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본 연구소 - 19. 아르헨티나 개관 (2)

갑과을 작성일 21.08.05 14:17:27 수정일 21.08.05 14:28:53
댓글 25조회 5,538추천 29

오래간만입니다.

직업 특성상 8월에는 한가해지기 때문에,

이렇게 한가할 때 한편 깔끔하게 해놔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다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늘 시작할 때마다 언급하지만

이 게시글은 유튜브 “3프로 TV”의 코너

“최준영 박사의 지구본 연구소”를 토대로 하고 있음을 밝힙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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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 게시글의 원전이 경제 유튜브다보니

 

아무래도 경제 이야기가 나오곤 합니다.

아르헨티나도 경제 관련해선 언급할 구석이 꽤나 있는 편이에요.

 

짱공이 연식이 꽤 된 사이트다보니

재태크에 관심 있는 분들도 솔찬이 있고

재태크 게시판 가보면 나름 고수분들도 계신 것 같아서

어느 정도 알고 계실지는 모르겠습니다.

 

경제에 관심 있으신 분들에게 아르헨티나 하면

이런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실 겁니다.

 

“8번의 디폴트에 이어, 9번의 디폴트 직전까지 경험한 빚잔치계 고인물”

“사람보다 소가 더 많은 농업대국”

 

약간 놀리는 듯한 말이지만

사실 아르헨티나의 경제에 대해 경제계의 거인

사이먼 쿠즈네츠 할아버지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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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의 거인 사이먼 쿠즈네츠

 

“세계는 선진국과 후진국, 그리고 일본과 아르헨티나로 나눌 수 있다.”

 

으응? 이게 대체 무슨 말일까요?

 

일단 선진국과 후진국은 알겠어요.

근데 “일본과 아르헨티나는 왜 한 세트로 묶이지?” 싶을거에요.

 

그 말을 자세히 알아보기 전에

여담으로 이런 말을 한 “사이먼 쿠즈네츠”가 어떤 인물인지

간단하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1-1. 쿠즈네츠, 그가 알고싶다.

 

쿠즈네츠라는 이름을 보면 짐작하시겠지만

이 사람은 러시아 출신으로, 미국으로 건너간 경제학자입니다.

 

이 사람은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할 정도로

경제계에서는 힘깨나 주는 사람인데요

경제계에 크게 두 가지 업적을 남긴 인물입니다.

 

첫 번째는 그 이름도 유명한 “GDP”였습니다.

쿠즈네츠는 1901년에 태어나서

우크라이나 지방 통계국 국장까지 지내다가

22살에 미국으로 건너갔습니다.

 

대체 통계국 국장을 몇 살때 했는지 불가사의한 일이네요.

그렇게 미국에서 공부 좀 하면서 한가하게 잘 살고 있었는데

미국으로 건너간 지 7년 만에 미국에 큰 일이 벌어져 버렸지요.

바로 1929년 경제 대공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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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제 대공황

 

불과 며칠 전만 하더라도 미국 사람들은

포드의 모델 T를 타고

말보로 담배를 피면서

주말이면 가족들과 교외로 피크닉을 가는 게 기본 옵션이었는데

하루아침에 쓰레기통을 뒤지며 음식물 쓰레기를 주워 먹는 상황이 되어버린 겁니다.

 

쿠즈네츠로서도

“아니 X발 세계 최고의 경제 강국이라며!”를 외칠 상황이었지요.

 

 

그 이후에 대통령이 된 루즈벨트는

“자유롭게 방치해놨더니 경제가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지고 가정이 무너졌습니다.”

“이제는 국가가 나서겠습니다!”라며 뉴딜 정책을 꺼내들었지요.

 

하지만 미국은 1776년 독립 이후로

국가가 경제에 개입을 해 본 적이 없었어요.

즉 루즈벨트의 뉴딜은

건국 이후로 국가의 방향을 180° 전환하는

큰 도전이었던 것이자

 

사람들로서는

“아니 X발 나라가 왜 개입해? 이거 빨/,/갱이 판 다됐구만!”

이라고 생각할 일이었던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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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딜 정책을 바라본 당시 미국인들의 반응

 

즉, 루즈벨트로서는 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사람들을 설득해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야 이 빨/,/,갱이 새기야 니가 그러고도 대통령이냐?”

“워워 캄다운 캄다운 진정하시고 내 말 들어보세요.”

“니 말 듣게 생겼어? 당장 총 들고 백악관 간다?”

“총은 잠깐 내려놓으시고 이거 보시죠.”

“이 종이 쪼가리가 뭔데?”

“그래프입니다.”

“그래 나도 눈깔 있으니 그건 알어.”

“오른쪽으로 갈수록 그래프가 올라가죠?”

“그래 우상향 그래프구먼. 근데 그 올라가는 게 뭔데?”

“여러분들의 호주머니죠.”

“?!?!?!?”

 

즉, 루즈벨트의 뉴딜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잘 보세요. 우리가 이렇게 정책을 하니까.”

