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본 연구소 - 11. 중독의 나라 콜롬비아

갑과을 작성일 20.12.07 00:5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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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오랜만입니다.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바빠진 직장 + 새로운 만남 덕분에 한동안 한컴을 켤 시간도 없이 정신없이 보냈습니다.

머릿속으로는 “업로드 해야되는데. 업로드 해야되는데.”라고 수없이 되네긴 했지만, 망상만 하다가 스르르 잠이 들던게 몇 달을 갔는데

오늘 내무부 장관님께서 통화 중에 “요즘은 안올리니?”라고 하셔서 정신이 번쩍 들더라구요. 이번에는 정말로 올려야겠구나 하고 글쓸 시간을 상신올려서 다시 키보드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있으실지는 모르겠으나) 제 빈천한 글을 기다려 주신 분들게 기다려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과 더불어 기다리게 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글을 시작하기 전에, 이 게시글은 유튜브 채널 “삼프로 TV”의 코너 “최준영 박사의 지구본 연구소”를 토대로 하고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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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번에 다룰 나라는

 

이번에 다룰 나라는 제가 “라틴아메리카”로 넘어오면서 다루고 싶어 했던 세 나라 중에 하나였습니다. 니카라과는....... 미안하지만 아니었습니다. (얘는 도입을 위한 포석정도였습니다.)

 

라틴아메리카도 워낙 넓은 땅이니 별에 별 나라가 있는데, 제가 세 나라를 정한 것은 다음의 컨셉을 염두하고 한 거에요.

 

 가. 라틴아메리카 절망편

 나. 라틴아메리카 희망편

 다. 라틴아메리카 전쟁편

 

이번에 다룰 나라는....... 순서상, 라틴아메리카 절망편이 될 것 같습니다. 최준영 박사는 이 나라에 대해서 한 문장으로 이렇게 설명을 하더라구요.

 

『중독의 나라』

 

중독...... 하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뭔가에 빠져든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겠죠?

이 나라는 확실히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중독성이 쩌는 것 두가지로 세계에 두루 영향을 미치고 있는 나라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다룰 나라는 바로

 

 

 

2. 컬럼비아를 들어보셨나요?

 

아메리카의 여러 지명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이름을 자주 들어봤을 겁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워싱턴 · “컬럼비아”특구

“컬럼비아” 대학교

 

제가 라틴아메리카 개관을 하면서 아메리카 대륙에 대한 여러 가지 명명법을 이야기 한 적이 있었습니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 분들은, 다음 링크를 참고하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s://www.jjang0u.com/board/view/fun/15021583)

 

“게시글로 넘어가기 귀찮은데?” 하시는 분들을 위해 요약을 하자면

 

지리적으로 구분을 하면 “북” “중” “남”미

문화적으로 구분하면 “앵글로 아메리카” “라틴 아메리카”

 

로 구분한다고 말씀드렸었는데요...... 사실 까먹고 언급하지 않은 게 하나 있었어요.

 

“아메리카”와 “컬럼비아”입니다.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으나, 관용적으로 북미지역을 “컬럼비아”라고 부르고 남미지역을 “아메리카”라고 한다는군요.

 

그래서인지 북미지역에 “컬럼비아”라는 이름을 가진 것이 꽤 많이 있다고 해요.

여담으로, 미국을 상징하는 캐릭터로 흔이들 “엉클 샘”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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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상징 “엉클 샘”

 

엉클 샘은 비교적 최근에 부상한 캐릭터고,

전통적으로는 (그래봐야 300년도 안 되지만) 컬럼비아라는 캐릭터가 미국을 상징한다고 하는군요.

 

컬럼비아? 난 들어본 적 없는데?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겠는데요

사실 여러분들은 살면서 최소 1번 이상은 “컬럼비아”를 접한 적이 있습니다.

바로 이 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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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비아 영화사의 로고 장면

 

이 짤은 “컬럼비아”영화사의 로고 화면입니다.

