해서 예비용 폭격기를 한 대 더 띄웠다고 했는데

그 보람이 있었는지,

예상대로 폭격기 한 대는 고장이 나서 도중에 돌아갔고ㅋㅋㅋ

 

어쨌거나 급유에 급유에 급유에 급유를 받아가며

벌컨 폭격기는 포클랜드 상공까지 날아갔고

활주로로 21개의 폭탄을 일렬로 쭉 떨궜습니다.

 

그런데 또 기가 막히는 게

포클랜드의 활주로를 무력화시키겠다고

자그마치 21개의 폭탄을 떨궜는데

그중에서 딱 한 발 만이 활주로에 맞았다고 합니다.

가만 보면 영국도 엉망인거 같습니다.

 

왜 이렇게 됐는지 영국의 입장에서 변호를 해보자면

목표를 타게팅해서

유도를 통해 딱 맞추는 스마트 무기는

당시 미국만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 스마트 무기가 없는 상황에서는?

대충 눈대중으로 이쯤 쏘면 되겠지 하고

물량으로 마구잡이로 떨궈대는 거지요.

 

이게 6 ․ 25, 베트남전 때 주로 사용했던 전략

“융단폭격”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래도 그렇지 딱 한발만 맞는 것도 참……

그래도 그 한방은 꽤나 위력이 커서

포클랜드의 활주로에 인력으로는 도저히 메꿀 수 없는 큰 구덩이를 만들어놨습니다.

그 덕분에 아르헨티나 공군은

포클랜드의 활주로를 활용할 수 없었고

 

영국은 크게 한 숨을 돌릴 수 있었습니다.

 

 

 

7. 앗 아앗……

 

포클랜드의 활주로도 막아놨고

슈페르 에땅따르는 5분 조루가 됐으니

이젠 원사이드로 뚜까패면 되겠지? 하겠지만

 

영국은 또 다시 걱정 회로를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엑조세고 뭐고 다 무력화 시켜놓긴 했는데.”

“이젠 또 뭐가 걱정인데요?”

“바다밑에서 잠수함이 시밤쾅을 시전하면 어떻하지?”

 

 

아무래도 공중이 무력화 되면

바다밑에서 스멀스멀 침투하는게 제일 효과적일테니까요.

 

그래서 영국은 열심히 소나며 뭐며 열심히 돌려댔고

진짜로 탐지레이더에서 아르헨티나 잠수정의 흔적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영국함대는 “이때는 기회다.”하며

10시간 동안 대잠헬기를 총동원해가며

어뢰도 쏴대고

폭뢰(핵폭뢰가 아닙니다.)를 떨궈댔지만

 

아르헨티나 잠수정은

“ㅎㅎ 방비 빡세네요. 잘 구경하다 갑니다~”하며

유유히 사라졌다고 합니다.

 

 

그럼 대체 왜 실패했느냐……

당시 영국이 가지고 있던 어뢰들이

소련의 원자력 잠수함을 잡기 위해 만들어놓은

당시 최고의 스펙으로 덕지덕지 발라놓은 무기였습니다.

 

지금도 무기값이 비싸지만

당시로 치면 나라 재정의 n/1 가까이 되는 초고가 무기였습니다.

이런 무기를 함부로 막 날렸다가 못맞추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영국 함대 머릿속을 계속해서 맴돌았고

 

과감하게 버튼을 누를 수 없던 영국 함대는

알면서도 잠수함을 놓아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쓰는 일이 쉽지 않았던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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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의 일을 교훈 삼아 영국은

 

“야 솔까 30년 넘게 전쟁이 안나는 건. 그냥 전쟁 안 나는거야.”

“이젠 이런 초호화 무기를 갖출 이유가 없다.”

“그냥 마음 놓고 팍팍 쏘고 싶다 좀.”

 

성능은 좀 떨어지더라도, 마음 놓고 팍팍 쓸 수 있는 무기를 찾는 쪽으로

국방 전략을 수정하게 됐다고 해요.

 

 

 

8. 이게 맞는다고?