“우리 호주머니가 두둑해진다?”

“댓츠 롸잇!”

이라고 제시 할 만한 지표가 있어야 한다 이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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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즈벨트에게 필요했던 것

 

문제는 그게 대체 뭐냐 이거였죠.

그래서 미국 재무부, 통계청 관계자가

“미국 X발!!”을 외치며 쓰레기통을 뒤적거리던 쿠즈네츠를 찾아갔습니다.

 

“굿모닝 써~얼.”

“굿모닝? 헬모닝이 아니라?”

“에이 지금 대통령 각하께서 뉴딜이란걸 하고 있으니까.”

“그래 뉴딜 거 잘봤소. 내가 빨/,/,갱이 새기들이 싫어서 미국으로 왔더니

똑같은 짓거리를 하데?”

“에이, 빨/,/갱이 짓거리라뇨, 수정자본주의죠.

그렇게 싫으시면 다시 돌아가시는 방법도 있긴 한데……”

“용건을 말해보시게.”

“뉴딜을 하는 거에 대해서 설득을 하려면.”

“설득할 자료가 있어야 한다?”

“오오 눈치 빠르시네요?”

“그거 만들어 달라고 쓰레기통 뒤지던 30대 백수한테 왔겠지 뭐.”

“생각해 놓은거 있으세요?”

“내가 도라에몽 주머니도 아니고, 일단 요구사항 읊어봐. 최대한 맞춰 줄 테니까.”

“일단…… 뭐가 얼마만큼 좋아졌는지 직관적으로 알았으면 좋겠어요.”

“‘뭐가’라는 건 경제랑 관련된 거겠구먼.”

“그렇죠.”

“그럼 그 ‘뭐가’를 만들어내면 되겠고.”

“댓츠 롸잇이죠!”

“좀만 기다려봐 기가 멕히는 거 뽑아놓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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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즈네츠의 피조물 (1)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게 GDP였습니다.

① 일정 기간 동안 (기간)

② 한 나라의 영토 안에서 (장소)

③ 최종 생산된 제품 (눈에 보이는 거)

 

이걸 가지고 평가하면 일단 명확하고

수치로 나타낼 수 있으니 직관적이고

그래프로 나타낼 수 있으니 가시적이겠죠.

 

우리가 $30,000를 넘었다고 좋아하는 바로 그 GDP는

뉴딜정책을 홍보하지 않으면

백악관으로 레드 넥들이 쳐들어와서

스폰지 밥으로 만들지도 모른다는

 

루즈벨트와 경제 각료들의 걱정 그리고

“미국 X발”을 외치며 쓰레기통을 뒤적거리던

쿠즈네츠가 만든 것이었습니다.

 

 

그다음으로 그가 만든 업적은 “쿠즈네츠 곡선”이에요.

 

GDP라는 개념을 발명한 그는

자신의 피조물이 꽤 마음에 들었는지

GNP등 다양한 바리에이션을 만들었고

 

마치, 줄자나 돋보기를 가지고 노는 꼬맹이 마냥

모든 것에 그것들을 들이대 보는 걸 낙으로 삼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아무래도 소련 출신에다

우크라니아 지방의 통계청장을 할 정도로 소련 고인물이었던

이 사람은 “불평등”에 관심이 많았고

그걸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불평등은 잘 살든 못 살든 항상 존재하더란 말이지.”

“그렇죠?”

“그런데 말이야.”

“네?”

“잘 사는 나라한테 불평등이 심할까, 못사는 나라한테 불평등이 심할까?”

“글쎄요? 아무래도 잘 사는 과정에서 불평등이 심해지는거 아닐까요?”

“한번 체크 업 해 보자고.”

 

쿠즈네츠는 그래프를 그려봤더라 이겁니다.

X축에는 1인당 국민소득

Y축에는 지니계수(소득 불평등 지수, 0이면 완전 불평등, 1이면 완전 평등임)

를 놓고 그래프를 그려보니까

이런 그림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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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즈네츠의 피조물 (2)

 

“엥? 종 모양이 나오네요? 이게 무슨 의미에요?”

“뭐긴 뭐야. 소득이 늘어나면서 불평등은 늘어나지”

“그런데 고점 찍고 난 다음에는……”

“소득이 어느 구간을 통과한 뒤에는 불평등이 줄어든다는 거야.”

“아하!”

 

이게 쿠즈네츠의 곡선, 그리고 그걸 해석한 게 쿠즈네츠의 가설이었습니다.

 

『소득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불평등이 늘어나긴 한다.

그러나, 임계치를 넘어서면, 소득이 늘어나면서 불평등이 감소한다.』

 

 

 

1-2. 다시 아르헨티나로 돌아가서

 

다시 논의를 처음으로 돌려서

선진국과 후진국은 서로 반대급부일테니 그러러니 하겠지만

일본과 아르헨티나? 얘들은 왜 세트메뉴로 묶일까요?