여기에 여자 한명이 나오죠? 얘가 바로 컬럼비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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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클 샘 이전에 컬럼비아가 있었음.

 

그래서 컬럼비아는 전통적으로 “북미”를 상징하는 이름인데

의외로 남미지역에 “컬럼비아”라는 이름을 가진 나라가 있으니......

 

“콜롬비아”가 그것입니다.

 

“콜롬비아”건 “컬럼비아건” 결국 미 대륙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진 크리스토퍼 컬럼버스,

이탈리아 발음으론 “끄리스또 발 꼴론”의 이름을 딴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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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륙을 발견한 “끄리스또 발 꼴론”

 

 

 

전자는 “끄리스또 발 꼴론”을 스페인어식으로

후자는 “끄리스또 발 꼴론”을 영어식으로 읽은 것 정도의 차이입니다.

 

 

 

3. 우리나라와 콜롬비아

 

남미는 우리나라와 대척점 즉, “지구 정 반대편”에 있는 나라다보니

지리적으로 저~엉~말 멀리 떨어진 곳입니다.

 

시간도 반대, 계절도 반대 정 반대죠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랑은 1도 관련이 없겠구나...... 싶겠으나

우리나라가 지금으로부터 70년 전에 콜롬비아로부터 큰 도움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6.25 혹은 한국전쟁이라고 불리는 동족산장의 비극에

우리나라를 돕기 위해 참전한 남미의 유일한 참전 국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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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에 참전한 콜롬비아 참전용사를 만나는 한국인 봉사자들

 

6.25전쟁 당시, 콜롬비아에서는 우리나라를 위해

프리킷 함정 1척

보병 1개 대대

연인원 5,300명 인원을 파병했다고 합니다.

이중에서 213명 전사, 567명 부상을 당했으니

이 나라 역시 피로서 우리나라를 지켜준 혈맹국가인 셈이지요.

 

짱공유를 보다보면 “에티오피아가 6.25때 우리에게 큰 도움을 줬어.”라는 게시글이 나오는데요

에티오피아가 주목받는 이유는 “아프리카 유일의 참전 국가”였기 때문이에요.

사실...... 에티오피아가 주목받고 고마움을 받는 것 못지않게

“남미 유일의 참전국가”였던 콜롬비아도 잊으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최근에 우리나라가 콜롬비아에게 빚졌던 은혜를 갚을 기회가 있었죠.

코로나 19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우리나라에게 “진단키트를 주시오 제발 ㅠㅠ”하면서

우리나라 당국자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하....... 이거 어느나라부터 나눠줘야 하지?”

“어려울 거 뭐 있어요? 뻔이 명확한 기준이 있는데?”

“뭔데?”

“70년 전에 우리나라를 도와준 나라 16개 국부터 도와주면 되죠.”

 

실제로 이보다 더 명확한 기준이 없었으니, 우리나라가 만든 코로나 19 진단키트는 한국 전쟁에 참전했던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남아프리카 연방

프랑스

에티오피아

터키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태국

필리핀

그리스

콜롬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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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 them not

 

이 열 여섯 개 나라에 최우선적으로 배분되었다고 합니다.

 

 

 

4. 스펙을 알아볼까요?

 

콜롬비아의 땅 크기는 114만km2이고 (남한의 약 10배)

인구수는 4,800만명으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이니......

 

우리나라보다 약 10배정도 널럴한 편입니다. 와...... 부럽긴 하네요.

 

사실 인구밀도 자체는 그닥 특별할 건 없습니다.

우리나라보다 인구밀도 높은 곳이 세계적으로 손에 꼽다보니 어지간한 나라도 우리나라보다 널럴할 거거든요.

 

지도만 보면 “엄청 쪼깐한 나라네?” 싶겠지만

그건 메르카도르 도법의 왜곡에 의한 것이구요. (극지방이 과대평가되고 적도인근이 과소평가 되는)

그래도 남미에서 5번째로 큰 나라에요.

순위를 매기자면, 브라질 -> 아르헨티나 -> 멕시코 -> 페루 -> 콜롬비아 순이에요.