 

대충 어찌어찌 진용을 갖추고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본격적인 전투가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때 아르헨티나는 슈페르 에땅따르가 주 전투기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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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해리어가 주 전투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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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속도 측면에서 놓고보면

해리어가 슈페르 에땅따르의 상대가 될 수가 없었어요.

 

슈페르 에땅따르는 초음속 비행기였고

해리어는 초음속 비행기가 아니었거든요.

 

 

해리어기는 수직이착륙이 가능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사실 그거 하나를 위해서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속도가 느린건 말 할 것도 없고

싣을 수 있는 무기도 적었어요.

 

 

그럼 대체 왜 이런 구린걸 만든거야?라고 물으신다면

진짜 수직 이착륙을 위해 만들었다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냉전시기에 영국이

“만약 전쟁이 벌어진다면?”이라는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니

소련의 공군기가 영국 전역의 활주로를

반나절만에 박살내버린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일반적인 전투기라면 활주로가 박살났다 = 못뜬다를 의미하는거에요.

 

그래서 영국은

“그래도 일단 싸워는 봐야 할 거 아니냐.” 하며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해리어기를 개발해서

 

동네 차고

공항

동네 뒷길

고속도로

 

이런데다가 다 짱박아 두고 있었던 거지요.

 

 

어쨌거나

속도는 느리지만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녀석

vs

초음속 비행기의 싸움이 벌어졌습니다만

놀랍게도 해리어기가 슈페르 에땅따르를 격추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것만 놓고 보면

“와 저 아르헨티나 저것들 완전 당나라 군대 아녀?” 하시겠지만

 

앞서도 언급했듯이

영국의 진영은

전투기가 약 5분 정도 싸우고 돌아가야 하는 위치에 갖춰놨기 때문에

 

아르헨티나 파일럿들은

자신의 눈앞에 날아드는 영국 전투기

실시간으로 줄어드는 연료계라는

 

두 개의 적과 동시에 싸워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한참 쏘다가 아차 하고 제한 시간을 넘겨버리면

그냥 그대로 수장 각 뜨는 거거든요.

 

 

이러니 아르헨티나 입장에서는 미칠 노릇인 겁니다.

“아오 얘들이 좀만 더 오래 싸울 수만 있다면”

“저런 잠자리만도 못한 애들을 격추시키는 건 일도 아닐텐데 말이지.”

“그럼 그게 가능하게 만들면 되는 거 아니냐?”

“??? 어떻게?”

“왜 자꾸 공군 활주로에서 비행기를 띄우려고 드는 거야? 우린 뭐 항모 없냐?”

“아하, 우리도 항모란 게 있었지!”

“아르헨티나를 지키는 제일 높은 힘을 우리도 도와야 할 거 아냐!”라며

 

아르헨티나 해군이 항모를 띄워 “약진 약진 앞으로!”를 외쳤으나

…… 아르헨티나 항모에 있는 비행기가 뜨지를 못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아니 대체 왜 또 ㅠㅠ하실텐데요.

 

두 가지 요인이 있었습니다.

① 예내도 영국과 마찬가지로 비행기를 날려버릴 캐터펄트의 힘이 부족했다.

② 바람이 안불었다.

 

 

①은 이해가 되시겠지만

②는 대체 머선 소리냐 하실텐데요.

 

비행기가 떠오르려면

바람이 필요하긴 합니다.

그것도 맞바람이요.

 

 

여러분들이 연을 날릴 때 생각해보면

바람이 많이 부는 날, 바람에 연을 싣어서 띄우지 않습니까?

그리고 연이 일정고도에 다다르면

연을 향해 날아드는 맞바람을 맞아야 안정적으로 뜰 수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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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바람이 없으면 이렇게 달리는 수 밖에

 

비행기가 아무리 쇳덩이어도

맞바람을 맞아야 잘 뜨는 건 마찬가지인 거였습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항모에서

비행기를 출격시킬 시점에서는

 

바람이 전혀 불지를 않았다고 해요.

 

“아오 못 참겠다. 그래도 캐터필러로 날리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하고 날려 봐야

비행기는 그대로 바다 속으로 쳐박힐 뿐인거구요.