 

A  B

A  B의 대구 구조를 들어보셨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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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구조

 

이렇게 세트 메뉴로 묶일 만큼

일본과 아르헨티나는 20세기를 기준으로

정반대의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20세기를 기준으로 일본은

『후진국 → 선진국』으로 레벨 업을 해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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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즈네츠의 눈에 보인 일본의 모습

 

아르헨티나의 경우에는

『선진국 → 후진국』으로 레벨 다운을 경험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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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즈네츠의 눈에 보인 아르헨티나의 모습

 

 

쿠즈네츠가 볼 때는

일본과 아르헨티나의 경우는

자신이 아는 한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두 사례”였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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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수 없는데 일어나 버린 일

 

이 말을 들으면 우리 짱공인들은 물음표가 뜰거에요.

 

“아니 그래, 레벨 다운한 아르헨티나는 우리가 봐도 물음표가 뜨긴 해.”

“하지만 일본처럼 레벨 업 하는 게…… 어렵나?”

 

 

사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우리도 그랬고, 오른쪽의 일본도 그랬고

왼쪽의 중국도 그러니까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올라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싶겠지만

그건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문 일입니다.

 

예전에 중동을 이해해야 세계를 이해한다 특집 때

민족주의 관점에서 한 ․ 중 ․ 일 3국은 매우 특이한 케이스다.라고 말씀드렸는데요

경제 성장 과정에서도 한 ․ 중 ․ 일 3국은 매우 특이한 케이스입니다.

 

일본은 19세기 말 ~ 20세기 초

한국은 20세기 말 ~ 21세기 초

중국은 한타임 늦은 20세기 말 ~ 21세기 중반

이 시기를 거쳐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했지요. 

 

이런 과정을 거친 우리나라 사람들로선

“옆 동네 쪽/.발이랑 짱./개도 하고 심지어 우리도 했는데 그게 뭐 어렵나?”하겠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응 그거 X나 어려워” 할 일인 거에요.

 

 

시기를 어떻게 나누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100년도 안되는 시기 (50~60년) 동안

똥구멍 찢어지게 가난한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한 사례는 딱 두 케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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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힘든 걸 해낸 두 나라

 

한국과 대만이죠.

여기까지 들어보면 “쿠즈네츠 아재! 왜 한국은 뺏소?” 라고 할 텐데요.

 

 

쿠즈네츠가 그 말을 할 때는 한국과 대만은 해당 사항이 없었어요.

(이분은 1985년에 돌아가셨습니다.)

 

쿠즈네츠가 기준을 삼은 기간은

19세기 말~ 20세기 초였기 때문에

그 기준 시점에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올라간 건

일본뿐이었으니

 

그가 그 사례로 일본을 언급한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소리겠습니다.

 

 

자, 이제 국뽕이 차오르는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는 걸로 하고

“그래 뭐 그 힘든 걸 일본이 했다 ㅇㅋ 인정 그럼 아르헨티나는?” 하실 겁니다.

 

 

지금으로선 도저히 믿기지 않겠지만,

아르헨티나는 한때 선진국이었습니다.

그것도, 그냥 선진국이 아니었어요.

 

 

Case 1.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풍경

 

20세기 초반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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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백화점

 

유럽에도 몇 개 없던 “백화점”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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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지하철

 

거기에 1913년에는 지하철이 지나다니고 있었지요.

 

 

우리나라가 이제 경성에 “슬슬 민간에서 전기 좀 만들어 볼까” 하던 시기에 

아르헨티나는 “잠시 후 지하철이 들어옵니다.

노란색 안전선 뒤에 서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방송을 듣고 있었던 거지요.

 

그 당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별명은

남미의 ‘Paris’였다고 하는군요.

 

 

Case 2. 엄마 찾아 삼만리

 

엄마 찾아 삼만리라는 동화책을 읽어보거나

만화영화로 보신 적이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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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눈물 깨나 뺀 분들 있는 거 다 압니다.

 

 

엄마 찾아 삼만리는 이탈리아의 아동문학 작가

“에드몬도 데 아미치스”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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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의 눈물도둑 에드몬도 데 아미치스

 

“사랑의 학교”라는 단편집의 일부였어요.

 

대충 줄거리는 알고 계시겠지만

이탈리아 제노바에 사는 소년 마르코는

어려운 형편이었지요.

 

아버지는 몸이 불편해서 일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터라

어머니가 가계를 책임져야 했습니다.

 

이때 어머니는

돈을 벌기 힘든 이탈리아를 떠나서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가정부를 했어요.

마르코의 가정은 어머니가 보내주는 돈으로 생계를 꾸려나갔죠.

 

그런데 어머니가 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마르코는 어머니를 찾아 이탈리아에서 아르헨티나로

여행을 떠났다……라는 줄거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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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의 눈물어린 여정

 

 

 

저번 편을 기억하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아르헨티나는 백인 비중이 높은 국가고

그중에서도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들이 많다고 했죠?