 

 

사실 이 나라에서 특이한 점을 꼽자면 바로 수도입니다.

이 나라의 수도는 ‘보고타’라는 곳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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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타 중심지의 모습

 

같은 대륙에 위치하고 있는

에콰도르의 ‘키토’, 볼리비아의 ‘라파스’ 콜롬비아의 ‘보고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수도 3인방에 들어가고 있어요.

 

이중에서 제일 대빵인 라파스의 해발고도는 해발 3,200~4,100m에 걸쳐있고요.

중간 보스인 키토의 해발고도는 2,850m

제일 막내인 보고타는 2,640m입니다.

제일 막내조차도 백두산 천지 언저리쯤에 위치하고 있는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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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 보고타가 있음

 

 

그러다보니 에콰도르, 볼리비아, 콜롬비아 이 3인방은

축구계의 안방 챔피언들입니다.

 

세계 1, 2위를 다투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축구팀도 저 위에만 가면

고산병에 걸려서 헐떡이다가

5:0 / 6:0으로 탈탈 털려버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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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병으로 고통받는 사람

 

고산병은 참으로 웃긴 병인게

평소에 운동에 많이 한 사람이 걸릴 확률이

체지방률이 25%를 넘어가는 분들에 비해 훠~얼씬 높다고 합니다.

 

그래서 히말라야 트래킹 같은 경우도 “난 평소에 운동 좀 했다고”하는 사람들이

“어지러워요”

“죽겠어요.”

“토할거 같아요.” 하며 드러눕는 반면

 

아이고 연세도 있으신 분들이 위험할거 같은데? 하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그 모습을 보며

“홀홀홀 6.25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구먼” 하며 지나쳐 걸어가는 풍경을 볼 수 있다고 해요.

 

아무래도 고산증의 원인이 “기압차로 인한 산소부족”이다보니

근육량이 많은 헬창들 입에서 “유산소 운동 좀 할 껄”이라는 말이 터져 나오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겠지요.

 

 

이러다보니 FIFA로서는 난감한 겁니다.

그냥 마음 편하게 “어차피 본선진출은 브라질 아르헨티나”였으면 좋겠지만

믿었던 저 둘이 안데스 산맥을 올라가기만 하면

산동네 친구들에게 5:0 / 6:0으로 꿀밤 맞고 오는 이변이 벌어지고

“게임 X같이 하네.”라고 툴툴대는걸 보니 대책을 세워야겠다 싶었던 거에요.

 

그래서 “이제부터 해발고도 2,500m 이상되는 곳에서 축구경기 금지”라는 조치를 내렸더니

이번엔 저 안방 챔피언 3대장이 반발을 하고 나선거죠.

 

“2,500m이하 축구 경기 금지? 그럼 우리나라는 월드컵 개최도 못하냐?”

“아니 그래도 좀 생각 좀 합시다. 니네 나라로만 가면 브라질 아르헨티나가 죽을 쑤는데 그게 정상이야?”

“그건 쟤들이 정신~머리가 글러먹은거고.”

“아니 세계 1,2위를 다투는 애들이 산만 올라가면 정신 상태를 씹어먹는다고? 우연히?”

“하....... 야 그럼 보여주면 됨?”

“뭐를?”

“잘 봐.”

 

FIFA의 조치에 반발을 한 세 나라 중에서 콜롬비아는

해발고도가 3,200m를 넘어가는, 자기네 나라에서 제일 높은 도시에 위치한 축구경기장에서

축구경기를 개최하면서.

 

“봐. 되잖아?”

“......”

“뛸 수 있잖아?”

“......이게 되네?”

 

라는 패기를 보였고, 결국 FIFA의 “해발고도 2,500m 이상 축구경기 금지”규정은 폐지되었다고 해요.

 

 

 

5. 삼색기이긴 한데......

 

서구 국가들의 국기는 대부분 삼색기죠? 콜롬비아도 여느 나라처럼 삼색기이긴 한데....... 비율이 좀 특이합니다.