 

아르헨티나 함대는 그렇게

딱 한 번 시도해 보고

“아 안되네염 ㅈㅈ칠게염.” 하고 포기해버렸다고 합니다.

 

당시 아르헨티나는 남미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는 군대였지만

실전에 투입된 적이 없이 그냥 열병식만 하면서 폼잡다 보니

실전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할 능력이 없었던 거지요.

 

 

그래도 바람이야 언젠가는 불게 마련이니

바다에서 개기고 있으면 언젠간 뜰 수 있지 않을까? 싶겠지만

아르헨티나 함대가 떴다는데 영국 애들이 가만히

손가락만 빨고 있을 리가 없겠지요.

 

앞서 게시글에서 언급했던

영국의 핵잠수함이 슬금슬금 잠입해 들어가서

아르헨티나의 순양함을 어뢰 2발로 격침시켜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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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침당한 아르헨티나 순양함

 

안 그래도 비행기도 띄우기 힘든데

배까지 격침당해버렸으니

 

아르헨티나 해군은

“와 씨 쫄려서 더는 못 나가겠다.” 하고

ㅈㅈ칠 수 밖에 없었겠지요.

 

 

 

9. 안터져요~

 

그러다가 5월 4일이 되었습니다.

이날은 영국 해군이 아르헨티나에게 크게 한 방 먹은 날이었습니다.

 

이렇게 한참을 쥐어터지니

아르헨티나 입장으로선 반전의 한방이 필요했고

결국 숨겨놨던 무기

“슈페르 에땅따르”와 “엑조세 미사일”을 꺼내 들었습니다.

 

물론 혼자 날아가면

영국 배가 어디있는지 파악할 방법이 없으니

정찰을 위한 초계기를 함께 띄웠습니다.

얘가 엄청난 고물이라서

정찰은커녕 잘 날아갈 수나 있을 까 했는데

 

놀랍게도 영국 해군을 찾아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시기 영국도 분명 아르헨티나가

비장의 무기를 꺼내들거라곤 예상을 했습니다.

 

“아마 미국 양키놈들이라면”

“바다 위에 조기경보기 띄워두고 경고를 날렸겠지만”

“우리에게 그딴건 없지”.

“그럼 어쩌죠?”

“야, 니네 배에 레이더 달려있지?”

“네. 그런데요.”

“그럼 니가 정찰병 노릇 좀 해야겠다.

우리 본대에서 저 멀리 가서 레이더 존나게 돌려봐.

그렇게 하면 적기를 발견할 수 있겠지.”

“그렇게 하면......”

“우리는 너네의 경고를 듣고 다른 곳으로 대피하거나 대응을 할 수 있을거야.”

“그럼 우리는요?”

“갓 블레스 유.”

“x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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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영국 함대는

죽기를 각오한배 (쉐필드, 글래스고, 코벤트리 등)을

본진에서 30km 깔아두고 대응하고 있었습니다.

 

 

아르헨티나 공격기는

초계기의 지시를 받아서

“아 저쯤에 영국놈들이 있군.”이라는걸 알고 있었고

자기 눈으로 확인하고 미사일을 날리기 위해

 

초 저공비행에서 잠깐 하늘 위로 솟구쳐 올랐고

영국은 레이더를 열심히 쏘고 있었는데

하늘을 오르던 슈페르 에땅따르 비행기를 발견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발견한 상황

 

 

슈페르 에땅따르야

“이제 곧 돌아갈 시간이야.”하고 있었고

이미 저쪽에 영국 함정이 있다는걸 알고 있었으니

솟구쳐 오르면서 엑조세 미사일을 쏘고 돌아가기만 하면 됐습니다.

 

이제 공은 영국 함정에게로 넘어간거지요.

 

레이더 함선은

슈페르 에땅따르를 발견하고

자신의 소임에 따라서

 

“야 떴다 떳어!”

“미사일 간다아아아!”

 

하고 미친 듯이 경고를 울려댔습니다만

문제는 영국 본대에서는 그 경고를 믿지를 않았습니다.