 

엄마 찾아 삼만리는 바로 그 사회상을 반영한 동화라고 할 수 있을거에요.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아르헨티나에는 일자리를 찾는

이탈리아 출신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은 나라였던 겁니다.

 

 

Case 3. 아르헨티나 농담

 

한때지만 잘 살았던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자부심이 담긴

농담 한 토막이 있습니다.

 

신이 인간 영혼들을 줄 세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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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고깽류 만화들의 스타팅 포인트

 

“자 너는 A 나라에서 태어나라.”

“너는 B 나라”

“너는 C”

 

이런 식으로 태어나야 할 나라들을 할당하고 있었어요.

그때 한 영혼이 멍 때리는 동안

다른 영혼들은 다 배당이 끝나고 자기만 남았더라 이거죠.

 

“어? 저는 어디로 태어나요?”

“음…… 다른 데는 다 배정이 끝나서, 너는 남미에 태어나야 되는데?”

“엑? 남미요? 싫어요. 안 돼요. 안 갈 거에요.”

 

이렇게 영혼이 개기고 있으니까 신이 귓속말로 속삭였습니다.

“아르헨티나인데?”

“아 그럼 갈게요.”

 

 

이런 식으로 여느 유럽 선진국에 못지 않다라는 게

아르헨티나의 자부심이었습니다.

 

 

그럼 대체 어느 정도로 잘 살았길래 저런 식으로 하냐 싶을텐데요.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수치로 말씀드리자면,

20세기 초에는 세계 5위의 경제 부국이었습니다.

이게 어느 정도냐...... 이 당시 아르헨티나는 미국보다 1인당 GDP가 더 높았대요.

 

GDP를 비교해 보면

『아르헨티나 > 미국 > 영국』 수준이었다고 하니

당시 아르헨티나가 얼마나 잘 나갔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2. 대체 왜 저렇게 잘 나갔던 거야?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성공에 있어서 운의 기여도가 70%

인간의 노력이 30%라는 것인데요.

 

아르헨티나도 여러모로 운이 좋은 편이었습니다.

 

 

Phase 1. 산업혁명 코인

 

일단 제일 먼 과거로 돌아가자면

하필 아르헨티나가 차지한 땅이

소 키우기 좋은 초지였고

냉동선이 개발되기도 했습니다. (다윈 : ㅠㅠ)

 

 

하지만 수요가 있어야 공급도 의미가 있지 않겠습니까?

아르헨티나에서 소고기를 만들고

냉동선으로 날라도

사줄 곳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을 거에요.

 

아르헨티나 입장에선 다행스럽게도

냉동선이 개발될 때

아르헨티나의 소고기를 찾는 곳이 있었으니

대서양 건너 유럽대륙이었습니다.

 

그 시기에는 유럽에선 산업혁명이 한창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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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1차 기회

 

산업혁명은

1차 산업 위주의 경제구조에

2차 산업이 끼얹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하고

 

2차 산업이 늘어나기 시작한다는 것은

 

토지적인 측면에선

100% 농업용으로 쓰던 토지의 일부가

공장 짓는데 사용되기 시작했다는 것.

 

노동력적인 측면에선

농업에만 종사하던 사람들의 일부가

농업에서 이탈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하겠지요.

 

그렇다면 당연히 농업 생산량이 감소하지 않겠습니까?

 

이럴 때 선택은 두 가지가 될 겁니다.

Option 1. 덜 먹다 보면 굶어 죽는 사람이 생기겠지? 그럼 인구 조절이 된다고

Option 2. 먹는 걸로 꿀리면 안 되지. 다른 나라에서 수입해 오면 된다고

 

당연히 Option 1.을 선택할 멍청한 정치적 지도자는 없을 테니

유럽은 먹을거리를 찾아 나섰고,

마침 그걸 제공해 줄 수 있는 나라가 바로 아르헨티나였습니다.

 

그렇게 산업혁명 시기 동안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남미국가들은

유럽의 빵 바구니를 자처하면서

산업혁명 코인을 달달 하게 빨아 제낄 수 있었습니다.

 

 

Phase 2. 세계대전 코인으로 가버렷!

 

안 그래도 산업혁명 코인을 빨며 단맛에 취하던 아르헨티나에게

“입 벌려! 당뇨병 진단 받을 때 까지 들이붓는다!!”라며

치사량의 코인이 강제 주입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것도 한번이 아니라 두 번에 걸쳐서요.

1914년 ~ 1918년의 1차 세계대전과

1939년 ~ 1945년의 2차 세계대전이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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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2차 기회

 

2차 세계대전은 그 이름에 걸맞게

유럽 ~ 아프리카 ~ 아시아 ~ 태평양 오만데서 다 싸우긴 했지만

1차 세계대전은 주요 무대가 사실상 유럽이었죠.

 

그러다보니 유럽에선 특히 농사를 짓는 게 불가능했을 것이고

아르헨티나 입장에선

 

“님님 소 있음?”