대부분의 나라들은 세가지 색이든, 두가지 색이든 색들간에 “균등분배”를 한다면

콜롬비아는 “차등분배”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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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의 국기

 

맨 위의 노란색이 절반을 차지하고

아래의 파란색과 붉은색이 1/4씩 차지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색이 상징하는 것은

노란색은 풍요로운 대지

파란색은 바다

붉은색은 독립운동을 하며 흘린 피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바다하면서 나오는 바인데

컬럼비아는 남미에서 유일하게 대서양과 대평양을 접하고 있는 나라라고 합니다.

 

 

 

6. 이 나라의 지형, 민족구성, 종교, 그리고......외교

 

남미의 지형은 전체적으로 서고동저의 지형입니다.

서쪽에는 안데스 산맥이 태평양과 접해서 남미 대륙을 타고 쭉 내려가고요

안데스 산맥에서 발원한 여러 샘물들이 시내를 이루고 개울을 이루어서.......

세계에서 제일 많은 수량을 자랑하는 “아마존 강”을 이루며 흘러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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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지형

 

 

콜롬비아는 태평양과 대서양에 모두 접하고 있기 때문에

태평양 인근의 서쪽은 안데스 산맥으로 인해 엄~청나게 높고 (국토면적의 1/3)

대서양 인근의 동쪽은 상대적으로 해발고도가 낮은 편이라고 합니다. (국토면적의 2/3)

 

아까 이곳의 수도 “보고타”가 2,640m라고 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수도 3인방이라고 했는데요

사실 보고타는 이곳 전체 해발고도를 모두 고려하면

“딱 중간정도”에 위치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나라에서 가장 높은곳은 “삐꼬 끄리스또 발 꼴론”이라는 봉우리인데요

해발고도가 5,700m정도라고 하네요.

듣기만 해도 헉 소리 나오죠?

 

 

민족 구성의 경우는 저번 게시글에서 말씀드렸지만

중남미 대륙의 식민역사의 아픔 때문에 복잡한 편입니다.

 

(1)원주민

(2)백인

(3)흑인 그리고

(4) 원주민 X 백인인 “메스티조”

(5)원주민 X 흑인인 “삼보”

(6)백인 X 흑인인 “물라토”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거의 인종의..... 박물관 수준이죠?

나라별로 인종의 구성비가 좀 다를 뿐, 구성 자체는 거의 같다고 보면 되요.

 

예컨대, 아르헨티나는 백인 비중이 90%에 달하는 한편

콜롬비아는 “메스티조”비율이 86%에 달하고 있어요.

이쯤 되면 의문이 하나 들거라고 생각 하는데요. 그건 아마

 

“대체 왜 비율에 차이가 발생하지?”일 겁니다.

이유는 음...... 슬프도록 간단합니다.

 

지배계층인 백인들은 상대적으로 “살기 좋은 곳”에 몰려 살고

피지배층인 나머지 인종들은 상대적으로 “살기 어려운 곳”에 몰려 살다보니 그런거죠 뭐.

즉, 아르헨티나는 여타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보다 입지적으로 “살기 좋은 곳”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겁니다.

 

 

어쨌거나..... 한때 교회의 수호자를 자처했던 스페인의 입김하에 몇 백년을 살다보니

중남미 국가들은 대부분 카톨릭을 믿는 사람이 다수에요.

 

여담으로, 옆 나라 볼리비아의 경우에는 최근 들어

“파괴되었던 우리의 전통 문화를 부활시켜야 한다.”라면서 여러 노력들을 했다고 해요.

우선, 원주민의 전통문화를 존중하는 의미의 제 2의 국기를 만들었고요. (원래 국기와 동등한 위상을 누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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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두개 모두 국기로 인정을 받고 있다.

 

 

샤먼 같은 역술인, 민간 의학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기도 했다는군요.