 

엥? 이게 머선 소리여? 하실텐데요.

사실 그럴 만 했던 것이

 

잔뜩 쫄아있던 레이더함선은

오전에서부터 뭐만 날아왔다 하면

“미사일 간드아아아!”를 외쳐댔기 때문에

“이번에도 또 허위경보겠지 뭐.”하고 오판을 해버린 겁니다.

 

양치기 소년의 이야기가 이렇게 들어맞는 일이 벌어진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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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진짜 떳다고 ㅠㅠㅠ

 

어쨌거나 본대는 무시하더라도

날아온다고 확신을 한 배들은 대응을 하기 위해

 

채프라고 해서 미사일을 교란시키는 가루를 살포하고

“이렇게 된 이상 미사일을 격추한다.”라며

시다트라는 함대공 미사일을 발사하려고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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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여러 번 사고 칠 녀석

 

 

시다트가 발사되지 않았습니다.

 

 

뭐..... 이제까지의 대환장 파티를 지켜보신 입장으로선

“그래 이마저도 예상했다.” 싶겠지만

중요한건 왜겠지요.

 

시다트 미사일의 알고리즘은

『왼쪽 발사대에서 한 발 나간다

그 뒤에 오른쪽 발사대에서 다른 한 발이 나간다.』

프로그래밍이 되어있었는데.

 

먼저 발사되어야 할 왼쪽 발사대가

소금기 때문에 먹통이 난 겁니다.

해군이 소금기 때문에 대포를 못 쏜다는 게 말이 되냐 싶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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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해는 됩니다.

동시에 두발이 나갔다가 지들끼리 부딪치면 안되니까

한발 먼저 쏘고 다음발 쏜다로 프로그래밍을 해놨겠죠.

그리고 그게 이 사단을 나게 만든 겁니다.

 

 

그렇게 해서 엑조세 미사일은

아무런 저항도 받지 않고 유유히

운이 없던 쉐필드 함정에

그것도 하필 CIC(전투 정보실)이라는,

배의 핵심 인물이 모여있는 지휘소에 직격해 버렸고

 

그리고 안 터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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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사일은

머리통에 화약을 가득 싣고 있습니다만

부딪치자마자 터지면 그렇게 큰 효과가 없고

어느 정도 목표에 박힌 뒤에 터져야 효과가 있기 때문에

지연신관이라는 걸 가지고 있다고 해요.

 

마치 수류탄처럼 말이죠.

 

문제는 엑조세 미사일의 지연신관이

정말 성능이 형편없었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잘 날아가서 박히긴 했는데 터지진 않는

이런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 벌어지게 된거지요.

 

어떻게 본다면

로켓으로 날아가는 불발탄을 쏜건지

로켓으로 날아가는 거대한 화살을 쏜건지

참 가슴이 먹먹해지고 답답해지는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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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걸로 끝나는게 아니었습니다.

비록 미사일은 터지지 않았지만

여전히 이 미사일은 위협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어요.

 

왜냐? 로켓 추진체의 연료가 넉넉히 남아있었기 때문에

탄두는 터지지 않았지만

로켓이 연료를 소모하느라

로켓 자체가 맹렬하게 타버렸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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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런 느낌

 

 

영국 해군 입장으로선

일단 폭탄 자체는 터지지 않았으니

어떻게 저 불을 끄기만 하면 되지 않을까 해서

열심히 거기다가 물을 부어보고

예인을 해보려고 하고 난리를 쳤지만

끝내 불은 꺼지지 않았고

 

5일을 그렇게 버티던 쉐필드 함은

5일 뒤 격침되게 되었습니다.

 

 

포클랜드 전쟁 당시에

아르헨티나가 보유하고 있던

엑조세 미사일은 총 5발

전쟁 중에 5발을 다 썼다고 해요.

그 결과 영국 배는 3척이 명중했다고 하니

가히 명중률 하나는 알아줘야 할 것 같습니다.

문제라면 그중에서 제대로 터져서 배를 격침시키는 사례는 거의 없고

배에 가서 박히고,

로켓 엔진이 타오르고

그러다 엔진이 터지고 하는 식으로 격침시켰다는게 문제겠지만 말입니다.