“소야 있죠.”

“당장 계약 합시다.”

“가격 제시점.”

“킬로당 만원이면 됨?”

“어…… 아까 독일은 킬로당 5만원 부르던데?”

“그래? 그럼 걔한테 줄 꺼 까지 주는 걸로 킬로당 10만원 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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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배짱 장사

 

 

공급자 우위의 시장이 열리면서

‘돈이 이렇게까지 들어와도 되는 건가?’ 싶을 정도로

미친 듯이 흘러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코인판으로 치면

일론 머스크가

“이제부터 비트코인도 받아요.”라는 그 한마디 트윗에

미친 듯이 가격이 솟구친 것과 같은 떡상의 시간이 찾아온 거지요.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는

얄미운 명제를 온몸으로 증명해 보인 셈이었지요.

 

 

인류 역사의 비극이라는 1~2차 세계대전은

아르헨티나에는

건국이래 최대 호황의 시절이었고

전쟁의 소용돌이에서도 단 한 발의 포탄도 떨어지……기는 했다고 하네요?

 

2차 세계대전 말미에 부에노스아이레스를 흐르는

라 플라타 강 앞바다에서 독일과 영국의 해전이 벌어지긴 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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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의 사건을 다룬 영화

 

 

독일과 영국이 대서양에서 해전을 벌였는데

알다시피 영국 해군은 세계 최강이었습니다.

 

독일로서는 “하필 만나도 영국을 만나냐 ㅜㅜ”하는 상황이었죠.

당연한 이야기지만 한참 영국에게 쥐어터진 독일은 영국을 피해 ㅌㅌ를 시전했고

영국은 “저놈 잡아라”하며 추격을 시작했는데…….

 

그게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이어진 거라고 합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앞바다에서 독일은

“아이고 이 독한 놈들아. 아무리 우릴 족치고 싶어도 그렇지 지구 반 바퀴를 쫓아오냐?”

“그러게 적도 넘기 전에 진작 고기밥 됐으면 서로 좋았던 거 아님?”

“어차피 더는 못 튄다. 여기서 쇼부치자.”

 

하면서 둘은 최후의 한판을 부에노스아이레스 앞바다에서 벌였습니다만

쫓는 쪽이든 쫓기는 쪽이든

지구 반 바퀴를 넘게 추격전을 했으니

뭐 싸움이 제대로 되기나 했겠습니까?

 

어쨋거나 둘은 목숨 걸고 치열하게 대포를 쏘며 난리를 치는 동안

전투의 무대가 된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님님 들음?”

“뭔데?”

“지금 라 플라타 앞바다에서 독일하고 영국하고 한판 붙는다고 함.”

“아 진짜? 재미있겠다! 구경 갈래?”

“ㅇㅇ 안 그래도 같이 가자고 님한테 이야기 한 거임.”

 

둘이서 한판 붙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시민들이 구름처럼 몰려왔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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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구경하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시민들

 

 

예나 지금이나 최고의 구경은

불구경과 싸움 구경이고

 

독일과 영국은 서로에게 날아오는 포탄 피하랴,

몰아치는 남대서양의 거친 파도를 피하랴 고역을 치르는 동안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팝콘에 마른오징어 씹으면서

 

“우와~ 진짜 포탄 쏘네?”

“오와~ 우와 소리 진짜 커!”

“오! 맞았다 맞았어!”

 

하며 환호성을 질렀다고 합니다.

 

어쨌거나, 아르헨티나는 양차 세계대전 동안

세계의 식량창고로서, 연합국과 독일 측 모두에게 식량을 팔아넘기면서

달달~한 코인을 흡입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예전에 『북유럽의 허와 실』편에 이야기했던

스웨덴과 비슷한 포지션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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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ㅓ억

 

 

 

3. 달도 차면 기운다고

 

생각해보면 양차 세계대전 이후에

아르헨티나의 몰락은 예견되어 있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주식에 담가보신 분들은 알지 않습니까?

피크를 찍고 난 뒤에 성장동력이 사라지면

장기적인 침체가 뒤따른 것을 말이지요.

 

사실 우리나라와 정반대의 행보를 걸은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는 2차 세계대전 ~ 6.25를 최저점으로 해서

상승 반전 후, 그 기세를 쭉 이어왔다면

아르헨티나는 2차 세계대전을 최고점으로 해서

하락 반전 후, 그 기세를 쭉 이어왔던 거니까요.

 

 

대체 왜 그랬는가……

여기엔 여러 요인들이 복합되어 있습니다.

 

일단, 아르헨티나의 명과 암의 교차점에 있는

‘페론’이라는 인물이 실시한 정책적인 미스도 있겠고

 

아르헨티나가 선택한 최대실책

‘내수진작 정책’도 한 몫 했습니다.

 

 

 

내수진작 정책이란 것은

제 뇌 내 망상으로 만든 용어구요.