샤먼? 역술인? 너무 야만적인거 아님?이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는데요

우리나라로 치면 “한의사 선생님”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볼리비아의 전직 대통령은 한술 더 떠서 재임시절 UN 총회에서

“코카인은 남미인의 전통문화입니다. 코카인을 합법화 합시다.”라는 발언을 했다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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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인 합법화를 주장한 볼리비아의 대통령 모랄레스

 

마약과의 전쟁을 하는 미국 입장에선 뒷목을 잡을 발언이겠지요.

 

 

이제...... 외교가 남았군요.

외교측면에서 다룰 나라는 크게 두 나라가 있는데요. 파나마와 니카라과에 대해서 다루려고 합니다.

 

 

6-1. 파나마

 

니카라과 이야기를 하면서 언급을 했지만, 파나마는 원래 콜롬비아 땅이었습니다.

그래도 본토에 비해서 너무나도 슬림한 땅 면적에

개발이 어려운 정글과

그 속에 사는 황열모기 때문에

거의 내놓은 자식 취급하던 곳이긴 했어요.

 

안 그래도 살기도 힘든데 딱히 중앙정부에선 도움도 주지 않자, 불만이 쌓인 파나마 지방에선

“나를 좀 놓아줘”하며 독립운동을 외쳤지만

먹잘 거는 없긴 하지만, 그래도 남 주기는 아깝다고 생각했던 콜롬비아는

그때마다 따박따박 무력진압을 했었습니다.

그렇게 계속 파나마의 독립은 영원이 풀릴 수 없는 숙제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때 짜잔하고 미국이 나타난거죠.

 

황열병을 끝내 잡지 못하고 GG를 선언한 레셉스 (니카라과편 참고)에게서

권리금만 받고 파나마 운하 사업을 넘겨받은 미국은 콜롬비아와 협상을 했지만

콜롬비아 입장에선 “운하는 99년간 우리꺼, 그 근처 땅 2Km는 우리꺼.”라는 미국의 제안이 날강도 같이 느껴졌고

미국입장에선 “임차료 묻고 더블로가”라는 콜롬비아의 제안이 날강도 같이 느껴졌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날강도로 보는 상황이라면

힘 쎈놈이 이기겠죠?

미국이 파나마의 분리 독립 세력을 꼬드겨서 반란을 일으키고 홀라당 독립을 시켜버렸습니다.

 

만약 이때 콜롬비아가 조금이라도 임차료를 덜 세게 불렀다면 혹은

미국이 99년이 아니라 89년만 불렀다면

지금의 파나마 운하는 콜롬비아 운하로 불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콜롬비아 입장에선 피눈물 나는 일이겠지만.......

생각보다 미국은 쥐톨만한 양심은 있었습니다.

 

파나마가 독립하고 18년 뒤인 1921년에 미국이 콜롬비아에 2,500만 달러를 주긴 줬더라구요.

 

아무래도 눈뜨고 땅을 뺏긴 콜롬비아가

“저 양키놈들 보래요. 멀쩡한 자주국가의 땅을 멋대로 뺏어서 독립시켜버립디다.”라고 빼액거리기도 했고

미국은 멀고 콜롬비아는 가까우니, 콜롬비아가 마음 독하게 먹고 저기에 포탄 몇 방 떨어트리면

미국 군인 갈아 넣어 애써 만든 파나마 운하가 박살날 지도 모르니

“옛다 위로금으로 이정도 준다. 이거 받고 뒷말 없기 ㅇㅋ?”라고 한 거겠죠?

 

 

근데 생각해보면 웃긴게...... 미국은 기축통화국이잖아요?

2,500만 달러를 그냥 인쇄해서 줬겠죠?

그리고 얼마 있으면...... 다시 돌아오겠죠 뭐 “어 이거 콜롬비아 갔던거네?” 하면서요.

 

 

6-2. 니카라과

 

“니카라과와 콜롬비아는 운하로 한 번 역사적으로 스쳐지나가고....... 그걸로 땡 아냐?”라고 할 텐데요.