 

 

웃긴건

그렇게 안 터지는 『날으는 불발탄』 엑조세 미사일이

포클랜드 전쟁 이후로 프랑스 최고의 무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터지든 안 터지든 일단 잘 맞추니까 말이에요.

 

그래서인지

중남미 국가들은 공군전력들이 죄다 엑조세 미사일을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그때의 감동이 그들의 가슴을 절절하게 만들었나 봅니다.

 

 

사실 여기에 우리나라도 어느정도 지분이 있는 것이

우리나라가 미국에서 만든 하푼이라는

대함미사일을 도입하려고 했는데

 

그걸 가지고 있는 미국에게

“거 미사일좀 파쇼. 북한 빨/.갱이 새기들좀 조지게.”했지만

옆에서 일본애들이 미국 귀에 대고 속삭인거죠.

 

“저거 주면 쟤네들 또 사고쳐요.”라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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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삼국지 톡

 

 

그래서 미국이 어영부영 전혀 다른 무기를

(돈 받고)파니까 빡이 친 우리나라 정부는

프랑스 애들을 빤히 보더라 이겁니다.

 

“왜 그래 꼬리안?”
“니네 엑조센가 뭔가 미사일 가지고 있다며?”

“있지?”

“그것 좀 팔래?”

“아니 그래도 미국이 뻔이 안주는데 우리가 주기엔 좀.....”

“그럼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하면 되겠군.”

“? 일단 들어나 보자.”

“니들이 우리나라한테 엑조세 미사일을 팔아주면.”

“팔아주면?”

“니네가 만든 초음속 비행기라는 에어버스 우리가 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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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사면 미사일을 준다?!?

 

 

사실 프랑스가 에어버스를 만든건 한참이었지만

해외에 수출할 수가 없었어요.

 

“초음속 여객기? 안터진다는 보증 있음?”

“안 터지죠.”

“해외에 수출해서 안 터진 전적 있음?”

“아니 X바 애초에 해외에 판 적이 없는데 어떻게 보증하냐?”

“아 그럼 안정성 믿을 수 없네. 우리 안삼요.”

“하......”

 

이런 상황이었던 프랑스에게

“우리가 테스트 베드가 되주겠소.” 하고 나섰으니

프랑스로서는

“감사합니다 마드모아젤”하는 일이 벌어진거죠.

 

그래서 대한항공은 프랑스회사가 아닌 회사 중에서

처음으로 에어버스를 도입한 회사가 되었고

 

당시 대한항공 회장이었던 조중훈은

프랑스의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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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대한항공 관계자들이 프랑스에 가면

그렇게 좋은 대접을 받는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가

KTX 만든다고 프랑스에 떼제베도 사줘

(이때 외규장각 도서도 세트메뉴로 가져온다는 루머가 있었음)

에어버스도 사줘

핵개발 할 때 프랑스한테서 기술을 배워와

(월성 원자력 발전소)

 

프랑스 좋은 일 많이 해준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이 사건은

영국 해군의 개망신이자

소련이 만든 미사일에 대한 대응체계가 엉망이었다는게 드러났고

비행기가 쏜 미사일에 방공구축함이 격침된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군사적으로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10. 안터져요~ 2 (Feat. 물수제비)

 

그렇게 영국이 개망신을 당하고 5일 뒤

이번에는 슈페르 에땅따르가 아니라

A-4라는 비행기가

엑조세 미사일이 아닌 그냥 폭탄을 싣고 날아왔습니다.

 

이번 양상은 현대전이 아닌

2차 세계대전에서나 볼법한 상황이었습니다.

 

비행기가 배를 들이박을 듯이 가까이 날아와서

닿기전 적당한 위치에서 폭탄을 떨어트리는 방식이었지요.

 

이번에는 영국 배의 선원들도

아까와는 달리 직접 비행기도 보고 폭탄도 봤습니다.

 

 

쉐필드와 작전을 같이했다가 살아남았던

글래스고라는 배에 폭탄이 떨어졌는데요.