정확히 말하자면, 『수입 대체 산업화』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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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대체 산업화

사실 『수입 대체 산업화』라는 것은

당시 신생 국가들에게 있어서는 하나의 트렌드였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음 일리 있는 말이야!” 싶기도 해요.

 

 

가상의 신생 독립 국가 A국을 생각해봅시다.

새로운 나라를 만들고 나서

위정자는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요?

 

국민들을 “먹고 살 수 있게 해야겠지요?”

먹고 산다는 것은 여러 의미를 내포하고 있겠지만

우선은 문자 그대로 “먹고, 마실 것”을 마련해야 할 겁니다.

 

그래서 신생 독립국가들은 제일 먼저

농업, 축산업, 식료품업 등을 육성했어요.

우리나라도 50년대에 밀가루, 제분, 제당 산업을 육성했습니다.

그로 인해 만들어진 게 제일제당

지금의 삼성과 CJ의 모태가 된 기업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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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수입 대체 산업화의 수혜자

 

 

이제 이런 기본적인 산업을 퍼니시 한 뒤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람이 밥만 먹고 살 수는 없지 않습니까?

 

일단 이를 닦을 치약, 칫솔 등이 필요할 것이고

입고 다닐 옷이나 신발도 필요할 것이고

문화 생활을 즐길 라디오도 필요하겠죠?

 

이런 애들은 공산품입니다.

즉, 공업기반이 필요한 제품들이지요.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이런 것들은

신생 독립국 보다는 선진국들에게 우위가 있는 제품들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제 방향성 (수출 중심의 공업전략)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우리나라로서는

 

“일단 우리한테 우위가 있는 걸 팔고, 선진국 우위의 제품은, 수입하면 되잖아?”

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우리나라가 특이한 선택을 한 거구요.

당시의 트렌드는 정 반대였습니다.

 

 

“아오, 선진국 저놈들이 만든 걸 언제까지 수입 할 거야?”

“그래도 뭐 어쩌겠어? 쟤들이 만든 제품이 성능도 좋고 값이 싼걸.”

“안돼. 이대로 살 순 없지. 우리도 메이드 인 아르헨티나 라디오를 쓰고 싶지 않음?”

“누군 그걸 몰라서 안하냐? 아까 말했듯이 쟤들이 만든 게 성능도 좋고 값도 싼……”

“만약에.”

“?”

“쟤들이 만든 제품이 더 이상 싸지 않다면?”

“?!?!?”

 

당시 대부분의 국가들은

선진국에서 수입하던 공산품들을 자국에서도 만들자고

공장을 만들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성능은 아득히 선진국보다 떨어지겠지요.

그런 불리한 상황에서 자국산 제품이 경쟁력을 얻으려면?

 

물론 품질을 향상 시키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니

효과가 빠른 방법이 있었습니다.

앞서의 다이얼로그에서 나온 것처럼

상대 제품의 가격을 올려버리는 방법이 있죠.

 

즉, 관세장벽을 높~이 높이 쌓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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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솔루션

 

그렇게 되면, 자국의 국민들은

『품질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국산제품을 쓰겠지

그럼 우리나라가 다른나라로부터 수입을 하지 않게 될거야.』

라는 생각을 한 것이지요.

 

 

꽤나 그럴듯해 보이는 생각이었지만

이런 정책은 결과가 보여주듯이 몇 가지 한계가 있었습니다......만

제가 지금 두 번째 수정을 하는 중에

이걸 다 다뤘다가는 분량이 폭발할거다(지금 A4기준 30장) 라는 판단이 있어서

다음 게시글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야 3천만 한테 1원씩만 팔아도 3천만 원 밖에 못 벌어.”

“그래서 어쩌게요?”

“그냥 우리나라는 외국에 수출하는 걸로 전략을 삼는다.”

라는 정반대의 선택을 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의 경제도 취약성이 있긴 해요.

세계 경제가 휘청이면 우리나라도 휘청이긴 하죠.

 

반면, 어쨌거나 기술 경쟁력이 확보만 된다면

혹은

경제 상황과 상관없이 어쨌거나 외국에서 우리의 제품을 사야만 한다면

안정적인 캐시 플로우를 외부에서 확보할 수가 있게 되는 겁니다.

 

우리나라와 같은 선택을 한 국가들과

우리나라와 반대 선택을 한 국가들은

 

초기의 작은 차이가

나비효과를 일으켜 큰 차이를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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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효과

 

생각해보면

우리나라는 독립 직후에 GDP가 477억원이었어요. (국가 전체가)

수출을 하즈아! 할 때의 GDP는 2499억원이었고요. (국가 전체가)

 

그때의 선택이 나비효과가 되어

2019년 기준 GDP가 1919조390억원으로 껑충 뛰었습니다.

이런걸 보면

MCU의 멀티버스가 떠오르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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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차이가 만든 멀티버스

 

만약 우리나라가 수출주도 산업화가 아니라

수입대체 산업화를 선택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은 선택지네요.