 

사실 콜롬비아와 니카라과는 마치 우리나라와 일본 사이같이 서로 으르렁거리는 사이라고 해요.

으르렁거리는 양태만 비슷한 게 아니라, 으르렁거리는 이유도 비슷해요.

 

이 두 나라간의 갈등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살펴보면

“아하, 우리나라와 일본의 갈등이 이런 식으로 전개될 수도 있겠구나”라고 짐작할 수 있지 싶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갈등하면....... 독도를 빼놓을 수 없겠죠?

니카라과와 콜롬비아는 섬 하나를 두고 싸운........건 아니고요.

 

니카라과와 콜롬비아는

“에스게라-바르세나스 협정”을 통해서

두 나라 사이의 섬들을 두고는 “이건 내꺼 저건 니꺼”하면서 나눠가지긴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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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카라과-콜롬비아의 영해분쟁

 

“이 바다는 내꺼, 저 바다는 니꺼.”하고 영해를 명확히 나누는건 못한거에요.

그래도 협상은 해야 하니 대~충 동경 82°선을 중심으로 나누긴 했지만

나중에 니카라과가 항의를 한 겁니다.

 

“님 잠깐 이리로.”

“ㅇㅇ왜?”

“솔직히 말해서. 동경 82°는 너무한거 아님?”

“???? 아니 그때 그렇게 하기로 도장찍어놓고 이제와서 왜그래?”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그건 미국이 교통정리 한답시고 윽박질러서 찍은 거잖어. 걔가 중남미에 대해서 뭘 아냐?”

“그래서 뭐 어쩌라고?”

“선 다시 긋자.”

“싫은디?”

“?!?!?”

 

그러다보니, “이 바다가 내꺼다.” “아니다 여긴 내꺼다.”하면서

장장 20년을 티격태격하다가 결국

 

“결국 우리끼리서 내꺼니 니꺼니 하고 싸워봐야 소용도 없지 않냐?”

“ㅇㅇ 그래서 어쩌자고?”

“심판한테 맡겨야지. 변호사 불러”

“?!?!?”

 

2001년에 니카라과가 이 문제를 국제 사법재판소로 끌고 갔고, 이 사건을 두고

10년 동안 재판을 벌였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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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 사법재판소

 

“판결 내립니다.”

“결국 여기까지 오고야 마는구먼 니카라과 이새기야 이제 딴소리 없기다 알간?”

“ㅇㅇ 니들만 잘 하면 됨.”

“국제 사법재판소에서는 니카라과의 의견이 일리가 있다고 판단되어 니카라과의 승소를 판결합니다.”

“?!?!?”

“이로서 콜롬비아는 자기 영해의 43%를 니카라과에 반환하시면 됩니다. 판결 끝!”

“꺄하하하 정의가 승리했네? 커피새기들아 바다 내놔라.”

“하 게임 x같이 하네. 나 안함.”

“잉?”

“국제 사법 재판소 탈퇴함 꼬우면 배째든가 ㅃㅇ”

“뭐여 저 미X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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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R의 예시 짤

 

 

어찌보면, 일본이 끊임없이 “다케시마와 니혼노 땅 데스.”하면서 온갖 X랄 발광을 해대도

우리나라는 꾸역꾸역 “들리지 않습니다.”라며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것도

 

저런 식으로 재판을 끌고 가서 이겨봐야

 

“뭐래? 게임 X같이 하네? 나 안함 배째!”하며 승복을 안할 게 불 보듯 뻔하니까

괜히 우리가 실효지배도 하는 마당에 힘 뺄 이유가 없기도 한 거지요.

그나저나 국제 사법재판소는 탈퇴도 되는 모양입니다. 신기한 노릇이군요.

 

 

 

7. 특산물 - 희망 편

 

앞서 콜롬비아 편을 시작하면서

최준영 박사가, 이 나라를 두고 “중독의 나라입니다.”라고 소개했다고 했는데요.

 

그중 긍정적인 중독을 일으키는 녀석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콜롬비아는 커피가 상당히 유명한 나라라고 해요.