 

비행기가 날아오는걸 보고 있던 글래스고 함선의

함포병이 시다트 미사일의 발사 버튼을 누르는데

 

 

이번에도 역시 발사가 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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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되면 발사가 된 적이 있기나 한지 의문

 

역시 예상대로죠?

 

 

그럼 또 왜 그랬느냐......

 

배의 승무원들이 볼 때는 비행기는 분명 두 대였습니다.

같이 나란히 붙어서 날아왔는데

영국 배의 포격을 회피하기 위해 각각 흩어졌더라 이거죠.

 

사람의 눈에는 두 대의 비행기가 두 대로 갈라진 것이지만

이 멍청한 레이더가 볼 때는

 

“어? 한 개였던 비행기가 두 개가 됐네? 그럼 격추된 거임.”
이라고 멍청한 판정을 내려버린겁니다.

“당연히 격추된 잔해에 미사일을 인간이 쏠 리가 없지 않습니까 휴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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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하게 잘 생갉…….

 

하면서 미사일의 발사 버튼이 먹통이 된 것이구요.

 

 

그렇게 영국의 시다트 미사일은

쉐필드의 교훈을 얻지 못하고 먹통이 됐습니다.

 

그래도 사람은 살아야겠다고.

영국의 수병들은 미사일을 포기하고

함포를 쏴갈겼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놀랍게도 4대의 비행기 중에

3대를 격추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멍청한 알파고 녀석! 결국은 인간이 해냈다!”라며

환호성을 질렀지만

그 뒤에 곧바로 4대의 A-4기체가 또 날아온 거에요.

 

“야아 또 날아온다 발사 준비!”

“어엌 함포가 뜨거워져서 식혀야 하는데!!” 하며

 

영국 해병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아르헨티나의 전투기는 폭탄을 떨어트렸고

떨어진 폭탄은 물수제비 마냥 바다 위를 몇 차례 튕긴뒤에

글레스고 함정에 명중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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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소설 같지만 사실입니다.

 

 

솔직히 폭탄을 물수제비로 날렸다는 말에

저는 웃기기 보다는 고등학교 시절

모의고사 문제가 떠올랐습니다.

 

언어영역 비문학 문제였는데

비문학 지문답게 글자는 도저히 읽혀지지 않았지만

삽화가 기억이 나더라구요

 

비행기가 돌덩인가 폭탄을 떨궜는데

그게 물수제비를 타고 통통 튕기는 삽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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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였나 봅니다.

 

그게 귀신같이 떠오르더군요.

 

 

어쨌거나, 통통 튀는 폭탄은 글레스고에 쳐박혔고

예상대로 터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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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쓰게 될 줄이야

 

 

터지는 대신에 글래스고의 한쪽 옆구리를 때리고

배를 우걱우걱 뚫고서 반대쪽 옆구리를 통해 바다로 풍덩 빠졌다고 해요.

 

 

 

11. 그래도 썩어도 준치라고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됩니다.

날아간 엑조세 미사일은 터지지 않고

물수제비를 그린 폭탄은 배를 뚫고 지나가고

역시나 시다트 미사일은

“뭐하는겁니까 휴먼”하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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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는 중에 BBC 종군기자라는 놈들은

“우와 영국 해군 클라스 보소. 요리만 못하는줄 알았는데 전쟁도 못하네.”라고

연일 기사를 본국으로 보내고 있고

 

영국 해군들은 진절머리가 날 노릇이었습니다.

 

 

그래도 썩어도 준치라고

영국 애들도 이 전쟁 와중에 개선책을 찾아냅니다.

방법은 간단하죠

 

“지금 여기에 자신이 컴퓨터 공학과를 나왔다 거수.”

“일병 김개똥.”

“국가의 영광을 위해 코딩좀 해라.”

 

 

예나 지금이나 문제가 생기면

공돌이를 갈아넣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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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결국 해내고야 만다.

 

 

그렇게 공밀레종을 울린 결과

 

레이더가 살펴봤을 때 분명

비행기 한 대가 두 대가 돼서 격추된 것 같아도

사람한테 물어보도록 개조하게 되었습니다.