 

 

어쨌거나 우리나라같이

전교 꼴지를 달리던 애들이 전교 10위권으로 부상하면

“우와 얘네 뭐야?” 하겠지만

 

아르헨티나같이

전교 4등, 5등을 달리던 애들이 갑자기 전교 꼴지로 굴러떨어지면

“우와 얘네 뭐야?”를 하면서

선생님들이.

“야 너 왜 그래?”

“집에 무슨 일 있니?”

“갑자기 생각이 바뀌었어?”라며

걱정해주기 시작하겠죠.

 

 

그게 쿠즈네츠 아저씨 눈에도 너무 이상해 보였기 때문에

 

“세계는 선진국과 후진국, 일본과 아르헨티나로 나눌 수 있다.”라고

말 한 것이겠습니다.

 

 

대체 어느 정도로 굴러 떨어졌길래 저러냐? 싶을 텐데요.

 

2,000년대 초반에는

1인당 GDP가 $3,000까지 떨어진 적이 있었어요.

이때 원자재 가격이 훅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물론 반대급부로 우리나라는 꿀을 제법 빨았겠지만)

동일한 기간, 우리나라는 GDP가 $13,000으로 올라간 걸 생각하면

극적인 반전이 벌어진 거죠.

 

 

그래서 기억하실지는 모르겠지만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아르헨티나 대표팀이 한국으로 날아갈 비행기 값

한국에 있는 동안 체류할 호텔 숙박비 및 식비

경기를 뛸 때 입어야 할 유니폼 값 같은 기본적인 비용을

 

아르헨티나 축구협회에서 댈 수가 없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지역 예선에서 통과했지만

돈이 없어서 월드컵을 못 갈 상황이 되자

 

당시 아르헨티나의 축구영웅이던

마라도나를 비롯한 축구 레전드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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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축구영웅 마라도나

 

“돈이 없어서 월드컵을 못 가는 게 말이 되냐? 우리가 돈 대줄 테니까 일단 가봐!”라며

아르헨티나 대표팀에게 돈을 갹출해서 제공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F조에서

1승, 1무, 1패로 조별 예선에서 3위로 탈락하게 되었고

탈락이 확정되었을 때 선수들이 그렇게 서럽게 울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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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락 후 눈물을 흘리는 아르헨티나 선수

 

뭔가 이거라도 해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잘 안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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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심정

 

 

 

5. 너무 까면 미안하니까 좋은 이야기를 해주자면

 

안습스러운 행보를 이야기했지만

그래도 아르헨티나는 남미로만 따지면 2위,

중남미 통합 3위의 경제 수준을 가지고 있는 나라입니다.

1인당 GDP는 2020년 기준 $8,433이래요. (PPP로는 $20,370)

전체 GDP는 $9,425억 이구요.

 

 

이쯤 되면 중남미 통합 1위는 누구인가 싶을텐데요.

1위는 브라질입니다. 1인당 GDP는 2020년 기준 $6,450이고 PPP는 $14,563이지만

전체 GDP가 $1조 3,637억입니다.

 

그럼 중남미 통합 2위는?

멕시코입니다. 1인당 GDP는 $8,069이고 PPP는 $18,804이지만

전체 GDP가 $1조 403억 이니까요.

 

제가 예전에 카타르 이야기 하면서

PPP 이야기를 해드린 적이 있었는데요

 

복습 차원에서 다시 한번 설명해 드리자면

PPP는, Purchasing Power Parity

한국말로 구매력 평가입니다.

 

즉, GDP에 구매력, 즉 물가를 고려해서 나온 지수에요.

같은 GDP여도, 물가가 싸면

실제적으로 가용한 자금이 더 많아진다는 이야기죠.

 

이걸 미루어 볼 때, 아르헨티나는

돈 버는 건 저 위에 두 나라보단 적지만

물가가 더 싸기 때문에 삶의 질 차원에선 더 높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삶의 질 차원 이야기가 나와서 하자면

아르헨티나는 먹거리가 진짜 풍족한 나라입니다.

우리나라에선 김치 반찬을 공짜로 주듯이

아르헨티나 식당에선 빵을 공짜로 줍니다.

우리나라에선 눈 튀어나오게 비싼 소고기도

아르헨티나에선 그냥 퍼주다시피한 가격으로 팔고 있고요.

 

 

거기에 아르헨티나는 정말로 깔고 앉은걸로 따지면

어디 하나 빠질게 없는 나라입니다.

아르헨티나 하면 떠오르는 ‘팜파스’라는 대 평원 덕분에

밀 농사, 소 목축은 말할 것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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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이 재배되는 팜파스

 

지하자원으로 따져도 엄청나요.

금, 은, 동, 납, 아연, 리튬 이런 광물 자원이

세계 5~6위 정도의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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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리튬 3대장

 

이건 캐고 있는 녀석들 기준이고

아직 캐고 있지는 않지만

“저 언저리에 삽 들고 파면 나올 거 같애.” 하는 것들이

전체 자원 보유량의 80% 수준이라고 합니다.