그냥 단순이 “이 동네 커피 맛있다” 정도가 아니라

“세계에서 제일 좋은 커피다”라고 인정받을 정도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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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에서 커피 농사를 지은 건 고작 100년밖에 안되긴 합니다만......

그 짧은 시간동안 세계급 클라스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아무래도 자연조건 때문일 거에요.

 

 

커피는 자연조건에 상당히 민감한 작물이래요.

토양의 질과 강우량. 그리고 기온에 따라서 질이 확 달라지는데,

콜롬비아는 그 조건을 모두 만족시켜주는 지역인 거지요.

 

안데스 산맥은 신기습곡산지(비교적 최근에 탄생한 산지라는 뜻)이다보니, 화산이 많거든요

화산이 만들어내는 화산토는 물빠짐이 좋고

해발 6,000m에 육박하는 고산지대는 태평양이 몰고 온 비구름들과 부딪쳐 풍부한 강우량을 만들어 냅니다.

아울러 엄청나게 가파른 산비탈은 좁은 지역에서 다양한 해발고도를 만들어내죠.

(등고선을 생각하면 간단합니다. - 등고선이 좁을수록 겁나게 가파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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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경사의 예시

 

콜롬비아의 커피농장주들은 다양한 해발고도에 커피나무를 심으면서

“최고로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내는 최적의 해발고도”를 알아냈던 거지요. (해발고도는 기온을 결정합니다)

 

 

커피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알겠지만, 커피의 품종은

 (1) 아라비카 - 아프리카원산지, 신맛이 난다고 함 (산미) / 병충해에 약함

 (2) 로브스타 - 네덜란드 사람들이 동남아에서 재배하기 시작, 쓴맛이 난다고 함 / 병충해에 강함

 

이렇게 두 종류로 나눠져 있어요. 저는 막입이라 어떤 커피든 무슨 상관이랴 싶지만

커피 매니아들 사이에선 아라비카 커피가 로브스타 커피보다 더 고급으로 쳐진다고 하는군요.

 

콜롬비아는 정부 차원에서 “우리나라는 아라비카 커피만 재배할 거임. 로브스타는 안 키움.”이라고 추진한다고 합니다.

나라 차원에서 “어떤 종류의 커피를 키워라”하고 결정 하는거 보니,

커피에 대해 상당히 신경을 쓰는 것 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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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커피협회의 심볼

 

혹시 커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면

“콜롬비아 수프리모”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을 텐데요.

콜롬비아 정부가 커피의 등급을 매기는 중에서 “제일 좋은 등급”의 커피를 이르는 표현이라고 합니다.

한우로 치면 A++ 한우 정도 되는 거겠지요?

그 아랫등급을 “엑셀소”라고 하는데 이해를 돕기 위해 영어로 번역을 해보자면

수프리모는 영어의 Supreme, 엑셀소는 영어의 Excellent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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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엑셀소까지가 “수출을 할 수 있는 등급”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7-1. 잠깐 딴 길로 새서

 

커피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를 하자면, 앞서 언급했듯이 커피의 종류는 크게

 (1) 아라비카

 (2) 로브스타 로 나눠진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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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카와 로브스타 원두 비교 (아라비카는 원두에 S라인이 있음)

 

아라비카는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아프리카가 원산지인 커피이고, 아마 이게 커피의 오리지날 이겠지요.

 

이 커피는 신맛이나고 풍미가 깊지만, 병충해에 약하고, 기온을 많이 타는 녀석이라고 합니다.

기온을 탄다 + 아프리카가 원산지다 라고 생각하면

 

“아 덥고 습한 곳에서 자라나보다.”라고 오해를 하시겠지만, 오히려 이 녀석은 선선한 곳에서 잘 자란다고 해요.

(정확히 하면, 선선하면서 비는 자주 오는 곳)

 

그래서 아프리카의 정글 한복판 아무 곳에서나 자라는 것이 아니라,

아프리카에서도 에티오피아처럼 해발고도가 높은 지역에서 잘 자란다고 해요. (그래야 선선하니까.)