 

“이거 누가 봐도 격추된 거 같은데 진짜 쏴요?”

“아 닥치고 쏘라고 이 돌대가리 알파고 새기야”

라고 말입니다.

 

 

그렇게 영국도 전력을 재정비해서 맞서고

아르헨티나 공군기는 죽음을 각오하고 열심히 미사일을 날리고

지리한 공방전이 계속됐습니다만

 

결국 전력상에선 영국이 앞설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당장 엑조세 미사일만 봐도

아르헨티나에는 꼴랑 다섯 개 밖에 없었거든요.

 

 

영국은 답지 않게 쳐맞아가며 지구전을 벌인 끝에

“이 정도면 쟤들도 쏠 미사일 다 쐈고

우리도 부셔버릴 비행기 다 부셨다.”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이제 남은건 상륙작전이었죠.

 

 

 

12. 갓 블레스 유

 

상륙작전 날자를 정하긴 했습니다만

영국으로선 상륙도 고민이었습니다.

 

일단 낮에 상륙하자니

포클랜드 섬에 있는 아르헨티나 군대의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 같고

포클랜드 섬 주둔 군인이 헬프를 때리면

그래도 몇 대 없는 전투기가 날아올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영국은 신사답게

밤에 기습적으로 상륙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문제는 밤에 상륙할 걸 아르헨티나도 예상했을테니

바다에 기뢰(바다의 어뢰)를 깔아놨을거라 판단했습니다.

 

 

물론 기뢰를 탐지하는 배가 있겠습니다만

그 배가 영국 본토에 있다는 거지요.

 

당장 상륙은 해야겠는데

기뢰가 쫄리다면?

방법은 또 하나죠.

 

“야, 이젠 우리 상륙이란걸 할 건데.”

“네 드디어 이 대환장 파티도 끝나겠군요.”

“문제는 쟤들이 기뢰를 마구잡이로 깔아놨을거란 말이지.”

“기뢰 탐지선은요?”

“그거야 본국에 있지.”

“그럼 어떻게 해요?”

“갓 블레스 유.”

 

영국 제독이 배들을 쭉 둘러보면서

한 척 쯤 없어져도 상관없을 배들을 살펴 본 겁니다.

물론 해당 함선의 선장들은 제독의 눈을 피하려고 애를 썼겠지만 말입니다.

 

 

결국 배 한 척이 눈을 피하지 못했고

임무가 부여됐습니다.

 

“우리의 함대랑 포클랜드까지 경로 보이지?”

“네 보입니다.”

“거기를 왕복해라. 존나게.”

“언제까지요?”

“두 가지 경우가 있지.”

“어떤 경운데요?”

“하나는 우리가 이제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고.”

“나머지 하나는요?”

“갓 블레스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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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의 함장의 입에서 숫자가 튀어나올 판이지요.

 

그 운 없던 구축함은 포클랜드와

영국 본대 사이를 수 차례 왕복을 했고

이젠 됐다는 본대의 명령에 따라 본대와 합류하여

포클랜드로 상륙하게 되었습니다.

 

 

그 뒤 일주일간의 지리한 공방전 끝에

영국군이 포클랜드의 모든 지역을 접수함으로써

포클랜드 전쟁이 끝을 맺게 됩니다.

 

 

 

13. 전쟁의 결과

 

영국군은 258명이 사망

아르헨티나는 650명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약 한 달가까이 양쪽에서 1,000여명 가까운 사망자가 나온 셈이지요.

 

전쟁이 끝나고 패전의 책임을 묻게 될것이 두려운 아르헨티나 군부는

처음에 패전했음을 국민들에게 속이고 싶었지만

 

아르헨티나 국민들도 열심히 BBC를 듣고 있었다는게 문제였습니다.

결국 아르헨티나의 패배가 백일하에 드러날 수 밖에 없었지요.