즉, 아르헨티나는 묻혀있는 것에 1/5만 파서 팔고 있는데도

세계 5~6위를 차지하고 있는 겁니다.

ㅎㄷㄷ하죠?

 

그리고 요즘 핫한 ‘셰일 혁명’과 관련해서도

아르헨티나가 제법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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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핫하다는 셰일 자원

 

셰일에서 꺼낼 수 있는 건

셰일 가스

셰일 오일이 있습니다.

 

이것들이 제일 많이 묻혀있는 나라가 어디인가......

“미국에서 시작했으니 미국이 제일 많은 거 아녀?”하겠지만

순위는 다음과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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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가지를 모두 퉁치면

아르헨티나는 세계 2위의 셰일 자원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심지어 이런 셰일 자원들이 국토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게 아니라

30,000㎦ 정도의 땅에 다 몰려있어요.

 

거기에 어렸을 때 공룡에 관심이 있거나

자녀분들이 한창 공룡 좋아할 나이인 짱공인이면 아시겠지만

아르헨티나는 공룡 화석들이 정말 많이 발견되는 국가입니다.

 

가장 유명한 녀석이

‘아르헨티노사우루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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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거에 가슴 떨렸던 거 다 압니다.

 

세계 최대의 공룡 화석으로 알려져 있지요.

얘는 전체 뼈가 발견 된게 아니라

허벅지 뼈 같은게 발견됐습니다.

그걸 가지고 전체 크기가 얼마나 될까 라며

6학년 1학기 “비와 비율” 단원을 활용해 유추해본 결과

몸무게 80t, 몸길이 40m의 괴물 같은 크기를 가진

공룡이란 걸 추정했다고 해요.

 

공룡조차도 이곳이 명당인 걸 알았던 모양입니다.

 

 

아 여담으로,

“이야 공룡이 많이 살아서 셰일이 많구먼?”

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요.

 

석유의 재료는 공룡이 아닙니다.

 

석유와 석탄은 본질적으로 같은 재료에서 만들어졌어요.

석탄기라고 해서

지구에 육상 식물이란게 처음 생겼을 때

그때 만들어진 식물들이 탄화된 거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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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와 석탄이 만들어진 바로 그 시

 

 

석탄기 이전의 지구에서 식물 이란 건

이끼, 풀 요정도 수준이었습니다.

얘네들이 죽으면, 그걸 박테리아와 곤충들이 신나게 분해했더랬지요.

 

그런 상황에서 석탄기 나무의 등장은

당시엔 엄청난 혁신이었어요.

 

이끼는 높이 자랄 수 없으니

2차원 적으로만 햇빛을 쏘일 수 밖에 없었지만

나무는 리그닌이라는 분자구조를 만들어 냄으로써

높이 자랄 수 있었고 그 덕분에

3차원 적으로 햇빛을 활용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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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 봐도 나무가 얼마나 효율적인지 알 수 있음

 

 

문제는 당시의 미생물들은

이 리그닌 구조를 분해할 능력이 없었던 거에요.

즉, 석탄기 시기에 나무들은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친 뒤에 죽고난 뒤에도

이걸 분해할 녀석들이 없어서 썩지 않고 쌓였고

몇 억년에 거친 시간 동안 누적되어

가히 엄청난 양이 쌓인 겁니다.

 

이것들이 지각변동 과정에서 땅 속으로 들어가

열과 압력을 받으면서 (탄화작용)

일부는 석탄으로, 일부는 석유로

일부는 셰일가스로 일부는 셰일 오일이 된 것입니다.

 

귀엽게 1억년 정도밖에 살지 않은 공룡들로는

지금의 석유가 나올 수 없다고 해요.

 

 

 

6. 마치며

 

어후…… 그냥 가볍게 쓱 해야지~ 했었는데

이제까지 녹취한 그 어떤내용보다

양이 어마무시하게 많아져 버렸습니다. ㄷㄷㄷ

 

이젠 분량 조절 실패는 참.....

 

일단 이로서 아르헨티나의 개관에 대해서 끝났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정말

저도 미치겠네요.

엄청난 수렁에 발을 디뎌버린게 아닌가 싶습니다.

 

최준영박사의 지구본 연구소에서도

아르헨티나는 6편에 걸쳐있는 장기 특집인데

저는 이제 1편을 끝냈거든요 ㅠㅠㅠ

 

일단 최대한 마음에 드는걸 골라야 할 것 같긴한데

하고 싶은 이야기가 반대로 또 산더미긴 합니다.

 

독재자인지, 지도자인지 그 경계가 모호한 페론이라던지

영국과 한판 붙은 ‘포클랜드 전쟁’이라던지

 

흠...... 가볍게 시작했는데

깊은 수렁으로 빠지는 것 같습니다.

 

일단 정말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게시글을 마치기 전에, 이 게시글은

유튜브 “3프로 TV”의 코너

“최준영 박사의 지구본 연구소”를 토대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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