 

콜롬비아는 해발고도도 높고, 적도 부근이라 비도 많이 내리니 그야말로 최적지였던 거지요.

 

 

그렇다면 로브스타는 어떻게 나온 것이냐......

더치커피라는 말이 있듯이, 네덜란드 사람들은 커피에 환장을 한 사람들이에요.

영국 사람들이 홍차에 미쳤다면, 네덜란드 사람들은 커피에 미쳤던 셈이지요.

 

그러다보니 네덜란드는 식민지를 만들 때 마다 일단 커피나무부터 심고 봤다고 합니다.

언제 어디서라도 커피를 즐길 수 있게 말이지요.

하지만 커피란 녀석은 앞서 말했듯이 기후조건을 많이 타다보니

심는 족족 죽어나갔습니다. 하필 네덜란드의 식민지는 “덥고” 습한 곳이 많았거든요.

 

그러다가 우연히 한 개체가 덥고 습한 기후에 적응하는데 성공을 했고

“평생을 보람 없이 심기만 했는데 드디어 커피를 마시게 되었구나.ㅠㅠㅠ”라며

네덜란드 사람들은 기쁨으로 가슴이 뛰었겠죠?

그리고 첫 수확한 커피를 조심스럽게 블랜딩을 했고

한잔 쭉 들이키자마자 네덜란드 사람들은 이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와 x바 더럽게 맛없네.”

 

이 세상은 제로섬 게임이라고 한다지요?

네덜란드 사람들의 눈물어린 노력 덕분에 이 세상에

생존력을 얻은 대신, 맛을 잃어버린 새로운 커피가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그게 로브스타에요.

 

맛은 없었지만...... 어쩌겠습니까? 네덜란드 사람들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는걸요.

지금처럼 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그 시절에 네덜란드 사람들은

눈물을 머금고 맛없는 커피를 마셔야만 했고 그 결과

 

 

“야 이것도 계속 먹다보니 맛있네.”

라며 현실조작을 하는 단계에 이르게 되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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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게 돌아가는 바로 그 회로

 

 

이 게시글을 보고나서 “내가 시켜먹는 아메리카노가 엄청 쓰던데 hoxy.....”라고 의심하시는 분들이 생길 것 같아 미리 말씀드리자면,

대부분의 커피가게는 커피를 만들 때, 아라비카 커피 n% + 로브스타 커피 m%를 섞는다고 해요.

그걸 블랜딩이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블랜딩이 어쩌고, 커피 품종이 어쩌고 해도......

사실 커피의 맛은 결국 “원두의 신선도”가 결정짓는다고 해요.

 

콜롬비아 수프리모라고 해도, 바다건너 우리나라로 왔을 때의 신선도와

콜롬비아에서 엑셀소 이하의 등급이라고 해도 현지에서 커피를 내렸을 때의 신선도는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겠죠.

커피에 관심이 있는 짱공인이라면, 코로나가 가라앉으면 해외로 커피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미 하고 계실지도 모르겠지만)

 

 

 

8. 마치며

 

원래는 특산물 - 절망편 까지 하려고 했으나...... 워우 시간이 벌써 12시가 넘었네요ㅠㅠ

저도 내일 출근을 해야하는지라...... 어쩔 수 없이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더 알찬 내용으로 돌아왔어야 했는데, 어째 똥누다 밑 안닦은 기분으로 끝마치는 것 같아 더없이 찝찝한 것 같......

 

오늘의 결핍은 내일의 성취의 원동력이 되듯이, 이런 찝찝한 마음으로 마치게 되었으니 좀 더 빨리 돌아오겠......죠?

 

다시 한 번, 기다려 주신분들께는 감사하다는 말씀과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글을 마치기 전에, 이 게시글은 유튜브 “삼프로 TV”의 코너 “최준영 박사의 지구본 연구소”를 토대로 하고 있음을 밝힙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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