 

 

사실 BBC로 인해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진 것이

 

앞서 언급했던

『엑조세 미사일 안 터져요샷』으로 쉐필드 함정이 침몰한걸

아르헨티나 해군이 처음엔 몰랐다고 합니다

BBC에서 “아르헨티나가 쏜 미사일이 쉐필드를 맞춰서 격추했다고 합니다.”를

뉴스로 내보냈고

그걸 보고 나서야

“야 이걸 맞췄네? 걔 훈장 줘라.”라고 했다고 합니다.

 

 

어쨌거나 아르헨티나가 졌다는 것이 밝혀졌으니

정권이 흔들흔들 하겠지요.

그동안 더러운 전쟁이니 뭐니 하며 아르헨티나 국민들을 탄압하던 군부는

 

“바다 건너편에서 넘어온 것들한테도 개털리는 X밥 새기들.”이라는 여론에

결국 정권이 무너졌고

 

그것이 아르헨티나의 민주화로 이어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전까지만 해도 남미 최강의 군사력을 자랑하던 아르헨티나는

 

그 때의 전쟁으로 모든 국력을 소모해서

지금도 그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반면 영국은?

승전을 했으니 최악을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최악의 실업율에, 아일랜드 독립세력 (IRA)의 테러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습니다

그때만 하더라도 대처의 보수당은

지지율이 3위를 기록할 정도로

 

“대처는 이제 끝났어!”라는 분위기였지만

이 모든게 전쟁 한방으로 덮이게 된 것입니다.

 

영국 배들은 반파되긴 했지만

유니언잭을 휘날리며 영국에 입항을 하고

국민들은 유니언잭을 흔들면서 국뽕에 차오르고

 

이쯤되면 정치인으로서 퍼포먼스 한 번 해줘야겠죠.

대처는 그길로 총선 직전에 포클랜드를 방문했고

총선은 대승을 거두면서 장기 집권으로 이어지면서

 

영국에는 대처주의라는 이름의 신자유주의가

자리잡게 되면서 영국인의 삶은 180°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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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뽕과 함께 자리잡은 신자유주의

 

 

 

그럼 이 섬에 거주하고 있던

포클랜드 주민들은 어떻게 되었느냐

 

 

문자 그대로 로또를 맞게 되었습니다.

일단 영국에서 영토권을 확고하게 하기 위해서

섬에 활주로를 깔아두고, 영국 전투기 4대를 상시 배치하게 되었으며

 

영국이 섬에 대해서 영토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면서

섬 주변의 200해리 EEZ에 대한 어업권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안 그래도 물고기가 많이 잡히는 섬에서

어업권을 팔기 시작하니 전세계의 수산업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마침 영국 본토에서는

“에이 뭐 저 쪼꼬미 섬에서 얼마나 나온다고. 됐어 그냥 그 돈 니들이 쓰세요.”라고

인심을 팍팍 썼습니다.

 

그 결과.....

 

영국 본토의 주민들의 1인당 GDP가 $40,000 일 때

포클랜드 주민들의 1인당 GDP는 자그마치 $70,000가 된다고 합니다.

 

오징어 판 돈으로 $FLEX$ 해버렸지 뭐야

 

 

아마 여러분들이 오늘 오징어를 먹을 때

원산지를 살펴보다가

“포클랜드”라는걸 발견하게 되면

 

아하 내가 니들의 국민소득에 일정정도 기여를 하는구나

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14. 마치며

 

드디어 포클랜드 전쟁을 마침으로서

공약했던대로 남미를 탈출하고 다른 대륙으로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나라 몇 개는 다루지 않았지만

참 길고 길었네요.

 

뭔가 하나를 끝낸 것 같아 뿌듯한 기분이 들면서도

과연 내가 앞으로 이것을 더 이어갈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도 듭니다.

 

뭐…… 추석때도 이렇게 시간이 나는데

제가 언제라고 시간을 못내겠습니까?

 

 

그럼 이것으로 아르헨티나 겸 남미 이야기는 마치도록 하고

다음 게시글이 언제 올라올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새로운 대륙의 이야기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게시글을 마치기 전에

이 게시글은 유튜브 “3프로 TV”의 코너,

“최준영 박사의 지구본 연구소”를 참고로 하고 있음을 밝힙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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